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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영화 사도 리뷰 결말 해석 역사의 고증과 부자의 뒤틀린 사랑

by YB+ 2023. 11.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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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리뷰 전 떠들기

요즘 나보다 더 젊은 사람들이야 그렇지 않은 경우도 많고 내 주위에도 어느 정도 있지만 나를 포함해 많은 남자들이 어머니보다 아버지를 더 어색해하고 어려워하는 게 있다. 그렇다 해서 아버지가 아들을 덜 사랑하거나 아들이 아버지를 사랑하지 않는 게 아니다.

다만 표현의 문제가 아닐까? 이 영화는 아버지의 비뚤어진 사랑으로 시작된 아들과의 비극적인 관계를 나라의 역사에서 가져와 영화로 만들어냈다. 이런 영화에서 많이들 궁금해하는 실제 역사와의 차이점이나 비화들을 영화 <사도>를 통해 리뷰해본다.

 

줄거리

어려운 그 이름

영조(송강호)는 자신의 아이가 언젠가 성군이 되어 나라를 온화하게 다스리기를 원한다. 권력을 가지면서 겪어온 위기의 순간들에도 영조는 살아남기 위해 공부했고 신하들에게도 모범을 보이기 위해 더욱더 공부에 매진했었다. 그리고 생긴 사도세자(유아인), 영조는 어릴 때부터 그를 혹독하게 공부시키고 작은 흠이라도 보이면 무시하고 호통치며 강압적으로 세자에게 요구한다.

그렇게 열심히 해도 또는 열심히 하지 않아도 계속해서 혼만 내고 압박을 주는 영조밑에서 세자는 고통 속에 자라나고 청년이 된 세자에게 계속해서 왕의 자리를 양위하겠다 하며 세자와 신하들의 충성심을 시험한다. 결국 세자를 통해 대리청정으로 넘어갔으나 자신이 만들어놓은 탕평책을 건드리려 하자 많은 대신들 앞에서 대놓고 세자를 면박 준다.

그러던 어느 날 세자를 아끼고 감싸주건 대왕대비마저 죽자 두 부자의 사이는 더욱 강하게 악화일로를 걷고 영조는 하다 하다 세자를 가르친 스승들에게 세자를 폐위하라는 문서를 올리라고 협박한다. 그러자 영조의 마음에 들기 위해 몇몇의 신하가 이를 따르고 결국 영조는 세자에게 칼을 던지며 자살하라고 종용한다. 평생을 괴롭게만 살아오며 참아온 세자에게는 너무나 충격적인 이야기, 세자는 완강히 거부하고 신하들도 나뉘어 말리지만 결국 영조는 세자를 뒤주에 가둬버린다.

사도세자의 아들인 세손 정조(소지섭)가 찾아와 빌기도 하고 죽어가는 세자에게 물을 주려하기도 하면서 영조에게 살려달라고 하지만 영조는 꿈쩍도 하지 않는다. 그렇게 하루 이틀이 지나 7일째 날 영조는 뒤주에 갇힌 세자를 찾아와 이야기를 나눈다. 서로에게 기대했던 것과 주고 싶었던 것들 그리고 느꼈던 것들을 나누며 쌓아온 오해를 풀려고 하지만 너무나 완강한 영조의 생각에 세자는 결국 뒤주에서 쓸쓸하게 죽는다.

그리고 그런 영조의 뒤를 이어 왕위를 이어받은 정조는 과거 아버지에게 있었던 고통의 시간들을 기억하고 그를 기리기 위한 제사를 준비한다. 3대를 이어온 부자의 관계는 결국 어떻게 마무리될 것인가.

결말 및 리뷰

비극적인 역사

정조는 왕위에 즉위하고 항상 영조의 기에 눌려 괴롭힘만 당하던 아비에게 재롱 한번 부리지 못했다며 뒤늦게나마 아비에게 재롱이라도 부리겠다며 춤을 추며 영화는 결말을 맺는다. 다소 호불호가 갈릴 수 있는 결말이지만 개인적으로는 나쁘지 않은 결말이라고 생각한다.

이런 영화에서 관객들의 관심은 바로 고증에 있는데 이 영화의 고증은 놀랍게도 대부분 잘되어있다. 영조의 그 악독하고 수위 높은 괴롭힘이 실제였다는 것이다. 아비가 아들에게 칼을 던지며 자결하라고 한 것도, 뒤주에 가둬 죽인 것도, 결국 사도세자가 죽자 이를 확인한 영조가 개선가를 울린 것까지도. 너무나 소름 돋게도 영화에 나온 영조의 행동들은 오히려 시간이 부족해 시간 내에 다 담아내지 못해 덜어낼 정도였다고 한다.

어릴 때부터 고통을 받은 왕의 자리에 사도세자의 부족함을 핑계 삼아 영조는 그를 뒤주에 가둬 죽인 것이다. 억지로 사약이나 참형을 명할수는 있으나 이는 역적이나 죄인에게만 하는것으로 실제 사약과 참형을 했다면 자신이 왕으로써의 권위나 명예가 실추되기도하고 중요한것은 그렇게되면 세자가 세자가 아닌 신분으로 죽게되고 그럼 바로 먼 친척중에 양위할 사람을 뽑아야 하기 때문이였다. 하나뿐인 아들 사도세자가 세자의 신분으로 죽어야 뒤의 얘기가 나오지 않을것임을 알고 있던 영조는 세자가 자결을 거부하자 결국 뒤주에 가둬 죽인것이다. 정말 소름 돋는 악행으로 보인다.

세자의 고증은 악행을 제외한 것을 빼면 거의 유사하다. 사도세자는 정신병을 가지고 있어 옷을 입는 것을 매우 두려워했는데 이는 아버지를 만나러 간다는 압박 외에도 이미 영조의 괴롭힘 속에 다양한 정신병을 가지고 있었음이다. 무고한 사람들을 죽이는가 하면 궁녀를 건들고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 사치스러운 행동을 해 국고를 탕진시키기도 했다. 누가 누가 더 못났나 비교하는 건 아니고 영조의 괴롭힘 강도를 보아 세자의 행동은 어느 정도 납득이 되는 영역이다.

이외에도 다양한 역사적 고증과 맞는 부분 아닌 부분은 좀 더 찾아보시면 되고 영화 자체의 재미로 본다면 내용이 내용이니만큼 상당히 화가 나고 답답하게 느껴진다. 그런데 어찌 됐건 재미를 위해 만들어진 영화가 아니고 영조와 세자 그리고 정조의 관계를 보여준 작품이기 때문에 재미는 그렇게 있지 않아도 상당히 잘 만들어진 작품이다.

특히나 송강호, 유아인, 소지섭이라는 배우들의 연기가 너무나도 뛰어나 소름 돋을 정도 영조를 보고 있으면 울화가 치밀 정도로 답답하고 꽉 막혀 자신의 생각밖에 모르는 노인이라 생각이 절로 들고 그런 영조 밑에서 고통받는 사도세자의 모습을 유아인 배우가 정말 잘 표현해 주었다. 특히나 정조역으로 나온 소지섭 배우는 출연 시간이 10분 가까이 됨에도 특별출연으로 비용도 한 푼 받지 않았다고 한다. 상당히 중요하고 동시에 긴 장면들도 많은데 어찌 보면 대단하게 느껴진다.

재미는 모르겠지만 역사고증 영화로 너무나 잘 만들고 배우들의 연기와 역사를 쉽게 받아들일 수 있는 영화. 답답하고 우울할 때 보면 더 심해질 수 있으니 마음 편하게 다잡고 볼 수 있을 때 보면 좋을 것 같다.

어찌하여 너와 나는 이승과 저승의 갈림길에 와서야 이런 이야기를 나눌 수밖에 없단 말이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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