
오랜만의 리뷰입니다. 요즘도 가끔 영화를 보긴하는데 리뷰할만큼 집중해서 보는 영화가 많지는 않아서 글을 자주 쓸 일이 없네요.
최근에는 <사랑도 통역이 되나요>가 있는데 리뷰하는걸 깜빡해서 영화가 기억이 나질않네요.. 30대 중반은 그런가 봅니다. 현재는 <프로젝트 헤일메리> 보고 있는데 마무리까지 재밌으면 리뷰해보겠습니다.
아무튼 오늘은 영화 <퍼펙트 데이즈> 해석에 관한 리뷰입니다.

간략한 줄거리를 보면 일본 도쿄 화장실에서 청소부로 근무하는 히라야마씨는 매일을 자신만의 루틴으로 채워나갑니다. 평일에는 꼭 자판기에서 음료를 꺼내마신뒤 마음에드는 곡을 들으며 근무지로 향하고 근무 후 목욕, 식사, 책을 보는 등 그만의 루틴으로 평일이 지나가고 주말에는 빨래를 하고 마음에 담아둔 여인이 있는 술집에 가 술을 마시기도 합니다.
이렇게 매일이 똑같은 하루를 보내는것 같지만 삶이 항상 순탄하게 흘러가는것이 아닌것처럼 매일매일 사건이 생기고 그의 일상은 아슬아슬하게 지켜집니다. 하지만 그 안에서도 그는 나름의 기쁨을 느끼며 살아갑니다. 그렇게 살아가던 어느날 그는 노래 Feeling good을 듣자 눈물이 흐르지만 동시에 웃으면서 출근합니다. 그렇게 영화는 마무리를 짓습니다.

영화를 보지 않은 사람은 뭐야 그냥 늙은 청소부 아저씨 일상이네? 라고 할수도 있지만 영화를 본 이들은 그 일상이 얼마나 아름다운지, 또 얼마나 힘겹고 괴로운지 자신의 삶에 투영해 느끼게 됩니다. 매일을 살아나가는게 긴 고통의 시간안에 작은 기쁨의 순간들이 있음을 얼마나 처절하게 깨닫게 되는지가 이 영화의 핵심 포인트가 됩니다.
물론 대부분의 사람들이 여기까지만 영화를 해석합니다. 놀라우리만큼 평범한 그의 일상이, 작은 사건들이 우리네 삶처럼 별거 아닌것처럼 보이지만 굉장히 고귀하고 의미 있는지를요.
하지만 그렇게 보면 영화의 마지막이 잘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그는 왜 갑자기 웃으며 눈물을 흘릴까.


저는 영화내에서 그의 '늙음'에 주목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는 매일을 똑같이 보내고 있지만 점차 나이가 들고 있습니다. 자신의 나이대에 누군가는 암으로 죽어가고, 아버지에게 받았던 고통을 잊고살다가 나이든 여동생과 마주하며 과거를 돌아보게 되며 동시에 자신에게 흐른 시간이 느껴집니다. 매 주말마다 두근거리며 보았던 찍어둔 사진앞에서 몸의 지침과 정신의 지침을 동시에 느끼며 미루기도 하죠.
그렇게 그는 자신의 늙음을 깨닫습니다. 매일을 작은 기쁨과 삶의 루틴으로 채워나가며 과거의 고통을 잊고 부유하던 삶마저 내려놓은 그가 만족하던 자신의 삶에서 그 자신이 늙어감을 느낍니다. 더할나위 없이 좋은것만 같지만 그 좋은 일상이 그에게서 점차 멀어지고 있음을 본인도 알게되고 아이러니하게도 그의 일상은 그에게 더욱 소중해집니다.

그렇기에 영화 마지막에 나오는 노래 Feeling Good을 들으며 그는 눈물을 흘립니다. 동시에 웃음짓기도 하죠. 자신의 일상이 멀어지고 늙어가는 자신이 슬프지만 동시에 여전히 출근하며 노래를 흥얼거릴 수 있음에 기쁨의 웃음이 나오게 됩니다.
영화 <퍼펙트 데이즈>는 매일이 완벽함을 말해주지 않습니다. 그의 루틴은 이어지지만 온전히 이어지지는 않습니다. 맨 첫날을 본다면 그 뒤의 나날들은 계속해서 사건이 벌어지고 그가 매일같이 채워나가던 루틴들은 다 망가지기도 합니다.

영화가 말하는 완벽한 나날들은 어떤 루틴의 완성함이 아닙니다. 그 안에서 살아있음을 느끼고 작은 행복들에 감사하며 그것들을 느끼며 살아가는것입니다. 늙음에 슬프기도 하지만 여전히 움직이는 몸을 보며 감사함을 느끼고, 일하던 동료가 도망가버려 늦은 저녁까지 화장실 청소를 하지만 다음날 그보다 성실해보이는 동료를 새로 맞이하기도 하고요. 카세트 테이프를 듣는 그는 자신이 낡은 아저씨라고 생각하지만 그것들이 비싼값에 팔리는것들을 보기도 합니다.
그렇게 그는 매 순간들을 사랑하며 살아갑니다. 완벽한 나날들은 채워진 행함에 있는것이 아닌 마음으로 채워진 그 어느날들을 의미하는게 아닐까요.

간략히 영화 후기를 해보자면 누군가에게는 굉장히 지루한 영화일수도 있습니다. 저는 <폭싹 속았수다>를 보고 눈물을 흘리기도 했지만 삶을 더 자신감있게 살아갈 힘을 얻었습니다. 애순이와 관식이가 그 고통속에서도 결국은 어떻게든 살아가는것을 보았기 때문이죠.
이 영화는 저에게 일상의 아름다움과 그 아름다움을 스스로 느끼며 살아가야함을 깨닫게 해주었습니다. 느린듯하지만 충만하고 지루한듯하지만 어딘가 따듯하게 날카로운 작품입니다. 많은 분들이 보셨으면 좋겠네요.

You know how I feel
Its a new dawn
Its a new day
Its a new life
For me
-늙어가는 삶도 새로운 하루의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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