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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영화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 리뷰 결말 해석 조제가 울지 않았기에

by YB+ 2024. 1.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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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리뷰 전 떠들기

생각만 해도 아련하게 기억되는 사랑이 있다. 행복하면서도 가슴이 아리고 웃음이 나면서 동시에 울음이 터져 나온다. 누구나 삶을 살아가면서 사랑이란 것을 하기에 영화로 나오는 로맨스들은 대부분 우리의 마음을 채워주지 못한다. 그러나 그 부족함이 진짜 사랑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문득문득 들고는 한다.

나를 버려서까지 평생을 단호하게 사랑하기에 사람은 대부분 약하고 불완전하다. 하지만 그럴 수 있을 것 같은 마음으로 사랑했을 때가 진짜 사랑이 아닐까, 그러지 못했다 하더라도. 이 작품은 사랑의 아픔을 사실적이면서 담담하게 풀어냈다. 보는 내내 웃음이 나면서도 마음은 계속 아프다. 진정한 사랑의 담백하면서도 저린 결말, 영화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를 리뷰해 본다.

영화 정보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

로맨스/일본/117분

15세 관람가

2004년 개봉

감독:이누도 잇신

주연:츠마부키 사토시, 이케와키 치즈루

줄거리

심야 아르바이트를 하며 살아가는 대학생 츠네오, 일하던 곳에서 뜬금없이 유모차를 끌고 다니는 수상한 할머니에 대해 이야기를 듣게 된다. 그러던 어느 날 퇴근길에 유모차가 언덕길에서 놓쳐 내려오고 츠네오는 할머니를 도우려 유모차를 열어보고 그 안에 칼로 자신을 위협하며 자신을 조제라 부르는 여자 쿠미코를 만나게 된다.

할머니를 도우며 쿠미코의 음식을 대접받은 츠네오는 감격스러운 맛에 계속해서 할머니댁에 왕래하기 시작한다. 다리를 쓸 수 없는 조제와 거의 매일을 보내기 시작한 츠네오는 그녀와 점차 가까워진다.

하지만 조제와 츠네오의 사이에서 사랑이 싹트는 것을 본 할머니는 둘을 끊어놓으려 하고 츠네오를 집에 오지 못하게 한다. 그렇게 조제를 잊고 취업하려던 츠네오는 우연히 조제의 할머니가 돌아가셨음을 듣고 걱정스러운 마음에 조제를 찾아간다. 조제는 츠네오에게 다시는 떠나지 말라 하고 츠네오는 그녀의 곁에 남는다.

그렇게 부모님에게 조제를 소개해주려 하지만 주위의 시선과 자신의 미래에 덜컥 겁이난 츠네오는 둘러대며 목적지를 바꾸고 조제의 변덕으로 방문한 독특한 모텔에서 조제는 잠들어가는 츠네오를 바라보며 진심을 꺼내기 시작한다.

결말 및 해석

내 맘대로 떠들기

그렇게 아름다운 방에서 행복한 밤을 보낸 둘, 그러나 얼마 후 츠네오는 조제를 떠나간다. 조제는 여전히 집에 남아 음식을 하며 영화는 결말을 맺는다.

그야말로 담백한 결말이다. 츠네오는 조제의 장애와 미래에 대한 불안감 그리고 여러 가지 이유들로 결국 조제를 사랑함에도 그녀를 떠나고 만다. 평생을 사랑할 것처럼 다 해주더니 결국은 조제를 떠나는 츠네오를 보며 욕할 수야 있겠지만 영화를 본 대부분의 이들은 그저 가슴 아파하는 게 전부였을 것이다. 그만큼 그들의 감정을 잘 보여주고 담담히 살아가는 조제의 모습을 뒤이어 보여주면서 두 캐릭터 모두를 이해시켜 주기 때문이다.

리뷰에 앞서 해석을 먼저 하자면 우선 제목의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이 의미하는 것을 알아야 한다. 그전에 쿠미코를 먼저 바라보면 그녀는 다리가 없이(물고기와 같이) 자신의 공간에서(심해에서) 살아간다. 할머니가 주워서 준 책이 그나마 그녀가 아는 지식들(바다해수면에서 가라앉은 오래된 지식)이다. 조제는 프랑스 소설 <한 달 후, 일 년 후> 소설의 주인공으로 이야기 내에서 이별과 외로움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조제라는 쿠미코의 별명은 너무나 외롭고 누군가와의 이별을 두려워하는 자신과 반대인 소설 속 조제를 닮고 싶은 그녀의 소망 아니었을까

그리고 츠네오와 함께 본 호랑이는 심해가 아닌 해수면 즉, 현실을 뜻한다. 평생을 방과 유모차에 갇혀 살아온 그녀는 현실을 바라보고 싶어 한다. 그리고 그 용기는 츠네오를 만나며 얻게 된다. 슬프게도 그녀는 호랑이라는 현실을 마주 보지만 동시에 츠네오마저 현실을 자각하고 또 그것을 눈치채면서 그녀는 상처받고 다시 심해로 내려가야 함을 느낀다.

물고기는 쿠미코를 뜻하며 동시에 그녀의 로망이기도 하다. 걸을 수 없는 그녀는 물고기에게서 자유를 본다. 다리가 없어도 바다를 자유롭게 누비는 행복한 동물. 그것이 쿠미코가 물고기를 마음껏 보고 싶은 이유가 아니었을까. 하지만 하필 수족관은 그녀가 방문한 그날 휴관을 한다. 가슴 아프지만 그녀는 대리만족을 통해서도 자유롭게 꿈꾸지 못할 것을 의미하는 게 아닐까.

영화를 보는 그 마지막 순간까지 아픈 영화였다. 웃음이 나고 설레었던 그 모든 순간들까지 슬픔이 되는 인생 최고의 로맨스영화로 추천드린다.

깊고 깊은 바닷속.

난 거기서 헤엄쳐 나왔어.

그곳은 빛도, 소리도 없고 바람도 안 불고, 비도 안 와.

정적만 있을 뿐이야.

별로 외롭지도 않아.

처음부터 아무것도 없었으니까.

그냥 천천히 천천히, 시간만 흐를 뿐이지.

난 두 번 다시 거기로 돌아가진 못 할 거야.

언젠가 네가 사라지고 나면,

나는 길 잃은 조개껍데기처럼 혼자 깊은 바다 밑에서

데굴데굴 굴러다니겠지..

그것도 그런대로 나쁘진 않아...

조제가 울지 않았기에 울 수 없었던 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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