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에 본 드라마와 영화가 <랑종>, <악마를 보았다>, <지옥>등으로 대부분 다 끔찍하고 잔인해서 힐링용으로 무언가 차분한 영화를 보고 싶었다. 그렇게 넷플릭스를 탐험하다가 보게 된 <더 히어로> 늙은 남자의 이야기를 담고 있지만 무엇보다도 젊은 우리에게 와닿는 이야기로 인생의 방향과 기분 좋은 무언가를 전달해 준다. 힘든 삶 앞에 고통받고 있다면 당신에게 작게나마 힘을 줄 영화 <더 히어로>를 리뷰해 본다
영화 정보
더 히어로
드라마/미국/97분
15세 관람가
2018년 개봉
줄거리
#뻔한 것이 인생
왕년에 잘 나가는 서부극 스타였지만 지금은 일흔을 넘긴 백발의 노인 리 헤이든, 그는 매일을 술과 약으로 보내고 간간이 들어오는 과거의 명성덕에 생긴 보잘것없는 일들을 하면서 시간을 낭비하며 지낸다. 가족이라고는 이미 이혼해 버린 부인과 자신을 싫어하는 딸뿐이다. 그렇게 씁쓸한 하루를 보내며 살아가던 어느 날 그는 의사의 호출을 받는다.
큰 생각 없이 받았던 검사에서 췌장암 말기라는 충격의 선고를 받고 어찌할 줄을 모르는 리, 그는 이혼한 부인 벨을 찾아가고 딸도 만나지만 자신이 암이라는 얘기는 꺼내보지도 못하고 그나마 딸과 저녁약속만 잡는다. 한편 그는 약을 구하기 위해 공급책인 자신과 같이 과거에 드라마를 한편했던 제레미를 찾아가고 둘은 평소처럼 약에취한다. 그리고 갑자기 찾아온 한 여자
그녀의 이름은 샬럿, 그녀도 약을 구하기위해 제레미를 찾아왔고 짧지만 서로에게 대화를 하며 이상한 끌림을 받는다. 그렇게 또 하루가 지나가고 타코집에서 타코를 먹던 리의 앞에 다시 샬럿이 보이고 둘은 대화하며 다시 끌림을 받는다. 그리고 리는 자신의 서부극 ‘더 히어로’로 서부극 평생 공로상을 받게 되는데 그 자리에 샬럿을 초대한다.
샬럿과 리는 파티에 참여하고 공로상을 받은 리는 자신의 팬 다이엔을 불러 상의 기쁨을 나눈다. 그리고 술에 만취해 일어나 보니 다음날, 옆에는 샬럿이 누워있었고 리는 정신을 차릴 겸 커피를 마시러 나가고 곧이어 샬럿이 그에게 다가온다. 밤새 아무 일도 없었는지 묻는 리에게 사랑을 표현하는 샬럿, 둘은 사랑을 나누고 행복한 시간을 보낸다.
그렇게 잠시 후 핸드폰을 잃어버려 찾던 리에게 샬럿이 보라며 준 핸드폰에는 그의 공로상 수상장면에 여러 사람이 감동받고 많은 이들이 관심을 가지는 것을 확인한다. 곧바로 소속사에서 전화가 오고 여러 대본과 일거리가 쏟아져 들어오고 있다고 전해 듣는다. 그렇게 다시 영화일을 하기 위해 준비하는 리.
자신의 친구 제레미를 찾아가 대본을 들고 연습을 하기 시작한다. 맞상대를 해주던 제레미는 리의 연기에 감명받고 리도 자신감을 찾는다. 그리고 코미디언인 샬럿의 공연에 참석한 리, 그러나 샬럿은 그가 오는지 몰랐고 그의 늙음과 사랑을 나눴던 순간을 사람들을 웃기기 위해 희화화하며 말한다. 큰 충격을 받고 어찌어찌 찾아간 제작사에서 오디션을 보게 된 리, 하지만 그는 제대로 연기를 펼칠 수 없었고 화를 내며 미안하다고 말하고 뛰쳐나와버린다. 사랑하는 연인과 오랫동안 그리워했던 일에서 상처를 받고만 리. 그는 집에 돌아와 약과 술을 잔뜩 하고는 딸과의 약속도 잊은 채 잠들어 버린다.
일어나서는 모든 것이 망가져버렸다고 생각한 리, 그러나 사과를 하기 위해 샬럿이 찾아오고 그녀는 사과하며 자신이 리를 사랑하는 마음은 장난이 아니고 진심이라며 말한다. 리는 그녀를 받아들이고 그녀에게 자신이 암에 걸렸다 말한다. 시술을 해도 살아날 확률이 적다고 말하자 그럼에도 시술을 받고 가족에게 말해달라고 샬럿이 부탁한다. 그리고 리는 이를 약속하고 부인 벨을 찾아간다. 죽음을 앞에 둔 리는 과연 가족에게 모두 말하고 기울어져버린 삶을 다시 세워 행복한 삶으로 마무리할 수 있을 것인가.
결말 및 해석, 리뷰
#결정된 것은 아무것도 없다.
결국 리는 부인을 만나 얘기하고 딸을 만나서도 모든 걸 털어놓는다. 그리고 서로의 오해를 풀고 리는 삶의 가치를 느끼고 치료를 받기 시작하며 영화는 결말을 맺는다. 이렇게 그냥 다큐멘터리만큼 한 사람의 인생의 말기를 그저 보여주는 영화가 이렇게도 큰 감동을 주는지 정말 대단하다.
영화가 말하려고 하는 주제는 정확히 어떠하다라고 보여주지는 않는다. 그러나 영화의 초반부터 마지막 샬럿이 읽어주는 시까지 영화는 노년의 마지막을 빌미 삼아 우리에게 많은 조언을 던진다. 특히나 처음장면 론스타 바비큐 소스를 반복해서 녹음하는 장면은 인생의 단면을 말해준다. 녹음 감독은 리의 질문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좋은지 아닌지 아니면 어떻게 해야 할지 알려주지 않는다. 그리고 리는 나름의 변주를 하며 다르게 녹음한다. 아무도 어떤 것도 알려주지 않는 인생에서 우리는 나름의 노력을 하며 살아감으로 해석할 수 있다. 거기에다가 그저 수상소감을 말했던 리는 하루아침에 다시 그 영상으로 인해 스타가 되어버린다.
의도했건 아니면 의도하지 않았더라도 삶은 우리를 우리가 절대 알 수 없는 공간과 시간으로 불러들인다. 그러나 그 알 수 없는 공간과 시간 앞에도 우리는 분명히 해야 할 것을 알고 책임지며 나아가야 한다. 리에게는 그것이 가족에게 자신의 병을 말하는 것이었고 리는 샬럿의 용기를 전달받아 가족에게 말하고 마음의 짐을 내려놓는다. 여기서 이어지는 게 사랑이다. 샬럿은 리를 진심으로 사랑했고 마음에서 우러나온 조언을 해준 것. 그리고 그 사랑은 리를 자극시키고 가족에게 말함으로써 가족도 그리고 리도 진정한 사랑을 깨닫게 되는 것이다.
마지막 시 또한 우리에게 전달하는 것은 분명하다. 바로 체념하지 말 것을 당부한다. 노년의 마지막을 가고 있는 어떤 이나 젊은이, 아름다운 꽃과 여인 모든 것은 사라지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가지고 있는 친절함과 따스함 그리고 사랑이 인생의 무언가를 꽃피우고 따듯한 무언가를 남기므로 어떤 일의 실패나 마지막이라 하더라도 체념하지 말고 정진하라는 것으로 해석된다.
그렇게 마지막 장면 또다시 리는 바비큐 소스를 말하고 이는 인생은 끝나기 전까지 다시 알 수 없는 자신의 일을 묵묵히 걸어가야 함을 보여준다. 임의로 한 개인적인 해석이지만 이 영화를 보는 나이나 성별, 그리고 상황에 따라 다양한 해석이 가능한 영화라고 생각한다. 물론 분명한 것은 그 안에 따듯함이 있을 것이다.
사랑하는 이들을 땅에 묻으며 나는 체념하지 않는다 늘 그렇듯 앞으로도 그럴 것이고 아득한 옛날부터 늘 그래왔다.
현명한 이들, 사랑스러운 이들은 어둠 속으로 사라진다. 백합관을 머리에 쓰고 떠나지만 나는 체념하지 않는다
애인들과 사상가들은 흙으로 들어간다 단조롭고 차별 없는 흙먼지와 하나가 된다 당신이 느낀 것과 당신이 아는 것의 작은 조각 공식이나 글귀는 남지만 가장 좋은 것은 사라진다
답은 짧고 예리하다 정직한 모습 웃음, 사랑 그것들은 사라져 장미꽃을 피우는 데 쓰인다 우아하게 말려 있는 꽃 향기가 나는 꽃, 나도 안다 하지만 인정할 수 없다 세상 모든 장미보다 소중한 것이 당신의 반짝이는 눈이므로
무덤의 어둠 속으로 더 깊고 깊은 곳으로 다정하게 사라진다 아름답고 여리고 친절한 이들은 조용히 사라진다 현명하고 유쾌한 용감한 이들은 나도 알지만 인정할 수 없다 난 체념하지 않는다
마지막 샬럿의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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