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오랜만의 영화 해석 글이다. 앤 해서웨이 주연이라 본 영화인데 강렬한 느낌의 작품이라 끝까지 완주 할 수 있었다.
영화는 오랫동안 죽은 엄마로 인해 모든것을 상실한 경찰서장이었던 아버지 밑에서 정서적 학대를 받고자란 아일린이 교도소에 근무하던 어느날 새로 부임한 심리상담가 레베카와 마주하며 벌어지는 사건이다.
이 밑에는 스포가 가득하니 안보신분들은 보고오시기를. 그리고 아일린인지 에일린인지 명확히 영화 이름이 좀 그렇다..
레베카는 대부분의 경우 밝은색 옷을 입는다. 레베카는 무채색계열의 옷을 주로입는 아일린과 정반대의 성향과 인생을 살아간다. 대학도 밝히지 않고 어느과인지, 어떤 점수로 졸업했는지도 모르는 아일린과 달리 하버드 명문대 타이틀을 걸고 강렬한 금발머리를 한 레베카는 아일린에게 동경의 대상이다.
우선 이 이야기를 이해하려면 욕망에 대한 이야기를 알아야한다. 이 작품에서 주요 캐릭터들은 각각의 욕망을 각자의 방식으로 표출하려한다.
아일린의 아버지는 경찰서장이었지만 아내가 죽으며 인생이 망가져버렸다. 그는 아무런 잘못도 하지 않았지만 인생이 망가졌고 그 억울한 욕망을 술과 총, 그리고 아일린에 대한 정서적 학대로 풀어나간다.
아일린은 욕망의 집약체다. 인정받고자 하는것과 성적인 욕망, 그리고 주체적으로 서고 싶은 욕망까지. 모든것을 원하지만 상황은 그 어떤것도 그녀에게 그것을 해소시켜주지 않는다고 사방에서 외치고있다. 그리고 나타난 레베카는 그녀가 원하는 그 자체이다. 아일린은 영화 초반부터 남자에 해당하는 사람들에게만 성적인 욕구를 내비친다. 그러나 그녀에게 있어 성적인 욕망은 그저 깊은 우물과 같아서 남자건 여자건 중요하지 않았던것이다. 그저 그것을 채우기만 급급했기에 레베카에게도 그 욕망이 다가간다.
특히나 그녀는 주체적인 여성으로 살고싶어한다. 자신의 정신을 망가뜨리는 아버지에게 떠나 온전히 자신만의 삶을 살아가길 원한다. 그녀가 모으는돈도 그렇다. 자신이 혼자 서고자 하는 그날을 대비하여 계속하여 모으는것이다.
그리고 또 다른 욕망인 트라우마에 해당하는 복수를 원한다. 그것은 처음에는 아무것도 못하는 자신에게, 그리고 다음으로는 학대자인 아버지에게, 마지막으로는 리 포크의 어머니에게 전이된다.
그렇기에 결국 아일린은 리 포크의 어머니가 리에게 있었던 일들을 말하고 그것이 모두 어쩔 수 없었으며 리가 아버지에게 당하고 난 뒤에야 자신을 사랑해주었기 때문에 그 욕망의 해소점으로 아들을 삼았다 말하자 주저없이 그녀를 쏴버린다.
레베카 또한 욕망에 가득차있다. 그녀의 인생은 얼핏보기에는 대단해보이나 알멩이가 없다. 그녀는 어딘가 고장나보이고 그녀가 살아있음을 느끼는 온전한 순간들은 자신의 일과 관련된 이들을 도와주는 그 순간에 나타난다. 그렇기에 리를 도와주게 되고 순진한 아일린을 점차 타락시킨다. 물론 그것이 레베카가 직접적으로 그러지 않았다고 해도 똑똑한 레베카는 그렇게 되리라고 이미 알고있었을것이다.
여러 작품에서 이러한 욕망들은 대부분 인간을 성장시키는 요소의 하나로 표현되나 이 작품에서는 다르다. 욕망은 인간을 망치게하는게 이 작품의 포인트이다. 리 포크의 어머니는 자신이 사랑받기위해 사건을 감추었고 이는 리가 아버지를 죽이게 만들었으며 이 사건을 파던 레베카는 리 포크의 어머니를 지하에 가두는 일을 저질렀으며 아일린을 타락시키고 아일린의 아버지는 자신의 욕망을 마구잡이로 휘둘러 아일린을 학대한다. 그리고 욕망덩어리인 아일린은 결국 사람을 죽이게된다.
그렇다면 아일린의 욕망은 모두 해소되었나? 라고 물으면 그것도 아니다. 아일린은 사랑받고자 레베카와 떠나려 하지만 레베카는 오지 않았고. 아버지에게 향했던 분노는 결국 리의 어머니에게 총을 쏘는걸로 마무리 된다. 주체적으로 서고 싶었던 그녀는 학대했던 어머니 조차도 자신의 손이아닌 총을 빌려 해결하였고 잠들어 있는 아버지에게도 그 죄를 뒤집어 씌우지 못한다.
마지막에 트럭에서 웃는 그녀의 모습이 해방을 뜻하는듯 보이지만 그녀는 결국 아무것도 이루지 못하고 도망가는 주체적으로 서지 못한 사람일뿐이다. 오히려 다시 한번 상황을 되짚어보면 결국 그녀의 웃음은 마지막까지 아무것도 이루지 못하고 트럭을 히치하이킹하여 어딘가로 흘러가는 또 다른 욕망이 되리라는것을 직감한 웃음이 아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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