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익히 아는 명작영화들과 소설 작품들을 볼 때 가끔은 왜 이렇게 뻔하고 지루한 데다 길기까지 한 작품들이 명작으로 불릴까?라는 생각들이 들 때가 있다. 나도 가끔 느끼는 거고 여기에 더해 너무나 이해하기 어려운 작품들도 많다. 도대체 무슨 얘기를 하는 건지 모르겠는 작품들도 이래저래 우리에게는 읽어야 할 100선이나 꼭 봐야 할 100선 영화등으로 분류되어 다가온다. 이 작품도 이러한 느낌의 소설이었는데 영화를 보고 리뷰를 위해 이러저러한 자료를 찾아보고 왜 이 작품이 명작인지 알게 되었다. 영화 <오만과 편견>을 통해 당시의 시대상과 작품성을 리뷰해 본다.
영화 정보
오만과 편견(Pride and Prejudice)
멜로/영국/128분
12세 관람가
2006년 개봉
줄거리
-물질적 시대에 사랑을 찾다
당돌하고 매력적이며 아름다운 리지는 돈과 명예를 제일로 중시하는 사회에서 사랑하는 사람과 결혼하는 것을 꿈꾸며 살아간다. 리지는 언니인 제인과 세명의 여동생이 있으며 이런 다섯 명의 딸을 오로지 부유한 집안에 시집보내는 것이 인생의 첫 번째 목표로 삼고 있는 어머니와 자식들만은 온전히 사랑하는 온화한 아버지 밑에서 지낸다.
그러던 어느 날 비어있던 근처의 대저택에 명망 있는 가문의 신사 빙리와 그의 지인인 다아시가 여름 동안에 임대를 해 머물 기로하고 이 소문은 금세 마을에 퍼지며 그들이 주체하는 댄스파티에 가려고 여기저기 성화이다. 그렇게 부유한 집안과의 결혼이라는 부푼 꿈을 안고 참가한 파티에서 언니인 제인은 빙리와 눈이 맞지만 엘리자베스는 차갑고 거침없는 말을 하는 다아시에게 좋지 못한 감정을 품지만 어딘가 강렬한 다아시의 눈빛을 받는다.
한편 파티 이후 제인이 비를 뚫고 빙리를 만나러 가고 감기에 걸려 대저택에 머물자 걱정이 된 리지는 제인을 만나러 간다. 거기서 다시 다아시와 마주치고 어딘가 날 선 대화를 하며 다시 다아시를 완전히 미워하게 된다. 그리고 집에 돌아오고 얼마 후 자신의 집에 캐서린 영부인 밑에서 성직을 맡고 있는 콜린스가 오고 제인과의 혼담을 이야기하다 빙리와의 이야기를 듣고 리지로 목표를 바꿔 그녀와 결혼하려 한다. 그리고 다시 열린 사교 파티에서 리지는 콜린스와 춤을 추지만 콜린스가 다음 곡에도 춤을 추자고 말한 것을 무시하고 여기저기 돌아다니다 우연히 마주친 다아시에게 춤추자는 말을 엉겁결에 받아들인다.
그와 춤을 추며 얘기를 나누고 세상에 둘 뿐인 느낌을 받게 된 리지는 집에 돌아와 생각에 잠긴다. 그러나 이내 콜린스가 리지에게 청혼하지만 리지는 청혼을 거절하고 그녀의 어머니가 성화를 부리지만 아버지가 리지의 뜻을 존중해 준다. 그렇게 한바탕 폭풍이 지나고 빙리와 다아시가 갑작스레 떠나게 되고 제인은 빙리의 마음을 확인하겠다며 빙리 근처에 살고 있는 이모네 집으로 떠난다.
한편 콜린스는 리지에게 거절당하고 그녀의 친구인 샬럿과 결혼한다. 샬럿은 그녀를 집으로 초대하고 리지는 초대에 응한다. 그렇게 샬럿과 회포를 풀려던 도중 갑자기 캐서린 영부인과 만나게 되고 그곳에서 다시 다아시와 조우한다. 그곳에서 모두가 두려워하고 높은 위치에 있는 영부인과 대화에서 자신의 의견을 똑 부러지게 내는 리지, 다아시는 그런 그녀의 모습에 더욱 반하게 되고 결국 리지에게 사랑을 고백한다. 그러나 다아시가 친구인 빙리에게 리지의 집안사람들이 교양이 없고 제인이 그를 좋아하는 것 같지도 않다고 말해 제인이 상처 입고 돌아온 것을 다아시에게 해명하라 말하지만 다아시는 사실이라며 그녀에게 상처를 준다.
다아시는 이후 그녀에게 리지가 갖고 있는 오해를 풀기 위해 편지를 남기고 떠난다. 리지는 집으로 돌아왔다가 이모네와 함께 여행을 떠나고 마침 거기서 다시 다아시와 조우하며 가까워지려는 찰나 막내 리디아가 브라이튼에서 위컴이라는 장교와 떠난 것을 알고 충격을 받는다. 그러나 이내 부자인 이모부가 이를 해결해 주고 다아시 또한 둘을 찾아서 위컴에게 직업도 주고 결혼식까지 치러준다. 이후 다시 사냥이라는 핑계로 다아시와 빙리가 리지의 집을 찾고 빙리는 제인에게 청혼한다.
다아시는 아무 말도 않고 다음날 떠날 거라고 하자 리지는 굉장히 실망한다. 거기다가 갑자기 찾아온 영부인이 교양도 없고 가난한 집 딸인 리지가 다아시와 결혼하려 한다는 소문을 듣고 왔다며 그녀의 집안과 그녀를 무시하고 떠나 리지는 큰 상처를 받는다. 고통으로 인해 잠이 오지 않는 새벽 그녀는 집 근처를 거니는데 갑자기 새벽의 안개를 뚫고 다아시가 그녀에게로 다가오는데…
결말 및 해석, 리뷰
-로맨스의 뿌리
제인과 위컴에 관련된 모든 오해를 없앤 다아시는 모든 것을 다 리지에 대한 사랑으로 이룬 것이라며 말하고 리지에게 다시 사랑한다 고백한다. 리지는 이를 받아들이고 아버지에게 허락을 받음으로 영화는 결말을 맺는다.
가난한 일반인과 명망 높은 가문의 남자와의 사랑, 여자는 말괄량이지만 할 말은 똑 부러지게 하고 야무지다. 거기에 주변인들로 인해 둘은 마음이 있지만 역경을 겪고 결국은 오해를 풀고 진실한 사랑을 한다. 이 수십 년을 내려오는 뻔하디 뻔한 로맨스물의 이야기는 바로 이 작품 <오만과 편견>에서 시작한다.
우리 회사 책임님이 항상 하시는 말씀이 있다. 아이디어나 창의적인 해결방법이 사실은 생각해 놓거나 해보면 별 거 아닌데 그걸 떠오르고 적용하는 게 어려운 거라고. 이 영화(물론 소설이)가 명작인 이유는 여기에 있다. 남성 기득권적인 사회에서 결혼이란 돈 많고 명예가 있는 집안의 남성이 여성에게 결혼을 예의상 권하면 사실상 여성에게는 긍정이란 선택만 있었던 18세기 유럽에서 리지라는 콜린스의 청혼을 거절하고 영부인과 대화에서 말을 반박하고 자신의 의견을 피력하는 캐릭터를 만든 것은 쉬운 상상이 아니다.
거기에 이 작품은 단순히 시대상과 다르게 할 말 하는 여자가 처음부터 명망 있는 귀족 집안의 남자를 사랑한 게 아니다. 계속해서 서로를 만나며 감정을 키워나가고 결국은 외적인 조건 모든 것을 떠나 서로를 사랑하게 되는 이야기이다. 거기에 딸을 진심으로 사랑해 당시의 모든 사회상을 겪은 아버지임에도 불구하고 사랑하는 사람과의 결혼을 지지해 주는 모습은 당시로서는 어딘가 판타지적인 요소가 있음이 분명하다.
<오만과 편견>이라는 제목도 매우 의미 있다. 영화의 초반부터 중반까지 계속해서 오만하고 편견을 가진 듯 보이는 다아시가 실제로는 마음속 깊이 리지에 대한 사랑을 가지고 있었고 춤을 추지 않는다 했으나 결국은 리지에게 춤을 요청하고 계속해서 그녀 주위를 맴돌며 마음을 표현한다.
오히려 진짜 오만과 편견은 리지가 다아시를 생각하는 키워드가 되어 둘의 관계를 막는다. 진짜 사랑을 보여주는 다아시에 대한 오만과 편견을 오히려 사랑을 원하는 리지가 갖는 역설적인 느낌이다. 그리고 마지막 순간 다아시의 노력으로 서로에 대한 오만과 편견을 깨고 사랑에 빠진다.
마음으로 와닿는 사랑보다 외적인 조건들을 더 중시한 사회에서 진정한 사랑이 결혼의 조건임을 써낸 동명의 소설은 분명히 명작이라 불릴만하다. 사랑과 시대상 그리고 그걸 부정하고 새로운 생각을 보이며 후대의 많은 이야기에 모티브가 된 <오만과 편견> 한 번쯤 봐야 할 영화이다.
꽤 재산을 가진 미혼남이 틀림없이 아내를 원하리라는 것은 널리 인정받는 진리다
소설의 첫 문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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