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나지 않아도 느낄 수 있는 사랑, 무엇이 이런 것을 가능하게 만드는지 모르지만 영화를 보면 그 마음이 충분히 전달되는 것들이 있다. 이 영화는 그 가슴 아픈 사랑을 전달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삼류 건달에 막장인생과 홀로 고아가 되어 먼 타국에 와서 얼굴 한 번 마주치지 못하고 부부가 된 둘, 시간의 차이는 있지만 서로는 서로에게 결국 사랑을 느낀다.
눈물나게 감동적이냐고 묻는다면 아니라고 답 할 것 같고 마음이 찌릿하게 아파오는 슬픈 이야기냐고 물으면 그것도 완전 긍정적으로 대답하기는 힘들지만 어디선가 심장이 저려오는 듯 울적한 어느 날 바다를 보았을 때 떠오를 영화라고 생각한다. 비극의 끝에 선 두 남녀의 이야기 영화 <파이란>을 리뷰해 본다.
영화 정보
파이란(Failan)
멜로/한국/116분
15세 관람가
2001년 개봉
줄거리
-어긋난 시간에 사랑을 느끼다.
고향에서 배 한철 살 돈 모아서 돌아오겠다고 먼 타지에 와서 깡패가 된 강재(최민식), 하지만 아직도 3류 건달에 머물 곳도 없어 건달 후배 경수(공형진)와 불법 포르노 테이프를 만들어 팔다가 잡혀 이제 갓 감옥에서 출소해서 평소 다니던 오락실에서 하릴없이 시간이나 때우는 인생이다. 거기다 오락실에서 나온 후 자신이 관리하던 비디오 가게를 가지만 이미 다른 후배가 관리하고 있었다.
결국 다시 경수에게 간 강재, 일을 찾아서 친구였지만 성공해서 보스가 된 용식(손병호)을 찾아가지만 그는 나이트 삐끼나 서라며 말한다. 강재는 후배들이 하는 일을 돕겠다며 슈퍼 아줌마에게 빌린 돈을 갚으라고 하지만 옛정이 있어 머뭇거리고 후배들은 악랄하게 돈을 뜯어낸다. 그리고는 강재를 비웃고 떠나는데 강재는 화를 참지 못하고 그들과 한바탕 하게 된다. 결국 용식에게 비 오는 날 먼지 나게 두들겨 맞고 용식은 그런 강재에게 술자리를 만들며 그에게 건달일이 맞지 않는다고 말한다.
그러다 최근 자신의 구역을 넘보는 다른 건달이 자신의 가게에서 술을 마시고 노는 것을 본 용식은 화가 나 그를 쫓아가 싸우기 시작한다. 강재도 늦게 도착해 밀리는 용식을 돕고 타구역 건달을 제압했으나 술기운에 더불어 머리끝까지 화가 올라온 용식은 그를 죽이게 된다. 결국 강재는 용식을 도와 시체를 유기하고 경수의 집으로 가 잠들지만 얼마 후 유기한 시체가 물에서 떠올라 수사가 시작된다.
수사망이 좁혀올 것을 예상한 용식은 강재에게 자신과 조직을 위해 죄를 덮어쓸 것을 요구하고 강재가 원하던 고향에 가서 배 한 척 살 돈을 마련해 준다고 말한다. 경수와 술을 먹고 결국 돈과 인생을 바꿀 결정을 한 강재에게 다음날 아침 경찰이 찾아온다. 그러나 그것은 그의 살인죄를 물으러 온 것이 아닌 서류상으로만 결혼했던 중국인 부인 파이란의 죽음을 알리러 온 것이었다.
유일한 가족인 부모가 죽으면서 한국에 사는 친척을 찾으러 왔지만 이미 이민 간 상태, 하는 수 없이 파이란은 한국에서 살기로 했지만 불법체류자가 될 수 없어 강재에게 돈을 주고 위장결혼을 한 것이었다. 그렇게 한국에 남게 된 그녀는 룸살롱에 팔려나갈 위기를 잘 넘기고 어느 작은 마을의 세탁소에서 일하며 살아간다. 파이란은 고되지만 자신에게 기회를 준 강재에게 고마움을 느끼고 방에 혼자 남아 그의 사진을 보며 커져가는 마음을 편지로 쓰기 시작한다.
그렇게 마음을 달래고 마을 사람들과 친해지고 세탁소 주인에게 한글을 배우며 적응하는 파이란, 그러나 잠시의 안정도 잠깐 그녀는 룸살롱을 벗어나기 위해 연기했던 결핵을 정말로 걸리게 된다. 나을 수 있는 병이지만 그녀는 갚아야 하는 돈이 있어 병원에도 가지 못하고 결국 죽을 날을 마주하게 된다. 그녀는 그래도 자신을 받아 준 강재를 만나러 그의 비디오 가게로 가지만 인사를 나누려던 순간 강재가 불법 포르노 유통으로 잡혀가게 되면서 그녀는 강재와 인사도 못하고 결국 죽게 된 것이다.
한편 현재의 강재는 파이란의 장례를 치르기 위해 자수하기 전 경수와 함께 길을 떠나고 그녀의 편지를 받게 된다. 얼굴 한번 본적 없고 남들이 보면 쓰레기 같은 인생이라 비웃을 삶이지만 파이란은 강재를 세상에서 제일 친절하다고 고맙다고 편지에 써 놓았다. 강재는 편지를 읽고 마음이 동요되기 시작하고 그녀의 시신을 보고 화장한다. 그리고 그녀가 살던 집을 둘러보던 중 그녀를 보살폈던 세탁소 주인에게 그녀의 마지막 편지를 받게 되고 그 안에는 파이란이 강재에 대한 고마움과 그리움을 표현했고 강제는 편지를 보며 오열한다.
그렇게 그녀를 편지와 함께 마음에 담아 돌아온 강재, 혹여나 그가 죄를 덮어써주지 않고 떠날까 봐 전전긍긍하던 용식은 그를 반갑게 맞아주지만 강재는 마음이 바뀌었다며 돈을 거절하고 고향에 내려가겠다며 짐을 싸기 위해 경수의 집으로 간다. 그리고 떠나기 전 그는 하나의 테이프를 발견하게 되는데..
결말 및 리뷰
-세상은 삼류라 하고 여자는 날 사랑이라 한다.
그 테이프는 경수가 우연히 파이란을 다시 만나 찍었던 비디오였다. 그 안에는 봄바다안에서 파이란이 쑥스러운 듯 강재를 위하여 고향 노래를 부르는 장면이 담겨있었다. 무언가에 취한 듯 비디오를 보는 강재에게 용식이 보낸 후배 건달이 습격하고 결국 그녀가 나오는 비디오를 바라보며 강재는 숨을 거두며 영화는 결말을 맺는다.
다소 차분하면서도 강렬한 감정이 드는 영화로 마지막즈음에 강재가 용식의 제안을 거절하는 순간부터 이 결말은 어느 정도 예상된것이다. 거기다가 영화 중간 돈을 찾던 강재가 테이프가 모여진곳을 뒤지는데 영화를 유심히 본 관객이라면 이미 파이란이라는 테이프를 보았을것이다. 어느정도 결말 유추가 가능하고 스토리도 뻔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배우들의 연기가 정말 뛰어난 작품이다.
일본의 소설 <러브레터>를 원작으로 한 이 작품은 원래는 여주인공의 직업이 매춘부이고 폭력조직에서 데려온 아시아계 여성이었다고 한다. 거기다 이 일을 하는 것마저도 감사하고 그 일을 하게 해 준 남편에게도 감사하는 역할이라 상황과 그 결과까지도 비극적인 결말이다.
다행히도 이 영화는 이런 참혹한 내용이 없이도 충분히 전달해야 할 것을 전달해 준다. 서로 만나보지 않았어도 사진만으로도 부부라는 이름으로 묶여 서로를 그리워하고 고마움을 느끼게 해 준다는 걸 잘 표현해 줬다. 거기다가 강재가 파이란에게 전해준 빨간 머플러를 지속적으로 등장시키며 그 마음들을 상기시켜 주며 감동을 이끌어낸다.
무엇보다도 두 배우의 연기가 너무 깊어서 보는 내내 감탄이 나왔다. 특히나 마지막 부둣가에서 편지를 읽으며 우는 강재의 모습은 정말 강재라는 그 인생을 산 사람이라고 생각될 정도로 캐릭터 그 자체를 보여준 듯하다. 거기다 항상 과하고 시끄럽다고 느꼈던 중국인데 장백지 배우는 영화에 딱 맞춘듯한 느낌이었다. 차분하면서도 강하고 또 여린 모습을 표현해 냈다.
물론 중간중간 나오는 한국 대사들은 너무 어색하지만 콘셉트가 아니라 실제 외국인이니 이해가 되기도 한다. 거기다 잠깐 여담을 하자면 원래는 제목을 친절한 강재 씨로 하려고 했지만 이내 이름을 바꿨고 최민식이 이를 박찬욱 감독에게 말해서 결국 <친절한 금자 씨>라는 제목의 영화가 나왔다고 한다. 마지막으로 파이란의 뜻은 사실 그냥 이름이다 원작에서는 여주인공 이름이 백란이었고 이를 중국어로 하면 파이란이 된 것이다.
당신의 아내로 죽어도 괜찮겠습니까?
편지에 담긴 파이란의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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