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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름 과학도의 길을 옆길로라도 걷고 있는 나의 mbti에는 N이 있다. 물론 이 검사는 16개라는 인간의 성향을 모두 담아내기에는 부족하지만 그럼에도 어느 정도 길잡이 역할 정도는 할 수 있는 정도라 생각한다. 물론 혈액형이나 별자리보다 훨씬 과학적이고 나은 검사라고 생각한다. 아무튼 무수히 많은 생각을 쉴 틈 없이 떠올리는 나의 성향에서 우주라는 신기하고 거대한 공간에 대한 생각이 없다는 건 말이 안 된다.
너무나 큰 우주에서 보면 먼지를 넘어 분자보다 아니 어쩌면 더 작은 전자만큼 우리는 작게 느껴질것이다. 누군가는 우리가 우주라는 거대한 생명체의 세포라 하듯이. 아무튼 이러한 우주와 인간의 상호작용에 관한 명작 영화가 있다. 넓고 거대한 우주 안에서 인간의 생명에 관한 이야기를 다룬 영화 <그래비티>를 리뷰해 본다.
영화 정보
그래비티(Gravity)
SF/미국/90분
12세 관람가
2013년 개봉
줄거리
#우주와 인간
맨몸으로는 어떠한 생물도 살아갈 수 없는 공기도 없고 따라서 소리를 전달할 매질이 없어 어떠한 외부의 소리도 없는 광활한 우주 공간, 그곳에서 허블 망원경을 수리하기 위해 투입된 라이언 스톤, 샤리프, 그리고 조종사 멧까지 그들은 각자의 위치에서 통신을 하며 작업을 진행 중이다. 하지만 조종사인 멧은 수리와는 관련이 없어 나사와 통신하며 이런저런 잡담을 주고받고 있는데 러시아에서 자국의 위성을 폭발시켰음을 듣는다.
예고되어있던 일이고 궤도도 다르다는 얘기에 그들은 안심하고 다시 각자의 업무로 돌아간다. 그러나 이러한 폭발로 인해 발생한 우주쓰레기들은 곧이어 다른 위성들과 연쇄 폭발을 일으키고 일순간 무수히 많은 파편들을 발생시킨다. 우주에는 마찰을 일으키어 속도를 줄일 공기가 없어 계속해서 발생한 속도 그대로 움직이는데 폭발로 인해 수만 킬로미터의 시속을 가진 파편들이 그들에게 다가온다.
나사에서는 급하게 정비를 중지하고 돌아가라고 하지만 라이언은 위험도를 온전히 이해하지 못하고 수리할 수 있다고 한다. 하지만 멧의 완강한 표현에 결국 돌아가려는 찰나 예상보다 더 빠르게 엄청난 양의 파편들이 날아와 그들을 덮친다. 샤리프는 비명도 지르지 못한 채 파편에 맞아 죽고 라이언은 줄이 끊긴 채로 우주 공간으로 날아가버린다. 너무나 큰 충격으로 라이언은 당황하고 간신히 자신의 위치를 멧에게 전달한다.
그리고 아무것도 없는 우주에서 계속 돌며 손쓸 방법도 없는 그녀에게 다행히도 멧이 우주복에 있는 추진채로 그녀를 구하러 오고 함께 우주선으로 돌아가지만 샤리프를 비롯해 모든 이들이 죽어있다. 둘만 남았음을 인지한 멧은 가까운 가까이 있는 국제 우주정거장의 소유즈라는 귀환용 우주선을 타고 우주로 귀환하자 한다. 그녀는 우주복의 산소량이 10%도 남지 않은 위기 상황, 멧을 따라 국제 우주정거장으로 날아간다.
그러나 두대의 소유즈 중에 한대는 승무원들이 사용했고 하나는 낙하산이 정거장에 걸린 채 외벽이 손상되어 있다. 멧은 그녀에게 소유즈를 타고 중국의 정거장으로 가서 텐궁이라는 소유즈와 같은 우주선을 다시 구해 지구로 귀환하자고 말하면서 추진채의 마지막을 사용한다. 그러나 정거장을 제대로 잡지 못해 함께 위기에 빠지고 멧은 라이언을 살리기 위해 그녀의 손을 놓고 우주 공간으로 날아가버린다. 떠나가는 와중에도 라이언을 도와준 멧 덕분에 라이언은 국제 우주정거장으로 들어간다.
그러나 이미 그곳도 파편의 공격으로 불이 붙은 상황, 라이언은 재빨리 소유즈에 탑승하여 도킹까지 해제하지만 낙하산이 걸려 벗어나지 못한다. 결국 소유즈 밖으로 나와 낙하산과 연결된 나사를 푸는 중 90분이라는 시간이 지나 궤도를 돌고 있던 파편들이 다시 그녀를 덮친다. 엄청난 위험에도 불구하고 그녀는 무사히 소유즈로 돌아오고 텐궁으로 날아가려 하지만 소유즈의 연료가 바닥이어서 그녀는 죽음을 직감한다.
결국 삶을 포기하고 우연히 연결된 지구의 소리를 들으며 산소를 없애지만 정신이 몽롱하던 순간에 멧이 갑자기 등장해 보드카를 찾아마시며 지상 착륙용 로켓을 쓰면 된다고 조언한다. 그리고 순간적으로 깬 라이언 알고 보니 멧은 환상이었지만 라이언은 방법을 찾아내고 착륙용 로켓으로 텐궁을 향해 날아간다. 그렇게 텐궁에 다다른 순간 소유즈에서 문 개방을 통한 추진으로 라이언은 텐궁방향으로 날아가고 소화기를 추진채로 사용해 텐궁에 무사히 들어간다.
그러나 텐궁이 있던 중국정거장도 이미 파편에 당해 추진력을 잃고 고도가 떨어지며 지구의 대기권으로 진입하고 있다. 그녀는 중국어로 되어있는 텐궁의 조작기기를 누르며 도킹을 해제하고 엄청난 속도를 내며 지구로 귀환하기 시작한다. 과연 그녀는 살아남아 지구의 땅을 밟을 수 있을 것인가.
결말 및 해석, 리뷰
#감사하는 삶
결국 발사체도 무사히 분리하고 낙하산까지 완벽히 펴지며 라이언은 한 호수로 착륙한다. 우주선의 무게로 가라앉고 입고 있던 우주복을 벗어던진 채 무사히 물에서 빠져나와 그녀는 호수를 벗어나며 영화는 결말을 맺는다.
영화를 잠시 해석해 보자면 우선 첫 번째는 당연히 제목이다. 중력이라는 제목에는 많은 의미들이 담겨있는데 우선, 중력은 인간에게 시련이자 바로 설 수 있는 힘을 전달해 주는 존재이다. 중력이 없는 우주공간에서 인간은 추진채나 기타 압력을 발생시키는 게 없으면 그저 정처 없이 떠다니는 존재이다. 그러나 지구에 도착한 라이언이 중력에 적응하지 못해 일어나려다 실패하지만 곧 다시 자신의 힘으로 일어나 걷기 시작한다. 이는 딸을 잃은 무능력하고 무가치적인 삶을 살아가던 라이언에게 시련(우주에서의 사건과 지구에서의 중력)이 발생하고 결국 이걸 뛰어넘어 걷게 됨으로 인간의 삶의 가치를 찾는 것을 의미한다.
또한 그녀의 삶에 대한 가치와 생명에 대한 갈망은 중간중간에 나온다. 멧이 라이언을 살리기 위해 클립을 분리하는 장면에서 라이언의 딸에 대한 미련을 멧의 분리를 통해 보여준다. 그리고 무사히 국제 우주정거장에 들어와 산소를 마시며 웅크리는 그녀의 모습을 보면 마치 배속의 태아를 암시하는 듯한 모습을 보여주는데 이는 그녀가 미련을 끊고 다시 태어남을 보여준다.
그리고 캐릭터들의 성향과 그 해석에 대해도 잠시 이야기하자면 멧은 쉴 틈 없이 소음을 만든다. 반대로 라이언은 고요하다. 즉 우주공간에서 멧은 인간적인 가치로 살아있음을 나타내고 라이언은 죽어있음을 의미한다.
그리고 영화는 전반적으로 소리의 대비를 통해 의미를 부여하는데 우주공간에서의 다소 시끄러운 분위기와 배경음악을 넣으면서 반대로 우주의 시선으로 본 조용한 상태를 비교해 영화의 극적인 요소를 더해준다. 또한 우주의 고요함과 결말에서의 벌레소리와 바람소리를 대비해 더욱 생명에 대한 감사와 의미를 더한다.
그리고 감사 이야기가 나와서 덧붙이자면 삶에 의욕이 없던 그녀는 마지막 장면 일어나려다 실패하지만 오히려 웃음을 짓고 고마워라고 말하며 다시 일어난다. 이는 중력을 몸으로 느끼고 자신이 살아있으며 주어지는 시련에도 생명이라는 기적에 대해 감사하는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우주 영화에서 빼놓을 수 없는 인간의 존재와 우주의 크기에 대한 장면들도 반복적으로 등장한다. 특히나 딸의 죽음에 대해 말하거나 엄청난 시련을 겪고 있는 라이언의 상황과 반대로 줌 아웃을 시키며 우주의 고요함과 멀어짐에 따른 그녀의 존재가 매우 작게 보이는 것을 볼 수 있는데 이는 인간이란 우주에서 아주 작은 존재라는 것을 보여준다.
그러나 단순히 작으니 존재가치가 작다는 것을 의미하는 게 아니라 우리가 가진 시련이나 문제들, 고민들은 매우 작은 것이므로 거기에 붙잡혀 있을 필요가 없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종합해 보면 인간의 집착과 고난 그리고 문제들은 아주 작은 것이고 그저 우리가 느끼고 있는 중력과 삶을 통해 감사하며 살아가라는 이야기이다. 우주에서의 탈출을 인생이라는 것에 빗대어 보여준 명작 영화, 꼭 봐야 할 영화이다.
알아. 여기에 영원히 남고 싶을 거야. 조용하니 혼자 있기에 좋고. 눈을 감으면 세상 모두가 잊히지. 여기엔 상처 줄 사람도 없고. 계속 살아봐야 뭐 별 거 있겠어? 자식 잃은 슬픔만 한 게 어디 있다고. 하지만 계속 가기로 했다면 끝까지 가 봐야지. 눈을 뜰 시간이야!
환영으로 나타난 멧의 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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