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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리뷰 전 떠들기
근래 들어서 넷플릭스가 상당히 열일하고 있는 게 느껴진다. 처음 유입했을 때은 <기묘한 이야기>, <종이의 집>을 보고 나니 한동안 볼 게 없었는데 <킹덤> 이후로 계속해서 좋은 영화와 시리즈들이 유입되는 느낌이다.
이 영화도 그렇다. 물론 영화 자체에서 엄청난 재미를 느끼거나 감동을 받은 작품은 아니지만 압도적인 영상미와 배우들의 깊은 연기 거기다가 다양한 의미까지 상당히 깊고 진한 작품이다. 상업적 영화들과는 다른 매력을 가진 영화
<파워 오브 도그>를 리뷰해본다
영화 정보
파워 오브 도그(The power of the dog)
스릴러/미국/128분
15세 관람가
2021년 넷플릭스 오리지널
줄거리
#시편 22장 20절
황량하지만 아름다움이 깃들어있는 서부의 어느 지역 그곳에서 목장을 운영하며 살아가는 필과 조지, 둘은 너무나 다른 성향을 가지고 있지만 형인 필은 그 차이를 인정 못하고 조지를 압박하며 거친 말들을 내뱉는다.
그러던 어느 날 목장의 식구들을 데리고 저녁 식사를 하는 도중 필은 그곳에서 일하는 아주 왜소한 몸을 가진 로즈의 아들 피터를 보게 되고 약한 몸을 가진 그를 놀려대며 괴롭힌다. 그 모습을 보고 로즈는 같이 상처를 입고 괴로워하고 필의 동생 조지는 그녀를 달래준다.
그리고 얼마 뒤 로즈를 도와주다 조지는 그녀와 결혼을 하고 로즈는 부자인 조지와 결혼하며 아들 피터를 대학에 보낸다. 그러나 행복한 순간들을 보내고 돌아온 집에는 여전히 자신과 자신의 아들을 못마땅해하는 필이 있었고 로즈는 무언의 압박을 받기 시작한다. 거기에 조지가 주지사 부부를 초청하고 자신의 부모님까지 초청한 자리가 있어 그들을 대접하기 위해 피아노를 연습하지만 계속된 필의 방해에 그녀는 연습도 제대로 하지 못하고 다들 모인 자리에서 망신만 당한다.
그렇게 시간이 흐른 어느 날 방학을 맞이한 피터는 집으로 돌아오고 필을 마주한다. 그 사이에 로즈는 계속해서 필의 눈치와 압박을 받고 결국 견디지 못해 여기저기 술을 숨겨두고 마시기 시작한다. 그런데 계속해서 피터를 못마땅해하던 필이 어느 날부터 피터에게 다정하게 다가오기 시작하고 피터는 조금씩 그와 어울려 다니기 시작한다. 하지만 그 모습을 보고 오히려 더욱 강하게 고통받는 로즈는 완전히 술에 중독되고 심지어는 쓰러지기까지 한다.
한편 점차 가까워지는 피터와 필은 같이 여기저기 돌아다니며 일을 하기도 하고 승마를 가르쳐주고 밧줄 꼬는 법도 알려주며 이상한 기류를 보인다. 그러던 중 피터는 손에 상처를 입게 되고 로즈는 피터에게 힘들다고 털어놓는다. 피터는 어머니의 고통을 알게 되고 점차 자신에게 다가오는 필의 상황을 이용하기 시작한다. 과연 그들이 가져갈 결말은 무엇이 될 것인가?
결말 및 해석, 리뷰
#모순과 공포
결국 필은 손에 입은 상처에 의해 탄저병에 감염되고 죽게 된다. 그리고 로즈는 다시 안정을 찾고 조지와 행복한 삶을 살아가며 그런 모습을 피터가 창문을 통해 바라보고 웃으며 영화는 결말을 맺는다.
아무런 정보가 없이 그저 좋아하는 배우들의 등장으로 보게 된 이 영화는 배우들의 연기보다 깊은 의미와 해석들을 가지고 있었다. 우선 궁금해하실 제목에 관한 이야기인데, <파워 오브 도그>란 제목은 구약 시편 22장 20절 ‘내 영혼을 칼에서 건지시고 내 소중한 것을 개의 세력(힘)으로부터 구하소서’에서 가져온 것이다.
엄마를 돕지 않으면
난 사내도 아니지
피터의 대사
여기서 영혼은 그야말로 피터의 영혼이며 소중한 것은 하나뿐인 어머니이다. 그것을 개의 힘으로 묘사된 필에게서 구하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피터가 자신을 괴롭히던 필에게 단순히 친절하게 다가오기 시작했다고 가까워진 것이 아니라 어머니를 지키기 위해 그의 가까이에서 기회를 엿본 것. 피터는 연약해 보이지만 토끼의 목을 꺾거나 해부하는 모습으로 차갑고 잔인한 성질을 지니고 있음을 보여준다.
여기서 재밌는 건 이 영화에서는 직접적으로 누군가를 건드리지 않는다는 것이다. 필은 로즈를 못마땅해 하지만 그녀를 공격하거나 육체적인 압박을 하지 않는다. 그녀의 피아노 연주를 무시하기 위해 자신이 연주한다
던가 숨겨둔 술을 찾아먹는 그녀의 모습에 휘파람 소리를 계속해서 들려준다.
누구보다 남성적이고 마초적인 성향을 보여주는 그의 행동은 어찌 보면 굉장히 좀스러우면서도 날카롭고 예리하다. 어딘가 앞뒤가 다른 느낌.
이러한 의문들은 영화가 후반으로 진행될수록 선명히
그려진다. 다른 작품들처럼 반전으로 보여주는 게 아니고 서서히 그러데이션을 칠하듯 의문에서 확신으로 점차 진하게 관객에게 전달해 준다. 그것은 그가 동성에 대한 취향을 가지고 있음이다.
뭐? 저게 보인다고?
피터가 개가 보인다고 하자
개인적으로 나는 LGBTQ라는 것을 매우 거부하고 인간의 기본적인 성향에도 맞지 않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작가도 이와 같은 것으로 보인다. 누구보다 남성적인 그는 반대인 여성을 사랑하여야 함에도 불구하고 브롱코 헨리를 시작으로 남성에 대한 사랑을 가지는 것은 그 자체로 굉장한 모순을 가진다.
필은 이러한 모순 속에서 자신을 감추며 살아간다. 그가 해방감을 느끼는 유일한 공간은 바로 자신이 숲 속에 만들어놓은 공간뿐, 그 외에는 사회가 바라보는 카우보이의 모습 그대로 누구보다 강하고 남성적이며 야생적인 모습을 보여준다. 하지만 그 속은 여전히 다른 잣대를 가지고 있었고 결국 피터에게 끌려 죽은 소가죽에 손을 대고 죽음에 이르게 된다.
이 죽음은 개인적인 해석으로는 남성성을 결국 포기하고 그 길로 가게 되는 것이 죽음으로 이어진다고 생각한다. 이는 성경에서 분명히 죄악시되고 있으며 영화의 제목이나 구절이 직접적으로 나타나는 걸로 봐서 이 또한 죄로 받아들여져 죽음으로 이어지게 된 것으로 보인다.
여기까지 개인적인 해석이었고 순수하게 영화의 재미와 기타 다른 부분들을 바라보자면 영화는 어찌 보면 이 구도를 이해하지 못하고 그냥 보게 되면 좋은 영상미에 잔잔한 잠 잘 오는 영화의 느낌이다. 영화의 순간적인 대사들과 인물들의 행동들을 종합적으로 바라보며 내포하고 있는 뜻을 본다면 상당히 깊고 진한 심리 스릴러에 가까운 재미를 볼 수도 있다.
그리고 영화는 그다지 재미가 없다고 느낄 수는 있으나 배우들의 연기력만큼은 상당히 인상 깊고 강렬하다. 베네딕트 컴버배치 배우는 워낙 유명하기도 하지만 이
작품에서는 두 가지 양면성을 지닌 연기를 정말 잘 보여주었고 로즈 역을 맡은 커스틴 던스트 배우는 망가져가는 로즈의 행동과 상태를 완벽하게 표현했다. 무엇보다도 이 작품은 피터역의 코디 스밋 맥피배우의 역할이 컸다고 생각한다.
남자가봐도 여리여리한 몸에 빛이라고는 본 적도 없는 새하얀 피부, 그리고 알 수 없는 눈동자까지 영화의 분위기 전반을 필이라는 캐릭터가 잡았다면 그걸 깊어지게 만들어준 건 피터라는 캐릭터가 아니었을까, 특히나 마지막 로즈와 조지를 바라보며 보이는 약간의 미소는 정말 인상 깊었다. 다소 지루할 수도 있지만 캐릭터들을 바라보고 분석하며 보기에 재미있는 명작 영화이다.
내 영혼을 칼에서 건지시고 내 소중한 것을 개의 세력(힘)으로부터 구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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