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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영화 결혼 이야기 리뷰 결말 해석 가족으로 남아 서로를 마주하다

by YB+ 2024. 2.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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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리뷰 전 떠들기

결혼이란 나에게 늘 미지의 영역이었다. 어릴 적 나는 가난한 집에서 태어나 부모님이 도자기 공장을 운영하시며 주말 가릴것없이 계속 나가서 일을 하셨었다. 그리고 좁아터진 집에서 4인이 생활했고 결혼하자마자 형을 가지셨으니 신혼생활부터 우리에게 전달해 주시는 과거의 생활들은 요즘과 많이 다르게 느껴졌다. 남들보다 특출 나게 화목하지도 그렇다고 집안이 전쟁터 같지도 않은 평온한 삶을 살아왔기에 더욱 결혼과 신혼 그리고 그 생활은 어딘가 낯선 영역의 한 부분이었다.

그리고 이제 나도 30이 되어 누군가와 함께 살아갈 준비를 하고 있다. 지금도 주말부부와 다를 바 없는 삶을 살고는 있지만 곧 있으면 평생을 한 공간 안에서 살아가야 하는데 때로는 그것이 너무 기쁘기도, 반대로 내가 잘살아낼 수 있을까 하는 두려움도 급작스럽게 다가오기도 한다. 그렇기에 이 영화는 나에게 여러 가지 생각들을 심어주었다. 겉으로 보기에는 너무나 행복한 결혼생활을 하는 이들이 왜 이혼을 결심한 건지 또 그 안에서 누구보다도 원수로 보여야 할 둘이 여전히 부부 같은지도 새롭게 다가오는 것들이 있었다. 결국 결혼을 한다면 누구에게나 특별하고 동시에 누구에게나 평범하게 받아들여질 영화 <결혼 이야기>를 리뷰해 본다.

영화 정보

결혼 이야기(Marriage story)

가족/미국/137분

15세 관람가

2019년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놉시스

간략한 줄거리

가난했고 문제가 많은 부모님 밑에서 자라나 결국 극단의 감독이 되어 살아가는 찰리와 게이 아버지와 푼수 어머니 사이에서 밝지만 나름의 고통 속에서 살다가 영화배우를 하다가 만나게 된 니콜, 둘은 아들 헨리를 낳고 남들이 부러워할 만큼 나름의 성공을 해나가며 행복한 결혼생활을 한다. 그러나 시간은 지나고 둘은 이혼을 하기로 한다.

아들 헨리를 데리고 뉴욕을 벗어나 LA로 온 헨리와 니콜, 이혼을 결심한 둘은 서로가 변호사 없이 대화로 풀어나가서 원만한 이혼을 하기로 약속하지만 우연히 변호사 노라를 만나게 되면서 찰리와 법적인 다툼을 만든다. 이혼은 결심했지만 아내를 믿고 있던 찰리는 아들을 LA에서만 봐야 할 상황에 더해 심지어는 원할 때 아들을 보지 못할 것이라는 노라의 전화에 급히 변호사를 선임한다.

 

다행히 연극으로 상을 받아 재정적 부담은 줄었지만 만만치 않은 변호사 비용과 아들을 만나러 오는 비행기값이 계속해서 그를 압박한다. 찰리도 그 와중에 기존의 잘 협의되던 이혼을 변호사를 바꾸면서까지 헨리의 양육권을 주장하고 가족과 헨리는 그 사이에 끼어 괴로워한다. 계속되는 비용문제로 둘은 결국 서로를 마주하고 대화로 풀어보려던 둘은 결국 다시금 장벽에 가로막힌 듯 서로에게 해서는 안 될 말들을 쏟아붓는데..

결말 및 해석, 리뷰

내 맘대로 떠들기

-칼로 물을 베어도 힘은 든다

찰리와 니콜은 서로에게 험한 말들을 쏟아붓고는 울며 서로를 안아준다. 그리고 각자의 일상으로 돌아가는 둘, 둘은 결국 원만한 합의를 한 뒤 이혼한다. 그리고 얼마 후 다시 핼러윈을 맞이하여 LA로 건너간 찰리, 그곳에서 그는 니콜의 진심이 담긴 자신의 장점을 적어놓은 글을 보게 되고 눈물을 흘리며 사랑을 깨닫는다. 니콜은 자신이 헨리를 볼 수 있는 날임에도 찰리에게 헨리를 보라고 하고 떠나는 찰리의 신발끈을 묶어준다. 그리고 각자 자신의 위치로 떠나며 영화는 결말을 맺는다.

예로부터 부부싸움은 칼로 물 베기라는 말이 있다. 결국은 싸우거나 지지고 볶아도 다시 하나가 될 것을 의미하는 말인데 요즘은 진짜 서로를 베어버리거나 다시는 합쳐지지 않게 물을 나눠버리는 경우가 많아서 요즘에는 어울리지 않는 속담이라 하겠다.

완벽한 사랑, 완벽한 관계는 없다

그러나 영화는 이런 냉혹한 현실을 비추는 것이 아니다. 서로 갈라져도 함께하고 사랑한 시간만큼 서로를 아끼는 것이 가능함을 보여준다. 누구보다 사랑했던 이를 잊어버리는 건 불가능하므로.

영화는 많은 것들의 의미하고 또 보여준다. 먼저 둘을 자세히 보면 이미 이혼을 진행 중임에도 누구보다도 부부 같은 모습을 보여준다. 오랜만에 만났음에도 자연스레 키스로 인사하며 아들의 이야기를 나눈다.

똥 싸는 걸로 상 주지 말라고 했잖아

찰리가 니콜에게

정말 별거 없는 아이의 일을 나누는 이 대사에서 나는 그들이 여전히 가족이자 부부로 살아가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그러나 이렇게 사소한 것을 나누는 사이임에도 정말 중요한 자신의 내면들을 나누지 않는다.

그들은 서로에게 내면을 드러내지 않는다. 처음에는 니콜이 단순히 마음이 변해 변호사를 고용해 찰리를 괴롭게 만든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날수록 니콜의 마음은 그게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니콜은 그와 살았던 시간들을 사랑했지만 그 안에 살아있는 자신의 이야기를 아무도 심지어는 남편도 들어주지 않아 홀로 마음이 썩어 들어가고 있던 것이다. 그리고 변호사를 고용하던지 이혼을 하던지 그녀는 단순히 그에게 자신의 이야기를 전해주고 싶었을 뿐이다.

 

난 결혼 생활을 유지하고 싶었어

난 이미 졌다고!

내가 당신을 더 많이 사랑했잖아

찰리와 싸우면서

누구보다도 외적으로는 선하고 듬직한 남편이고 가족에게도 잘하지만 정작 가장 가까이하고 마음을 알아줘야 할 남편은 자신의 핸드폰 번호도 모르고 그녀가 진심으로 원하는 것을 모른다.

찰리는 헌신적이다. 아들 헨리에게도 그리고 극단에게도, 영화의 초반부를 보면 찰리는 정말 멋진 남자로 나온다. 누구에게나 친절하고 심지어 극단의 막내까지도 직접 챙기며 하나하나 모두를 케어한다. 그러나 아내에게는 어째서인지 뻔히 보이는 거짓말을 하며 이혼하는 도중에도 그녀에게 연기지적을 한다. 그가 나눠야 할 것은 그것이 아님에도

찰리는 인정하지 않았어요. 날 독립적인 인격체로.

찰리는 내가 보기에도 이기적이다. 자신의 것들을 아끼지만 그것은 모두 자기 손 안에서 온전히 움직여줄 때만이다. 아들과의 보드게임에서 졌다고 욕을 하고 아내가 자신과 잠자리를 갖지 않자 다른 여자와 잔다. 거기에 경쟁심까지 강해 다 끝난 이혼 소송을 결국 법적분쟁으로까지 만들어버린다.

물론 그만의 행복한 삶을 살았던 찰리에게 니콜의 이혼요청은 충격적이었을 것이다. 니콜 자신마저도 행복한 삶이라 여겼으니까 그녀의 그러한 행동은 배신감마저 들었을 것이다. 이 영화의 무서움은 두 사람 모두 다 밖에서는 헌신적이고 열정적이며 남들에게 인정받는 좋은 사람들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서로를 마주 보고는 서로의 마음에 비수를 날리는 잔인함을 드러낸다.

당신은 이기적인 데 너무 익숙해져서

이제 당신이 이기적인지도 모르고 있어!

진짜 재수 없다고!

나는 헨리만 아무 이상 없다면 교통사고로 당신이 죽었으면 좋겠어!

찰리와 니콜의 비수

그들이 적은 서로의 장점은 무수히 많다. 한 페이지로 모자랄 정도로, 그러나 둘은 결국 이혼을 결심한다. 평생을 붙어있고 사랑해도 도저히 용납할 수 없는 한 가지의 단점 때문에.

물론 영화가 이렇게 끝나면 상당히 암울하기만 할 것이다. 그러나 둘은 싸움 이후에 서로의 진심을 알게 된다. 찰리는 니콜이 죽었으면 좋겠다는 폭언을 날리자마자 미안하다며 주저앉아 운다. 그리고 니콜은 그런 그를 안아준다. 찰리는 그 말을 원하지 않았고 내뱉는 순간부터 자신을 끔찍이 싫어할 이유를 만들 말을 내던진 것이고 니콜은 그의 진심이 그것이 아닌 것을 알고 그의 말로 인해 괴로워할 것은 자신이 아니라 찰리임을 알기 때문에.

미안해

폭언을 한 찰리가 울며

그리고 다시 한번 둘은 서로를 이해한다. 바로 헨리가 꺼내든 니콜이 찰리의 장점을 적은 종이를 보게 되면서. 찰리는 그 종이를 읽으며 하염없이 운다. 자신이 사랑하는 여자가 자신을 어떻게 사랑했는지 알았고 그런 그녀의 말을 들어주지 않은 것을 자신이었기에. 니콜은 울며 그녀의 종이를 읽는 그를 바라보며 느낀다. 그는 단지 조금 이기적이었고 몰랐을 뿐 여전히 자신과 가족을 사랑하고 있음을.

그리고 니콜은 찰리에게 헨리와의 하루를 더 선물해 준다. 니콜의 화해메시지이자 서로를 인정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장면이다. 그리고 기꺼이 무릎을 꿇고 그의 신발끈을 묶어준다. 이혼하고 떨어져 살지만 괴로움과 서로에 대한 배신감과 슬픔을 걷어내 보면 여전히 그들은 마음속으로 부부이고 서로를 가족으로 사랑하기에.

누구에게나 추천하는 아름다운 명작.

날 너무 필요로 하는 사람

날 너무 잘 아는 사람

충격으로 날 마비시키고

지옥을 경험하게 하는 사람

그리고 살아가도록 날 도와주지

내가 살아가게 하지

날 살아가게 만들고

날 혼란스럽게 하지

찬사로 날 가지고 놀고 이용하고

날 변화시켜

하지만 혼자는 혼자일 뿐

살아가는 게 아니야

찰리의 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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