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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리뷰 전 떠들기
요즘은 많이 게을러져 내려놓은 영화 리뷰이지만 그럼에도 나의 원칙은 항상 있었다. 바로 어렵지 않게 쓰는 거, 타인을 뭐라 하고 싶은 건 없지만 영화에 칸트의 자유론이 나오고 이기론이 나오며 무슨 ~주의가 나오기 시작하면 당장에라도 뒤로 가기 버튼을 찾는다. 물론 깊은 고뇌와 사색일수록 영화를 잘 이해하는 하나의 수단이지만 좀 더 범용적이면서도 읽으면서 자연스레 깊어지는 이해를 추구하는 바이다.
그런면에서 이 영화는 영화의 이야기와 주제 자체로 나와 뜻을 같이한다. 네 명의 친한 친구, 세명은 부유한 커플이지만 문제가 있고 한 명의 솔로 친구 또한 개인의 문제로 삶이 평탄치 않다. 이야기 자체로 부유한 사람이나 가난한 사람이나, 커플이나 솔로나 모두 문제를 가지고 있고 그것을 해결하는 방법은 각자에게 주어짐을 말하는 영화이다. 좀 더 깊게 그리고 쉽게 영화 <돈 많은 친구들>을 리뷰해 본다.
영화 정보
돈 많은 친구들(Friends with Money)
드라마/미국/87분
15세 관람가
2006년 개봉
감독:니콜 홀로프세너
주연:제니퍼 애니스턴, 조앤 쿠삭, 캐서린 키너, 프란시스 맥도맨드
시놉시스- 네 명의 친구들
간략한 줄거리
오랫동안 우정을 쌓아온 4명의 여자친구 올리비아, 제인, 크리스틴, 프래니. 4명의 친구 중 유일한 싱글인 올리비아(제니퍼 애니스턴)는 자신이 가르치던 부유층 학생들에게 모멸감을 받고 선생님 일을 그만둔다. 생활고에 시달리던 그녀가 새로 찾은 직업은 가정부! 그러나 그녀의 친구들은 번듯한 직업을 놔두고 가정부 일을 하는 그녀가 이해되지 않는다.
성공한 의상디자이너 제인(프란시스 맥도먼드)은 일상의 모든 것들이 귀찮고 사소한 일에도 화가 나고, 남들 기분을 상하게 하기 일쑤다. 그녀의 문제는 도대체 무엇일까? 남편과 공동 각본가로 활동하고 있는 크리스틴(캐서린 키너), 시나리오 집필 문제로 남편과 사사건건 충돌하면서 결국 결혼 생활까지 위기에 빠진다.
그녀는 이 난관을 어떻게 해결할까? 네 명의 친구 중 가장 문제가 없어 보이는 프래니(조앤 큐색), 그러나 그녀 또한 남편 맷과의 관계에 의문을 갖기 시작하는데. 그녀들의 문제를 해결해 줄 수 있는 건 무엇일까? 사랑, 우정, 혹은 돈?
결말 및 해석-문제에서 눈을 돌리지 말기를
내 맘대로 떠들기
결국 올리비아는 남자 마티를 만나고 친구들과의 모임 후 어수룩하고 일도 안 하는듯한 그는 자신이 유산을 받아 부자라고 말하고 올리비아는 마티와 가까워지며 미래를 꿈꾸며 자신들에게 문제가 있음을 고백하며 영화는 결말을 맺는다.
괜찮아요, 나도 완벽하지 않은걸요
대인관계의 문제가 있다는 마티의 이야기에
영화의 해석은 사실 크게 깊지 않다. 인간은 누구나 이성적으로는 문제들을 마주 보고 해결해나가야 하지만 감정과 여러 가지 관계들에서 발생할 문제들에 대해서 두려워하여 앞으로 나 가아지 않음을 차갑고 냉정하게 영화는 바라본다,
특히나 올리비아는 선생님을 그만두고 가정부를 하며 유부남과의 바람을 잊지 못하고 계속해서 거기에만 매달린다. 그리고 모든 것을 돈으로 생각하며 친구들 관계에서도 문제를 발생시킨다. 이 영화가 실질적으로 더욱 냉혹한 것은 올리비아를 이끌어 올린 건 본인이 아닌 바로 마티라는 것이다.
나 사실 부자예요
마티는 물질적으로 풍요하여 일도 안 하고 산다. 대화가 잘 통하고 서로를 사랑한다 해서 올리비아는 더 나은 삶을 쉽게 살 수 있었을까? 중간에 나오는 트레이너 마이크와의 관계하는 장면에서 유난히 눈을 마주치기 위해 노력하는 것에서 보면 그녀는 감정을 공유하고 싶은 느낌도 크겠지만 결국 결말에서 그녀가 자신에게 문제가 있음을 온전히 공유하게 하는 건 마티의 부유함으로 보인다.
제인은 올리비아와 다르게 모든 것을 다 가져서 지루하고 싫증난 상태이다. 평탄한 삶에 더 나아질 것도 더 나빠질 것도 없는 그저 그런 삶. 올리비아는 그런 제인을 부러워하지만 그녀는 늪이라도 빠진 듯 계속해서 허우적댄다. 그리고 그것을 불만으로, 또는 머리를 감지 않는 것으로 표현한다.
세상엔 옳은 일과 그른 일이 있단다. 나이가 들면서 뭐가 옳고 그른지 알아가는 거지.
그런데 어른들은 왜 옳은 일 하기를 주저하는 거죠?
안다는 것과 행동하는 것은 별개의 문제니까.
제인과 아들의 대화
세상과 자신까지도 싫증이 난 그녀는 모든 것이 그저 싫기만 하다. 그러나 마지막 남편 아론과 돌아오는 차 안에서 아론은 그녀의 모든 것을 칭찬하며 그녀가 이 모임에서 가장 예뻤다고 말해준다. 그것이 진실이건 아니건, 아니 솔직히 말하자면 속이 뻔히 보이는 칭찬이더라도 그건 그녀를 웃게 만든다. 따분하고 지루한 인생을 살아가는 이유는 사실 주변의 날 웃게 만들어 주는 사람들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크리스틴을 보면 결국 남편과 이혼한다. 둘의 문제는 바로 소통이다. F와 T의 전형적인 부딪힘이랄까. 나도 T여서 남편이 하는 말들이 이해가 되지 않는 건 아니다. 다만 적어도 사람끼리라면 해야 할 걱정이나 보살핌 그리고 위로가 없다. 크리스틴은 그저 따뜻한 말 한마디를 바란 것뿐인데 그는 끝까지 변화가 없다. 제인의 남편 아론과는 완전 딴판이다.
방금 팔을 데어서 나 자신한테 괜찮냐고 물어본 거야
당신이란 사람은 못하는 거지
마음이 참 아픈 크리스틴의 대사
결국 크리스틴도 자신이 화상을 입었음에도 불구하고 괜찮냐고 묻지 않는 남편을 보면서 문제의 핵심을 바라본다. 그동안은 그저 넘겼던 것들을 돌아보며 자신이 문제가 아니고 그의 비인간적인 부분이 확연한 문제였음을 알게 된다. 그리고 그와 이혼하며 자신의 사무실을 갖는다. 거기에는 물론 그녀의 작은 아픔에도 괜찮냐고 물어봐주는 직원이 있다. 그리고 그녀는 웃는다.
이 영화가 전체적으로 너무 마음에 드는 것은 냉정하고 딱딱한 시선으로 그들을 바라본다는 것이다. 물론 마지막 결말장면의 올리비아와 마티의 대사와 프레임은 어딘가 따뜻한 느낌이 들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러 방면에서의 다양한 사람들의 문제들을 보여주고 또 그들만의 방식으로 서로를 위로해 주는 모습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물론 올리비아와 마티처럼 돈이 중간에 큰 역할을 하는 것도 사실적이라 눈에 들어온다.
가끔씩 모여서 이야기를 나누지만 이제는 쉽사리 예전처럼 만나기 어렵거나 그냥 편하게 통화하는 사이가 아니게 된 나름의 찐친들을 생각해 보면 이 4명의 친구들이 얼마나 서로를 아끼고 위하는지 다시금 보이게 되는 영화이다. 솔직히 말하면 서로를 비난하고 남편이 게이라며 험담을 하기도 하지만 글쎄.. 사실 40을 바라보거나한 나이에 저렇게 모여 이야기를 나눈다는 것만으로도 이미 친구라는 역할은 충분히 차고 넘치는 게 아닌가 싶다.
다양한 인간 군상과 차가운 시선 그리고 친구들을 생각나게 하는 것까지 영화의 깊이나 해석으로는 크게 말할 것이 없어도 그냥 4명의 인간의 삶을 바라보는 일종의 인간극장과 같은 영화가 아닐까 싶다. 추천은 아니지만 비추천도 아닌 작품
그냥 지겨운 거야, 어떻게 될까 뭐 이런 기대 같은 게 없어.. 이놈의 멋진 인생말이야.
거기서 당신이 가장 예뻤어.
좋은 말을 건네주세요 사랑하는 사람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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