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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리뷰 전 떠들기
보통의 사람들이 영화를 어떤 이유로 선정하고 보는지는 모르겠지만 개인적으로 나는 배우의 면면과 포스터의 대략적인 느낌을 본다. 특히나 줄거리 같은 경우는 거의 보지 않는데 사실상 특별한 반전영화가 아닌 이상에야 대부분 일정한 스토리를 따라갈 수밖에 없어 줄거리를 보는 순간 흥미가 떨어지기 마련이다. 영화 리뷰에 앞서 갑자기 뭔 어떤 영화를 왜 보는지 설명하냐면 이 영화가 나의 개인적이면서 또 종교적인 이유로 매우 다가가기 어렵기 때문이다.
나는 일명 LGBTQ라고 하는 말을 매우 싫어한다. 특히나 넷플릭스에서 계속 이런 종류의 드라마나 영화들을 마치 당연한것처럼 15세 관람가로 뿌리는데 미국이나 유럽이 어떻든 나는 소위 말하는 극혐이란 단어를 이런 곳에 쓰고 싶다. 인간은 태어날 때부터 본디 남자와 여자가 서로 사랑하고 관계를 맺어 자식을 낳는 것을 유전적으로 타고 태어난다. 분명한 건 이 약자가 강자가 된 세상에서 퀴어라는 사상을 약자에 대입시켜 거부하거나 차별받으면 안 되는 어떤 고귀한 것이 되어가는 게 참 가슴이 아프다. 물론 그 사람들을 직접적으로 욕하고 싶지는 않다. 그들도 인간이며 사랑받아야 할 존재이기 때문에 그러나 명백한 건 이 LGBTQ라는 건 절대로 상식적이거나 정상적이지 않다는 것이다. 사견이 길었지만 그래서 이 이야기를 한 건 포스터와 주인공인 김희애 배우님과 포스터로 보게 되었다는 점이다. 그래서 최대한 앞의 이야기는 자제하고 영화에 대한 감상과 해석위주로 영화 <윤희에게>를 리뷰해 보려 한다.
영화 정보
윤희에게
멜로/한국/105분
12세 관람가
2019년 개봉
감독:임대형
주연:김희애, 김소혜, 나카무라 유코, 성유빈, 키노 하나
줄거리-짧지만 깊었던 사랑
시놉시스
이혼했지만 계속해서 찾아오는 남편에게 부담을 느끼고 하나뿐인 딸 새봄을 위해 힘든 일을 하며 살아가는 윤희, 의미없이 고통스러운 삶을 사는 듯 보이는 그녀에게 쥰의 편지가 오고 그것을 딸 새봄이 보게 된다. 새봄은 편지에 쓰인 내용들을 보고 엄마 윤희의 삶을 궁금해하고 그 안에는 자신이 모르는 무언가 있음을 알게 된다. 새봄은 윤희를 졸라 결국 편지를 보낸 쥰이 살고 있는 일본으로 오게 되고 둘을 만나게 하기 위해 남자친구 경수와 작전을 짜기 시작한다. 한편 윤희는 그곳이 쥰이 살고 있는 곳임을 알지만 과거의 괴로웠던 순간들과 현실의 자신을 보며 쥰을 만나지 못하고 결국은 한국으로 돌아가기 전 마지막 날을 맞이하게 되는데..
결말 및 해석-사랑은 변하여도 사랑이다.
내 맘대로 떠들기
마지막 날 새봄은 쥰의 고모가 운영하는 카페에 들려 윤희와 쥰을 만나게 하기 위해 쥰을 만나고 저녁에 약속을 잡는다. 그리고 윤희에게 저녁에 그곳에서 만나자 하고 우연처럼 둘을 마주하게 한다. 쥰과 윤희는 결국 새봄의 뜻대로 마주하게 되고 둘은 걸으며 대화한다. 새봄은 남은 시간을 일본까지 따라온 남자친구 경수와 행복하게 보내고 윤희는 쥰과 시간을 보내고 한국으로 돌아와 자신이 하고 싶었던 일을 찾고 쥰에게 편지를 보내며 영화는 결말을 맺는다.
웬만하면 올리지 않으려 했는데 결과적으로 둘의 사랑은 어떤 에로스적이나 퀴어처럼 끝나지 않고 오히려 과거의 진한 사랑이 서로를 버틸 수 있게 만들어 준 우정보다 깊은 무언가로 끝나 영화의 리뷰를 결심했다. 어찌 보면 상당히 자극적인 소재를 굉장히 부드럽고 조용하게 만든 것 같아 감독의 능력이 새삼 대단하게 느껴진다.
잘 지내니? 오랫동안 이렇게 묻고 싶었어
쥰의 편지에서
영화를 대강보신 분들을 위해서 설명드리면 이 영화는 과거 한국에 살았던 쥰과 윤희가 동성임에도 사랑을 했지만 결국은 주변의 압박으로 서로를 떠나갔고 시간이 흘러 쥰이 쓴 편지가 마사코에 의해 보내지고 그걸 새봄이 보게되어 둘을 만나게 해주는 영화이다.
영화는 어떤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에 대한 이야기를 전한다기보다는 사랑의 아픔을 가지고 살아가는 두 여인이 어떻게 위로받고 살아가며 사랑의 모습과 형태는 변해도 사랑이란것은 변하지 않음을 보여주는 듯하다. 특히나 윤희는 딸 새봄에 의해 자식이라는 새로운 사랑의 대상을 찾고 쥰은 마사코의 헌신적인 사랑을 통해 위로받으며 삶을 살아간다.
계속 이러고 있자. 떨어지면 어색해질 것 같아
마사코의 품에서 울며 위로받는 쥰
어찌보면 이것은 사랑이 듬뿍 담긴 멜로 영화라기보다는 딸과 엄마, 어머니와 같은 고모 마사코와 쥰. 네 명의 여인이 연대하며 서로를 위하고 아끼는 여성연대의 영화가 아닐까 한다. 새봄은 어머니 윤희와 함께 나이 들며 성장하고 마사코는 늙어서 SF소설을 읽는 것이 유일한 취미지만 쥰과 함께 따듯하게 살아간다. 그리고 이 두 사람은 윤희와 쥰을 만나게 해 준다. 그리고 그 만남은 윤희에게는 새로운 삶을 살아갈 용기를, 쥰에게는 평생을 고통받고 괴로워한 삶에서 벗어날 기회를 만들어준다. 이렇게 네 명의 여자는 서로가 서로를 위하며 더 나은길로 이끌어간다.
소재에 대한 이야기를 잠깐하자면 쥰의 고양이 이름은 쿠지라이다. 한국 말로는 고래, 웬 고래인가 싶겠지만 개인적인 해석으로는 이것은 윤희와 쥰을 의미하는 것으로 보인다. 고래는 엄청나게 큰 바다에서 살아가는 포유류이다. 이들은 넓디넓은 바다에 살아가지만 거의 유일한 포유류인 것처럼 이성이 아닌 동성을 사랑하는 존재이다. 그렇기에 고통받으며 주변의 시선에서 자유롭지 못하고 쉽게 나아갈 용기를 얻지 못한다.
나도 내가 부끄럽지 않았으면 좋겠어. 그래, 우리는 잘못이 없으니까
쥰에게 쓴 윤희의 편지 중에서
하지만 그들은 고래이다. 누구보다 거대하고 강한 힘을 가진, 그렇기에 그들은 무너지지 않고 살아간다. 윤희는 이혼했지만 새봄을 키우려 하고 쥰은 자신에게 호감을 보이는 여성을 거절하면서도 그녀를 위한 조언을 해준다. 그리고 무엇보다 둘은 힘겹게 살아가는 중에 우연처럼 만나 고래 같은 자신과 같은 대상을 마주하고 더욱 큰 용기를 얻고 세상으로 나아간다.
고래와 고양이 이름에 대한 것으로 소재는 마무리하고 중간과 마지막에 나오는 대사 그리고 만월에 대한 이야기를 잠시 나누면, 만월은 계속해서 돌아오지만 특별하다. 얇디얇은 초승달을 바라보며 잠깐 놀라는 사람들이 있을 수도 있지만 대부분 보름달과 같이 자신의 모습을 온전히 보여주는 달을 좋아한다. 만월은 윤희와 쥰의 마음이자 어떠한 열매의 맺음과 같은 결실로 보인다.
눈이 언제쯤 그치려나
쥰의 대사
그리고 영화 중반 마사코가 이 말을 하자 쥰은 아직 멀었는데 뭐 하러 그런 말을 하냐며 약간 힐난하며 말한다. 그러나 마지막에서 쥰은 마사코의 말을 동일하게 말한다. 마사코의 말처럼 어떤 기원 같은 것을 의미하는듯하다. 윤희에 대한 이야기와 생각을 계속하자 윤희를 만나게 된 것과 같이 그녀의 삶과 생각이 변했음을 보여준다. 그리고 이것은 만월과 더불어 때가 이르면 또다시 윤희와 쥰은 마주할 것임을 보여준다.
앞서 프리뷰에서 말한 것처럼 나는 퀴어 영화를 싫어한다. 정서적으로도 상당히 좋지 않게 보고 특히나 PC사상이라는 올바름을 강요하는 사회에 질리기도 해서 더욱 그렇다. 그럼에도 이 영화를 칭찬하는 건 배우들의 눈부신 연기와 그들이 무조건 옳다고 하거나 평범한 사랑인 것처럼 보여주지 않아서 그렇다.
뭐든 더 이상 참을 수 없어질 때가 있잖아
쥰의 대사
그리고 그런 주제를 떠나서도 영화 자체로도 의미하는 게 많고 해석할 거리도 나름 있어서 좋은 영화였다. 물론 줄거리를 알았다면 보지 않았을 영화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것을 느끼게 한 작품이다.
추신, 나도 네 꿈을 꿔
윤희의 편지 마지막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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