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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리뷰 전 떠들기
얼마 전 논란이 되었던 사건, 윌스미스의 크리스록 아카데미 뺨 사건이 있었다. 그런데 이 사건전에 크리스록은 본인이 백인과 흑인의 인종차별에 대한 스탠드업 코미디로 차별이 옳지 않다는것을 말했던 사람임에도 불구하고 그 전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아시아계 아이 세명을 보고 미래의 회계사라며 오히려 인종차별적인 발언을 해 논란을 일으켰다.
솔직히 인간은 본인과 다르게 생긴것들을 그닥 좋아하지 않는다. 나도 나와 다른 피부색을 가진 사람들에 대한 선호보다는 거리감이 느껴지는게 사실이다. 그래도 이러한 이유로 누군가를 차별하거나 괴롭히는건 전혀 다른 이야기이다. 여기 인종차별에 대한 이야기를 폭넓으면서도 세밀하게 비춰준 이야기가 있다. 땅속깊이 박힌듯 박혀있는 인종차별과 사람들에 대한것을 대지에 비유한 영화<치욕의 대지>를 리뷰해본다.
영화 정보
치욕의 대지(Mudbound)
드라마/미국/134분
청소년 관람불가
2017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놉시스
간략한 줄거리
-묶여있는 그들의 삶
노처녀로 늙어가는중에 만난 헨리, 로라는 헨리와 결혼해 자식을 낳고 부인이자 어머니로서 최선을 다해 살아간다. 그러던 어느날 헨리가 자신의 꿈이라며 농촌으로 이주를 결정하지만 집을 사기당해 농장의 우울해보이는 다 낡은 집에서 씻는것을 가릴곳도 없이 살아간다. 그러던 와중에 전쟁이 터지고 헨리의 동생 제이미는 공군으로 떠나고 농장에서 소작농을 하는 헵의 아들 론셀또한 전차병으로 입대한다.
헵의 가족은 인종차별주의자인 시아버지는 항상 헵과 그의 가족을 무시당하고 욕을 먹는다. 헨리는 그들에게 시비를걸거나 하지는 않지만 그들을 무시하는 언행과 백인 우월주의를 조금씩 나타내며 농장이 잘되는것만을 우선시하며 로라와 그 자식들을 제대로 챙기지 않는다. 그렇게 끝나버린 전쟁, 제이미와 론셀은 각각의 집으로 돌아오는데 론셀은 알고는 있었지만 인종차별을 다시 겪으며 오는 고통과 사랑하는 여인을 두고 온 슬픔으로, 제이미는 전쟁의 후유증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계속 고통스러워한다.
이런 이유로 제이미와 론셀은 점차 가까워지고 술과 담배를 하며 전쟁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며 친구가 된다. 하지만 론셀은 떠나온 독일여자에게 생긴 자식때문에 괴로워하고 제이미는 전쟁의 후유증으로 술이 없으면 버티질못해 농장일을 자꾸 망치게된다. 결국 보다못한 헨리가 그를 나가라하고 론셀과 제이미는 각각의 이유로 집을 떠나려 하지만 아버지가 끌고온 KKK단이 론셀을 잡아가며 모든것이 엉망이 되기 시작하는데..
결말 및 해석, 리뷰
내 맘대로 떠들기
-진정한 치욕은 무엇인가
론셀은 결국 그들에게 잡히고 제이미는 론셀이 당하는것을 지켜본다. 제이미의 아버지는 제이미에게 론셀의 중요부위와 눈, 그리고 혀 중에 고르라며 압박하고 제이미는 혀를 고른다. 혀가 잘린채로 간신히 목숨을 부지한 론셀을 본 헵과 가족들은 분노에 휩싸인다.
제이미는 더욱 큰 충격으로 결국 잠든 아버지를 죽이고 로라에게 말하나 로라는 이를 덮어준다. 출장갔다 돌아온 헨리와 제이미는 론셀의 일로 충격을 받아 떠나는 헵의 가족들에게 도움을 받아 아버지의 관을 묻고 제이미는 떠난다. 론셀은 결국 독일의 사랑하는 여인을 찾아가 그녀와 자식과 재회하며 영화는 결말을 맺는다.
뭐랄까 요즘 골라서 본 영화들은 생각보다 강렬하게 다가온다. 특히나 이 작품<치욕의 대지>는 보는 관객이 느낄 정도로 강력한 치욕을 농장이라는 저주받은 대지의 위에서 사실적이고 참혹하게 보여준다.
형은 자신이 원하는일은 반드시 이루어질거고 동생은 자신을 배신하지 않을것이라는 확신을 하는 사람이다.
제이미의 독백
이 영화를 해석하기위해서는 역시나 캐릭터별로 해석하는게 좋을듯하다. 워낙에 복잡하게 얽혀있는 이야기이며 하나를 딱 나타내는게 어렵기도하다.
우선 헨리이다. 헨리는 그야말로 가부장적인 남자, 다만 폭력이나 그런것이 아닌 남자는 돈을벌어 가정을 이끄는것이 가장 중요한일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다. 그러나 이 특성은 농장으로 오며 변질된다. 가족을 위해 돈을 버는것이 아닌 그저 돈을 버는것이 우선이 되는것이다
내가 얘기 했잖아, 아니면 지금 얘기하는거야
농장으로 이사간다는 말을 던지고는
헨리는 굉장히 입체적인 캐릭터이다. 백인 우월주의를 가지고있지만 필요할때는 흑인인 헵에게 부탁도 할 줄알며 가부장적이지만 로라의 의견을 어느정도 수용한다. 그러나 돈에 빠져 그녀가 시아버지가 대놓고 보이는곳에서 목욕을 하는것도 신경쓰지 않는다.
로라는 굉장히 수동적인 캐릭터다. 노처녀로 살다가 그냥 그렇게 삶을 보내는것이 싫어 헨리를 받아들이고 꿈이나 그런거없이 그저 부인이자 어머니로 수긍하며 살아간다. 그러나 이 작품에서는 단순한 캐릭터는 없다. 수동적이지만 그녀가 옳다고 믿는것에서는 양보가 없다. 피아노를 버리지 못하게 하는것이나 몰래 금고에서 돈을 훔쳐 헵을 치료할 의사를 구해주는등 대담한면도 가지고있다. 물론 제이미에게 키스한것도.
내 세상은 좁았고 헨리는 겨우 이어가던 내 삶을 구해주었다.
로라가 헨리와 결혼하는 이유
로라라는 캐릭터는 양면적인 존재이다. 그러나 강렬한 이미지를 갖지는 못한다. 이런 이유로 로라는 헵의 부인인
플로렌스와 더불어 두 가정을 어느정도 완화시키고 이어주는 역할을 한다.
제이미는 전쟁의 참혹함을 나타내는 캐릭터이자 백인 우월주의를 부수는 인물이다. 그는 전쟁을 통하여 삶과 죽음의 기로에 서며 생명앞에서 인종이 중요하지 않다는것을 알게된다. 그리고 유색인종의 도움으로 살아난 그에게 다른 피부색은 아무것도 의미하지 않는다. 어쩌면 삶이라는 긍정적 의미를 가지고 있을수도. 제이미는 이러한 이유들로 론셀과 가까워지며 남들은 하지 않는 차량 앞좌석에 론셀을 태워준다.
6km상공에서 폭탄을 투하했다고. 길 도로 차 등은 잘보이는데 사람은 보이지 않아 거기서 보면 개미보다도 작다고
제이미의 폭격에 대한 대사
제이미는 사람을 죽였다는 죄책감과 전쟁에서 동료가 죽은것들로 상당한 정신적 충격을 받는다. 그렇기에 계속해서 술과 담배로 자신을 달래고 유일하게 조금 벗어나는게 론셀과의 대화이다. 백인 우월주의를 나타내는 여러 시대적 배경에서 론셀은 충격들을 버텨내는 반면에 제이미는 상대적으로 더 약한 모습을 보여 인종차별이 말도 안되는것임을 보여준다.
론셀은 처음부터 끝까지 강인한 캐릭터이다. 군대에서는 죽을 위기에서도 남을 구해주고 돌아온 미시시피에서는 자신의 신념을 나타낸다. 하지만 그것들이 결국 그에게 고통으로 다가온다. 치욕의 대지, 진흙탕이라는 제목들에서도 보이듯 그는 잘못한것이 없음에도 사과를 해야하고 혀까지잘리며 폭행을 당하는 고통을 받아야만한다.
저희는 히틀러와 독일군을 무찔렀습니다. 여기서 여러분이 무사히 지내시는 동안요
정문으로 못다니게하는 헨리의 아버지에게
그러나 위에서도 말했듯 그는 강인하다. 그 어떤 폭언과 폭행도 그를 바꿀 수 없다. 제이미는 무너져 각종 사건을 일으키지만 론셀은 자신에게 다가온 그 모든 고난들을 이겨내고 다시 독일로 가 사랑하는 사람과 자식을 모두 만난다. 함께 치욕의 대지에 있었지만 이를 극복한건 론셀이다.
영화의 원제는 ‘MudBound’이다. mud는 진흙과 진창을 말하기도 하지만 악의적인 비난, 욕설등을 의미하기도 한다. bound는 얽매여있다는 뜻으로 결국 진흙탕에(농장에) 얽매인 흑인과 백인을 의미로 해석된다. 백인은 전쟁과 돈에 얽매여 있고 흑인은 인종차별에 얽매여 살아간다. 결국 누구도 행복 할 수 없는 시대적 상황을 제목에 녹여낸것.
그외의 날들에서는 지독한 냄새가 났다
로라가 아이를 씻기며
흑인은 가지려할수도 없는 땅이고 가졌다 하더라도 총을 들고 위협하는 백인들에게 빼앗겨 권리를 주장하지도 못한채 노예와 다를바없는 소작농으로 살아간다. 소작농으로 사는게 치욕이 아니라 아무런 권리도 말도 할 수 없는 현실이 그곳을 치욕의 대지로 만드는것이다.
백인들에게는 다른 의미로 보인다. 그들은 그곳에서 노예를 부리는 왕처럼 다른 인종을 무시한다. 그러면서도 급할때면 그들에게 달려가 도와달라고 부탁한다. 같은 인간이면서도 오락가락하며 인간적인 권리를 자신들 마음대로 쥐었다 폈다한다. 이는 당시에는 치욕이 아니겠지만 돌아보면 일명 흑역사로 남아 그들이 흑인들을 강탈하고 노예로 부린것들이 그 시대와 삶이 있던 곳을 치욕의 대지로 만드는 것이다
넌 내 친구였어
제게도 친구였습니다
제이미와 론셀의 대화
그러나 치욕의 대지에 희망이 없는것은 아니다. 제이미와 론셀의 대화에서도 보이듯이 그들에게는 아직 치욕을 희망과 긍정으로 바꿀 수 있다는 요소들을 영화에 넣었다.
뻔히보이겠지만 그것은 공감과 사랑이다. 로라와 플로렌스는 자식을 키워보고 잃어본 사람으로 둘은 서로에게 공감하고 위로를 받는다. 제이미와 론셀은 전쟁의 참혹함을 같이 겪고 친애하는 동료를 잃은 아픔을 나누고 공감하는 사이가 되어 서로 친구라 부른다. 아픔을 나눈 공감으로 그들은 더 나은 관계의 기초를 밟게되는것이다
남편은 내가 비밀번호를 안다는것을 몰랐을것이다.
헵의 치료비를 빼돌리는 로라의 대사
그리고 론셀은 정말 끔찍한 사건을 당한다. 폭행을 당하고 혀가 잘려나간다. 그러나 그는 끝끝내 다시 일어나 독일로 향한다. 그곳에는 그가 사랑하는 사람과 자신의 자식이 살아있기에. 그는 포기하지않고 살아나 그 지옥같은 농장을 벗어나는 것이다.
정말 더 쓰고싶은 말이 많은 영화였는데 주저리주저리 자꾸 말이 안써져서 아쉽습니다. 앞선 <파워 오브 도그>리뷰처럼 축약해서 뜻을 잘 전달해야하는 복잡한 영화인데
그러지 못해서 아쉬움이 느껴질 정도로 많은것이 들어있고 또 느끼게 해준 영화입니다.
중간중간에 나온 소재들과 제이미와 로라의 관계등 더 쓸 부분은 많지만 위에 글을 보시고 영화를 감상하시면 대부분의 내용들은 들어오실거라고 생각합니다. 요즘 정치적 올바름이라는 일명PC라는것을 함부로 남용하는데 이런 영화야말로 진정한 올바름에 대한 생각을 심어주는 영화가 아닐까 합니다. 성인이라면 누구에게나 추천하는 영화입니다.
그리고 마침내 대서양을 다시 건널것이다
이번에는 전쟁 때문이 아니라
사랑을 위해서
론셀의 마지막 대사 결국은 해피엔딩이라는게 놀랍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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