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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영화 아비정전 리뷰 결말 해석 당신을 영원히 기억할 시간

by YB+ 2024. 1.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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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리뷰 전 떠들기

나에게 누가 연애와 관련된 명작드라마로 하나를 뽑으라 한다면 나는 주저 없이 <연애의 발견>을 뽑을 것이다. 내가 군대에 있을 때 나온 작품이었는데 군대 티브이로 결제해서 볼 수 없어 2주인가 3주인가 지나서 봐야만 했다. 거기서 나온 아주 유명한 말이 김슬기 배우가 한 대사였는데 ‘세상에 남자가 반이면 뭐 하냐 내가 좋아하는 사람이 날 좋아하지 않는데’라는 풍의 대사였다.

생각보다 너무 당연한 말이지만 누구나 흔히 하는 위로에 정면으로 반박되는 말이라 여전히 기억에 남아있다. 이 작품도 위 대사를 떠올리게 하는 가슴아픈 저림이 있다. 당시에 홍콩반환과 관련하여 불안한 시민의식도 숨어있다고 하니 두 가지로 해석하여 영화 <아비정전>을 리뷰해 본다.

영화 정보

아비정전(Days of being wild)

로맨스/홍콩/100분

15세 관람가

1990년 개봉

감독:왕가위

주연:장국영, 장만옥, 유덕화

줄거리

자유를 갈망하는 바람둥이 ‘아비’는 매일 오후 3시가 되면 매표소에서 일하는 ‘수리진’을 찾아간다. 그는 그녀에게 이 순간을 영원처럼 기억하게 될 거라는 말을 남기며 그녀의 마음을 흔든다. 결국 ‘수리진’은 ‘아비’를 사랑하게 되고 그와 결혼하길 원하지만, 구속당하는 것을 싫어하는 ‘아비’는 그녀와의 결혼을 원치 않는다. ‘수리진’은 결혼을 거절하는 냉정한 그를 떠난다.

그녀와 헤어진 ‘아비’는 댄서인 ‘루루’와 또 다른 사랑을 이어간다. 하지만 이들의 관계도 역시 오래가지는 못한다. ‘루루’에게 일방적인 이별을 통보한 ‘아비’는 친어머니를 찾아 필리핀으로 떠나게 된다. 한편, 그와의 1분을 잊지 못한 ‘수리진’은 ‘아비’를 기다리는데…

아비정전 결말&해석&리뷰

아비는 어머니를 찾아갔지만 거절당하고 괴로워한다. 그러다 경관을 하다 지금은 선원이 된 남자를 만나고 그와 함께 기차를 타다 자신이 위조여권을 빼돌리려 충돌이 있던 조직의 사람에게 총을 맞는다. 죽어가던 중 선원이 된 남자가 수리진과의 3시 1분 전을 기억하냐고 묻고 아비는 기억하지만 그녀에게는 잊었다고 말해달라 한다. 그리고 양조위가 골방에서 나와 잠시 외출준비를 하다 외출을 하며 영화는 결말을 맺는다.

이게 뭔 뜬금없는 결말이냐고 물어볼 수 있겠지만 원래 <아비정전>은 속편까지 제작할 예정이었다. 지금은 이 작품이 인정받았지만 당시에는 그야말로 폭망 하여 속편을 찍지 못했다. 그렇기에 양조위가 나온 건 다음 시리즈를 위해서였지만 아쉽게도 영화는 그렇게 끝나버렸다.

아이러니한 건 <아비정전 2>는 없었지만 다른 작품들에 루루나 다른 캐릭터들의 이름이 계속해서 등장한다. 이제 다시 영화로 돌아와 해석을 해보자면 이 작품은 같은 스토리를 두 개로 나뉘어 볼 수 있다. 바로 사랑과 홍콩반환. 전혀 어울리지 않는 이 두 가지로 해석해 보면

우선 사랑, 사랑으로 보자면 이 작품은 마음속에 깊이 남은 사랑을 표현했다. 어릴 적 부모에게 버림받은 아비는 여자들을 사랑하면서도 동시에 온전히 믿지 못한다. 거기에 자신을 거둔 여인마저 다른 남자들과 놀아나며 멀리 떠나려 하기에 더욱더 여자들을 믿지 않는다. 그는 그저 자신의 옆에서 떨어지지 않고 평생을 붙어있어 줄 사람을 찾는다. 그렇기에 싸우고 문을 나서는 여자에게는 다시 돌아올 수 없음을 통보한다.

그는 마지막 죽는 순간까지 소려진과의 시간을 잊지 못한다. 그가 정말로 사랑한 건 루루보다는 소려진 아닐까. 그렇기에 그는 자신의 죽음을 받아들이고 혹시나 소려진이 자신이 기억하고 있음을 알게 되면 평생을 그리워하며 괴로워할까 자신이 그녀와의 시간을 잊었다고 말해달라 한다. 아비는 건방지고 콧대 높아 보이지만 사실은 깨져버린 속을 보여줄 수 없어 괴로워하는 버려져 울고 있는 아이였음이다.

그리고 두 번째 홍콩반환. 1997년 7월 1일 영국은 속국이었던 홍콩을 중국에게 반환한다. 다만 온전히 반환은 아니고 50년간 일국양제를 하기로 한다. 이러한 정치적인 문제들은 공산당을 피해온 대부분의 홍콩인들과 서양 문화를 빨리 받아들인 홍콩 자국민들에게 굉장한 부담감으로 받아들여진다.

이걸 영화로 대입해 보면 대부분의 캐릭터들은 홍콩 그 자체를 의미하는 듯 보인다. 특히나 아비는 자신감이 넘쳐 보이고 건방져 보이지만 속은 두려움에 떨고 있다. 여자들이 자신을 떠날까 봐(반환이 될까 봐) 찾아간 어머니가 자신을 받아주지 않을까 봐(영국이 그대로 중국에게 양도할까 봐) 반면에 소려진은 영국의 입장에 가까워 보인다. 그리고 루루는 중국에 가깝다. 소려진은 아비를 아끼고 사랑하지만 이제 보내줘야 한다.

결국 약속된 시간을 소려진은 기억하지만 아비가 떠났음을 되새기고(반환해야 함을 인지) 루루는 아비를 찾아 필리핀까지 간다. 이는 중국을 의미하는 루루가 홍콩을 반환받기 위해 하는 노력들을 보여주는 듯하다. 그리고 반환시기가 정해져 있어 영화 내에서 계속해서 시계로 시간을 보여준다. 이것은 왕가위 감독의 또 다른 작품 <중경삼림>에서도 동일하게 나타난다.

둘 다 사랑으로 포장되어 있기에 아름다워 보이나 시대상을 어느 정도 작품에 담아내려 한 것이 이 작품이 더욱 애절하게 보이는 이유가 아닐까. 당시에 담긴 그들만의 정신적 고통들이 로맨스라는 영화에 내밀하게 숨겨져 있었기에.

전체적인 리뷰는 러닝타임은 짧으면서도 강렬한 대사와 시대상이 담긴 메시지와 그것을 제외하고서라도 빠져드는 캐릭터들의 모습들이 상당히 매력적인 작품이었다.

1분이 쉽게 지날 줄 알았는데 영원할 수도 있더군요

소려진이 아비를 그리워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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