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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리뷰 전 떠들기
세상에는 나와는 너무 다른 성격과 행동 그리고 가치관을 가진 사람들이 너무 많다. 아니, 많다고 할 정도가 아니고 나 빼고는 다 다른 사람들이다. 사회에서 요구되는것들이 비슷비슷해서 겉으로보면 다들 똑같아 보일수도 있지만 가까이 들여다보면 모두가 완전히 다르다. 너무다 당연한 이야기이고 이해하면서 살아가야할 사회의 기본이다.
그러나 역시나 이해하려해도 잘 이해가 안되는것들이 있다. 그중에서도 바로 거식증, 워낙에 음식을 좋아하고 잘먹는 사람이라 음식을 거부하고 씹는것조차 싫어한다는 그들의 상황을 잘 이해하지 못한다. 다큐같은곳에서는 그저 행동을 비출뿐 그들의 행동의 이유나 원인들은 대부분 의사가 대충 이렇다 말할뿐이다. 그러나 여기 그들이 어떤것들로 그와같은 행위들을 하는지 보여주는 영화가 있다. 물론 모든게 같을 순 없지만 조금은 더 나은 방향으로 이해할 수 있을것같다. 영화 <투 더 본>을 리뷰해본다.
영화 정보
투 더 본(To The Bone)
드라마/미국/107분
15세 이상 관람가
2017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놉시스
간략한 줄거리
-음식으로 삶을 거부하는것
음식을 거부하며 살아가는 앨런, 그녀는 치료시설과 병원을 전전하며 여기저기서 치료를 받으려하지만 그녀의 날카로운 말들과 바뀌지 않는 상황으로 결국 집으로 돌아온다. 집에는 수다를 쉬지않고 가슴에 박히는 말을 아무렇지 않개 하는 새엄마와 자신을 진심으로 아껴주고 걱정해주는 새엄마의 딸이자 자신을 언니라 불러주는 여동생이 있다. 그녀는 다시금 치료시설을 찾아가고 그곳에서 베컴박사를 만난다.
자신을 꿰뚫어보듯 아는 베컴박사와 다른 의사들과 달리 통쾌한 그의 말에 앨런은 다시 치료시설로 들어간다. 여타의 치료시설과는 달리 규칙만 지키고 그저 안에있는 인원들과 함께 지내며 점수를 얻어 더 나은 생활을 하는 다소 독특한곳이다. 그곳에서 그녀는 임신한 여인 메건과 발레를 하다가 무릎이 다쳤지만 어딘가 밝은 루크라는 유일한 남자아이 외에 여러명의 거식증 환자들과 생활하게 된다. 처음에는 별다를거없는 생활에 그녀에게 변화가 없지만 점차 가까워지는 시설의 인원들과의 공감으로 그녀는 조금씩 변하기 시작한다.
그리고 루크와 점차 친해지고 루크는 점점 앨런에게 다가온다. 앨런도 그를 마음에 들어하고 둘은 점차 가까워진다. 그러던 어느날 메건이 아이를 유산하게 된다. 노력했지만 계속해서 음식을 토하면서 몸무게를 줄이는 등 해서는 안될 행위로 아이를 잃게 된 것. 얼마 후 루크는 앨런에게 고백하는데 앨런은 두려움에 루크를 밀어낸다. 건강을 되찾아가던 앨런은 결국 영양관을 몸에 심어야 할 정도로 몸이
악화되고 치료시설을 나와 집으로 가던 중 쓰러져버리는데..
결말 및 해석, 리뷰
내 맘대로 떠들기
-사랑과 용기라는 치료제
앨런은 몇번씩 위기를 겪으며 결국 그녀의 레즈비언인 친엄마를 찾아간다. 완전히 죽어가는 앨런을 보며 친엄마는 식사 이후에 찾아가 자신이 앨런이 어릴때 산후우울증으로 앨런을 신경쓰지 못했음을 고백한다. 그리고 앨런을 품에안고 우유를 먹여주며 둘은 가슴속 응어리들을 풀어낸다.
엄마, 우유를 먹여주세요
앨런이 울며
하지만 앨런은 다시금 저녁에 먹은 우유의 칼로리를 태우려 무작정 걷기 시작하고 결국 쓰러지는데 그녀는 그곳에서 환상을 본다. 나무위에서 너무나 건강하고 혈색이 도는 자신과 그 옆에서 자신에게 사랑을 고백하는 루크 그리고 밑에는 처참하게 말라버린 자신이 있다. 결국 그녀는 자신을 인정하고 베컴박사가 줬던 시처럼 석탄을 삼키며 용기를 얻는다. 환상에서 깨어난 그녀는 다시 집으로가 새엄마와 동생과 인사하고 치료시설로 들어가며 영화는 결말을 맺는다.
영화에 대해 이야기해보면 앨런을 결국 자신의 그림으로 인해 죽은 소녀와 그 소녀의 죽은 사진을 보내 온 일로 거식증을 앓게 된다. 그러나 단순히 거식증이란건 나같은 일반인이 보기에 답답한 병이다. 그저 먹고 소화시키면 될 일이라고 생각하지만 영화를 보니 실상은 그렇지 않다. 그들에게는 정말로 석탄을 삼키는것과 같은 용기가 필요한일이다.
사람의 감정은 작은 일상에 동요한다.
아이의 첫걸음마는 지각변동만큼 놀랍고
자전거를 처음 타고 거리에 나가거나 도로를 질주하면 세상을 다 가진 것만 같다.
누군가 자신을 뚱뚱하다거나 이상하다고 손가락질하면 순식간에 절망에 빠져
비난을 독약처럼 삼키고 아무렇지 않은 척 한다.
독약이 총알이 되어 자신을 향해 날아와도 튕겨내기는커녕 모자로 심장만 겨우 가린다.
나약한 자신을 어루만질 용기가 없기 때문이다. 용기를 내는 건 석탄을 삼키는 것만큼 힘들다.
앤 색스턴의 시
결국 그녀는 어머니와의 내면적 화해와 루크의 사랑으로 용기를 받아들이면서 진짜 자신의 모습을 보고 변화를 결심한다. 결국 환상은 그녀를 살게해주는 매개체가 된 것이다.
여기서 그녀가 다시금 새 삶을 살아갈 수 있게 만든 사랑과 가족은 사실 그녀의 병을 키우는 가장 중요한 요소였다. 거식증을 앓게된건 그녀의 의지가 아니다. 그녀는 그저 죄책감에 사로잡혔던것이고 거식증으로 인해 자신의 목숨을 버리려하는것이 아니다. 누구보다도 살고싶지만 살아서는 안 될 죄책감이 그녀에게 음식을 거부하게 만드는 이유가 되는것이다.
난 사람이 아니라 골칫덩어리 였네요, 내가 다 미안해요
가족 상담 중 앨런이 하는 말
가족중 누구도 그녀를 싫어하거나 병이 낫기를 원하지 않는 사람이 없다. 그러나 누구도 앨런을 이해하지 못한다. 그나마 괜찮은건 여동생인데 오로지 걱정으로 자신의 마음을 내비친다. 하지만 다른 가족들은 다르다. 아버지는 오지도 않고 새엄마와 친엄마 모두 그녀에 대해 함부로 말한다. 뭐가 문제라느니 삶을 살고싶지 않는것이라고 말하고 자신을 자꾸 이상한 사람으로 만들며 그 때문에 고통받는다고 말한다. 가뜩이나 커진 죄책감으로 병을 앓는 그녀에게 더 큰 죄책감을 얹어주는것이다. 가족의 말은 날카로운 칼이 되어 점차 그녀를 잘라낸다.
여기까지가 영화의 짧은 해석이였고 영화 자체를 들여다보면 상당히 잘만든 영화이다. 스토리는 사실 거식증이라는 특이한 병을 소재로 만들었지 이야기는 가족과 사랑으로 인해 다시금 용기를 얻고 의지를 보이며 끝나는 여타 영화들과 다르지 않다. 다만 그 과정이나 내밀한 부분들을 잘 비춰줘서 전혀 지루하지않고 몰랐던 부분들을 이해 할 수 있게 된다.
너한테서 빛이 나는거 알지?
루크가 앨런에게
베컴박사의 치료 방법은 모르는 내가봐도 참 대단하다. 우선 정해진 규칙속에서 점수를 얻고 더 나은 생활을 보장받는다. 유치원도 아니고 너무 수준낮은거 아니냐고 생각할수도 있지만 어찌보면 가장 직관적이고 와닿는 방법이 아닐까 생각한다.
그리고 다른 치료인 살아있음을 느끼게 해주는 인공적인 비를 맞게하는 장면은 이 영화의 백미이다. 루크는 꿈이였던 춤을 추며 온몸으로 자신이 살아있음을 느낀다. 근래 많은 영화를 봤지만 가장 압도적인 장면이였다고 느꼈다.
인생이 쉬울거라 생각하지마.
누군가가 너를 구원해줄거라고 기대하지마
어려운 상황에 당당히 맞서야 해!
그러면 믿을 수 없이 멋있는 인생을 살게 될거야
베컴의 조언
솔직히 키아누리브스 배우가 아니라 누가 나왔어도 큰 문제는 없을것같은 역할이라 생각했지만 이 대사를 내뱉는 순간 아 이래서 큰 비중이 없는 이 캐릭터를 맡았구나 하는 느낌이 들었다. 누구보다도 진중하고 진심으로 앨런에게 하는 조언의 느낌이 들었다.
여전히 나는 거식증을 이해하지못한다. 그러나 누군가에게는 다 이유와 문제들이 있고 그것들은 내가 그들 자체가 되지 않는한 절대로 온전히 이해 할 수 없다. 나는 태생이 T의 성향을 갖고 태어나 논리적으로 무언가를 이해하려 하지만 무언가를 논리적으로 바라보지 않는게 오히려 이해를 위한 바탕이 될 수도 있음을 조금 느끼게 된 영화라고 생각한다.
또,나는 하나님을 믿는 사람으로 고통속에 있으면 하나님을 찾는다. 그러나 영화나 드라마처럼 짠하고 하나님이 오시는것을 생각하지는 않는다. 다만 루크나 가족처럼 주위 어딘가에 나를 위로해주고 감싸줄 누군가를 항상 내 주위에 있게 하신다는 생각을 하며 살아간다. 그리고 그 생각은 항상 기적처럼 실제가 되어 내 주위를 맴돈다.
그러니 이 영화를 본 뒤 아직 남아있는 감성들을 끌어모아 이야기하고 싶다. 당신의 주위에는 당신을 진심으로 아끼는 사람들이 있고 언제나 세상은 당신이 변하기를 기대하며 모든 준비를 하고 있다고.
모두에게 추천하는 영화이다. 아 그리고 여기서 나오는 여주인공은 릴리콜린스이다. 우리가 아는 <에밀리 파리에 가다>시리즈의 그 예쁜 여배우 맞다. 역시 사람은 적당히 살이 있어야 하는것이 확 와닿는다.
이제 괜찮을거에요
진심으로 응원하게 되는 앨런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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