닭 잡는데 소 잡는 칼 쓴다 라는 말이 있다. 무언가 해야 할 노력이나 장비 기타 등등의 수준이 있는데 그 무언가보다 한참 위의 것들을 가져와서 그 일을 수행할 때 쓰이는 말이다. 물론 영화도 이 말에서는 벗어날 수 없다. 말 많고 탈 많던 이 영화의 호불호에 대해서는 그저 한 번 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느껴지는 영화이다. 잠시 아래에 있는 포스터의 윗부분을 보면 얼마나 강렬한 배우들이 이 영화에 등장하는지 알 수 있다. 거기에 아리아나 그란데라니.. 얼마 전 <듄>으로 대박을 친 할리우드의 떠오르는 배우 티모시 살라메는 배우니까 그러려니 하겠는데 나오는 가수까지 최정상급이다.
하지만 분명한건 이 영화와 스토리 그리고 연출은 이 배우들을 담기에는 한참 부족하다. 누가 뭐래도 이 생각만큼은 확고하게 느껴진다. 모두 까기 인형과 각종 사회적 이슈를 다룬 영화 <돈 룩 업>을 리뷰해 본다.
영화 정보
돈 룩 업(Don’t Look Up)
코미디/미국/139분
15세 관람가
2021년 넷플릭스 오리지널
줄거리
-사과나무는 개뿔
미시간 주립대학에서 박사학위를 받고 논문을 쓰기 위해 천체를 분석 중이던 케이트, 여느 날처럼 천체를 분석 도중 무언가 이상한 혜성을 하나 발견해 내고 랜들교수를 비롯해 그녀를 축하해 주기 위해 모인다. 그렇게 잠시 혜성을 발견한 기쁨을 누리지만 곧이어 혜성의 궤도를 계산하고는 랜들과 케이트는 아연실색하고 만다..
그것은 바로 그 혜성이 지구와 충돌할 확률이 100%에 가깝기 때문, 너무나 놀란 둘은 즉시 대처할 수 있는 곳에 연락해 대통령을 만나려 하지만 엄청난 위기가 다가오고 있는 와중에도 바쁜 업무와 그들만의 이유로 시간을 낭비한다. 그렇게 다음날 겨우 대통령을 만나 6개월 뒤면 혜성의 충돌로 지구가 멸망할 것을 말하지만 그것보다는 당장의 선거가 중요하다며 그들에게 그저 기다리라고 말한다.
사태의 심각성을 모르는듯한 이들의 태도에 랜들과 케이트는 방송에 나가 혜성으로 인해 모두 죽을 것이라고 말하지만 그저 한 과학자의 거대한 망상의 일부분이라고 생각하거나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는다. 케이트와 랜들교수는 이 일로 FBI에게 잡혀가지만 다행히도 대통령에게 불려 가 이 혜성충돌을 빌미로 지지율을 끌어올리겠다고 자신을 도와주라는 말을 듣는다. 어찌 되었건 혜성의 궤도를 틀으려는 대통령의 계획에 찬성하고 점차 임무를 준비하기 시작한다.
대통령은 연설로 엄청난 호응을 얻고 차근차근 준비해 가는 작전, 마침내 그날은 다가오고 혜성의 궤도를 바꿀 핵폭탄을 넣은 우주선들이 안정적으로 발사된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갑자기 등장한 최고 부자 중 한 명인 배시가 대통령과 대화하고 갑자기 임무는 취소되고 우주선들은 귀환한다. 모두가 당황한 상황에 진실을 들어보니 혜성은 엄청 귀한 광물들로 이루어져서 그것을 안전히 미국에 착륙시켜 돈을 벌 생각이었다.
랜들 교수는 처음에는 이 일에 어쩔 수 없이 동조했지만 어떠한 정보도 없이 막연히 이 일을 진행하려 하는 배시와 대통령을 신뢰할 수 없게 되고 마침내 혜성은 지구에서 보이기 시작하며 혜성 충돌을 믿고 제거해야 한다는 Look up파와 어찌 되었건 돈을 벌어야 하며 혜성충돌은 없다는 don’t look up파로 나뉘어 서로를 비난하고 이념과 정치적으로만 부딪힌다.
그렇게 시간을 흘러 마침내 6개월이 가까운 날 배시의 계획으로 만들어진 우주선들이 혜성을 쪼개어 미국에 안착시키기 위해 출발하고 러시아를 비롯해 타국들의 발사 실패로 랜들과 케이트는 모든 것을 포기한 채 랜들의 집으로 가 마지막 순간을 함께하려 한다. 과연 혜성충돌을 막아 지구의 인류를 모두 구할 수 있을 것인가
결말 및 해석, 쿠키 리뷰
-신랄하기만 한 코미디
배시의 계획이었던 우주선들은 무사히 혜성에 도착하여 핵폭탄을 설치한다. 그러나 성공한 핵폭발에도 혜성은 쪼개어지지 않고 그 모습 그대로 지구와 충돌하고 가족과 함께 마지막 시간을 보내던 랜들교수를 비롯해 지구의 생명체들을 모두 없애며 영화는 결말을 맺는다.
(쿠키) 그리고 배시와 부자들 그리고 권력가들은 우주에서 냉동수면으로 생존에 성공해 다시 지구로 돌아오지만 새로운 생명체에게 죽임을 당하며 쿠키 또한 끝을 맺는다
영화 <돈 룩 업>은 상당히 사회 비판적이고 신랄한 영화이다. 어딘지 모르게 한국의 정치 상황을 꼬집는듯한 느낌이 팍팍 들면서도 아 선진국인 미국도 우리랑 크게 다를 바는 없구나라는 생각이 들게 만드는 영화이다.
이래저래 갈라져서 음모론과 서로에 대한 비판이 아닌 비난이 가득 찬 세상을 영화는 계속해서 보여주고 있다. 특히나 어느 한 계층, 부자나 권력가들만이 그런 모습을 보이는 것만이 아닌 다양한 계층에서 보여주는 답답하고 한심한 모습들을 잘 조명해 주었다.
그리고 이 영화는 출연진에 대해 말을 안 할 수가 없는데 어디 가서 주인공이 아니면 이상한 배우들만 출연시켰다. 그러나 할리우드에서도 둘째가라면 서러운 배우들을 잔뜩 모아놓고 만든 영화가 이 수준이라면 상당히 아쉽다. 코미디인 건 알겠는데 내가 미국의 농담을 이해 못 한 건지 번역의 문제인지 정말 하나도 웃기지 않았다.
거기에 코미디라는 극의 특성상 배우들의 뛰어난 능력도 다소 제한된 느낌으로 진행될 수밖에 없었고 무엇보다도 영화의 내용에 비해 상당히 길고 지루했다. 뭘 보여주고 싶은 건지 뭘 말하고 싶은 건지는 알겠는데 생각보다 길고 임팩트 없게 보여줬다.
소문난 잔치에 먹을 거 없다는 말이 이 영화처럼 잘 와닿기도 어려울듯하다. 중간중간 나오는 어딘가 익숙한 배우들과 아리아나 그란데를 제외하면 몰입하는 거 자체가 어려울 만큼 쓸데없이 농담을 던지고 캐릭터들을 굉장히 희화화시켜서 오히려 좀 과한 느낌이었다.
나를 비롯해서 요즘 사람들은 영화를 클릭하는 것에 상당히 심적 부담을 느낀다. 10-20분짜리 유튜브 영상에 길들여진 사람들은 2시간의 러닝타임이 굉장히 길게 다가온다. 그러나 영화라면 그 안에 기승전결이 온전히 들어가 있고 뛰어난 연출과 메시지를 주며 관객을 이끌어야 하는데 혜성으로 인한 지구 종말이라는 뻔한 코미디에 사회를 비난만 하기에 바쁜 영화의 메시지, 거기에 의미 없는 농담들까지 정말 이 배우들을 쓴 것은 그야말로 돼지목에 진주 목걸이로 느껴진다.
많은 것을 바라진 마시고 그냥 시간 있을 때 킬링타임으로 보시는 것은 추천은 안 해도 비추천도 안 할 영화이다. 불호로 느껴지더라도 나오는 배우들을 보며 위안삼을 수 있는 영화.
The truth is way more depressing
진실은 항상 더 가혹한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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