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기본 정보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
일본/애니메이션/126분
2002년 6월 작 (2019 리마스터링)
요즘에는 말이야 어른들이 더 좋아해
초등학교 때는 포켓몬과 디지몬 외에는 애니메이션에 관심이 없었다. 중고등학교 때는 공부에 지쳐서, 친구들이랑 노느라, 그럴 바에는 그냥 영화를 보고 말지라는 이유들로 애니메이션을 기피해 왔다.
스무 살부터는 술 먹느라 정신없었고 이제 직장을 다니면서 간간이 애니메이션을 보게 되는데 삶의 작은 힐링이다. 특히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작품들은 캐릭터들이 굉장히 신선하고 좋다. 뭔가 괴상하게 생기거나 눈이 찢어져있어서 성격이 나빠 보이는 경우가 많은데 그런 캐릭터들이 오히려 주인공을 도와주거나 해피엔딩의 실마리를 준다.
2시간이 넘는 긴 러닝타임이지만 어렸을 때 보는 것보다 지금이 더 감동적이고 마음에 크게 와닿는다.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도 정신없는 와중에 마음에 위안이 된다.
애니메이션이라도 할 말은 많다고!
생각보다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에는 다양한 의미들이 숨어져 있다. 해석하기 전 이 영화는 우선 친구의 딸이 열 살이 됐을 때 험난한 세상을 어떻게 헤쳐나가나 걱정이 되는 걸 계기로 만들었다고 한다. 따라서 이 영화는 소녀의 성장에 주된 목표를 두고 있다. 관련된 영화의 해석은 아래와 같다.
영화는 물질만능주의를 비판한다
영화 초반 아버지의 차를 계속해서 비춘다. 무려 아우디! 거기에 아버지는 사륜구동임을 자랑하며 위험한 길에서도 계속해서 액셀을 밟는다. 이후 어머니와 아버지는 현금과 카드 모두 있다며 주인도 없는 식당의 음식에 빠져 돼지로 변한다.
온천탕은 성 관련 업소?
온천탕에서는 모두 여성이 목욕과 관련된 시중을 들어야 하며 자유롭게 출퇴근이 아닌 모여서 자고 일시에 출근한다. 이는 일본의 유곽과 동일한 시스템이라 한다.
또한 일본의 성매매 업소와 관련한 마담을 이 바바라 부른다. 가오나시 또한 그렇다, 온천탕 바깥에서는 도움을 주는 척하지만 온천탕으로 들어서자 센에게 강요하고 달려들기도 한다. 그러면서 동시에 몸집을 불리는데 이는 욕망의 크기가 늘어나는 것을 의미한다. 가오나시-이름 없는 자라는 말은 다수의 남성들의 관련 업소에서의 모습을 풍자하는듯하다.
유나라는 이름 또한 관련 업소에 다니는 여성을 지칭하는 말로 쓰였습니다. 이름을 바꾸는 것 또한 본명을 숨기고 일을 하는 대다수들의 모습을 따온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앞서 말했다시피 감독은 친구 딸에 의해 쓰였기 때문에 성적인 것은 함축하지 않았음을 말하는데요. 위에 이러한 것들은 무의식적으로 알고 있던 것들이 작품에 녹아들었거나 많은 우연이 겹친 것으로 보입니다.
너의 이름은...
유바바는 치히로의 이름을 빼앗아 센으로 불리게 한다. 치히로라는 이름은 센-하늘, 치히로-마음이라는 뜻입니다. 유바바는 치히로의 이름을 센으로 바꿈으로써 마음을 가져간다는 의미입니다. 다만 치히로는 힘든 와중에도 진짜 마음을 뺏기지 않습니다. 본질이 더 중요한 것임을 느끼게 해 주죠.
이것도 문제요 저것도 문제이니라
오물신과 하쿠-영화 내에서 거대한 쓰레기를 두르고 엄청난 냄새를 풍기며 온천을 방문하는 오물신이 나옵니다. 실제로는 강의신이죠. 영화는 쓰레기로 뒤덮인 강을 비판합니다.
현대로 넘어오면서 생긴 쓰레기 문제들이 강으로, 자연으로 넓혀져 나가는 것을 의미합니다. 또한 하쿠도 강의신이었습니다. 다만 강을 메우고 아파트를 지으면서 하쿠는 쫓겨나 이곳으로 오게 되죠. 현대사회를 비판하는 모습입니다.
유바바-제니바
보통 일반적인 애니에서는 선과 악이 뚜렷합니다. 여기서는 유바바와 그의 쌍둥이 언니인 제니바가 보입니다. 유바바의 집인 온천탕은 온갖 욕망으로 들끓는 곳인 반면에 제니바의 집은 사람 냄새 물씬 풍기는 집입니다. 제니바의 질문에는 해답이 있고 그 해답들은 결국 센에게 도움이 됩니다. 그러나 유바바는 마지막까지 돼지들 중에 부모를 찾으라 말한 질문마저도 그 안에는 부모님이 없었죠 욕망에 빠진 사람의 질문에는 답이 없음을 암시합니다.
머리 아프죠..? 그래도 그냥 봐요
필자는 블로그에 글을 쓰면서 더 많은 정보를 드리기 위해 여러 곳을 돌려보기도 하고 다양한 해석들을 찾아가며 이 글을 쓰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것을 전부 무시하더라도 이 영화는 재미가 있다. 성장하는 센의 모습과 남아있는 어린아이의 모습들 신비로운 설정들과 교훈을 주는 이야기들. 미야자키 하야오의 작품들은 심오하지만 심오라는 단어를 뺀다 하더라도 우리에게 감동과 재미를 주는 좋은 작품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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