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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리뷰 전 떠들기
가족, 누구나 가지고 있지만 똑같은 가정은 하나도 없는 신기하고 오묘한 그 이름. 맨날 싸우고 투닥대면서도 의미 없어 보이는 행동하나에 풀리고 또 별거 아닌 말 하나에 싸우며 하루하루를 살아간다. 연인이나 친구도 이와 같이 할 수 있지만 그 안에는 없는 어떤 강렬한 끈이 있어 놓고 싶어도 놓을 수 없고 반대로 잡으려 해도 잡을 수 없다.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은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와 같이 가족의 단면을 여러 모습에서 보여주려한다. 그곳에는 겉으로 보기에는 새삼 부러울 것 없는 인물도 나오지만 가족이란 구성원 안에서는 오히려 아무것도 없어 보이는 인물이 된다. 이 영화도 마찬가지이다. 나이를 먹고도 인정받는 노년의 여배우는 가족 내에서는 그저 고집세고 부풀리기 좋아하는 노인일 뿐이다. 너무나 평범하지만 독특한 관점으로 바라본 가족이야기 <파비안느에 관한 진실>을 리뷰해 본다.
영화 정보
파비안느에 관한 진실
가족/프랑스/107분
12세 관람가
2019년 개봉
시놉시스
간략한 줄거리
-엄마와 딸 그 역할은 무엇인가
이제 막 회고록을 쓰고 출간하기 전인 전설적인 여배우로 살아가는 파비안느, 그녀의 출간을 축하하기 위해 그녀의 딸과 남편 그리고 손녀가 방문한다. 여느 가족처럼 평범해 보이고 화목해 보이지만 곧 출간될 파비안느의 책을 딸 뤼미르가 받아 읽기 시작하면서 조금씩 그들의 화목함안에 숨겨져있던 이야기가 드러난다.
엄마, 이 책에는 진실이라고는 없네요
책을 읽은 뤼미르가 파비안느에게
전설적인 여배우의 딸로 태어난 뤼미르는 대부분의 삶에서 엄마란 존재가 없이 자라났고 대부분을 아버지나 사라라는 죽은 여배우와 함께한 기억을 가지고있다. 뤼미르는 파비안느에게 책에대해 이야기하지만 파비안느는 자신의 마음이며 기억은 온전치 않다며 자신을 변호한다. 그러나 매니저 뤼크 또한 수십년을 같이했지만 자신에 대한 말 하나도 없이 쓰여진 책에 실망하며 그녀의 매니저를 그만두고 뤼미르에게 매니저를 맡기고 떠난다.
내 얘기는 회고록에 한 줄도 없더라
뤼크의 실망이 담긴 한마디
뤼미르는 탐탁지 않지만 집에 가는 것도 그만두고 뤼크의 뒤를 맡아 엄마의 매니저를 맡게 되고 파비안느는 SF가족 영화를 찍게 된다. 늙어가는 딸과 우주로 나가 시간이 지나도 변하지 않은 엄마에 관한 영화를 찍으며 파비안느와 계속해서 감정적인 마주침을 갖게 된다. 여배우 마농과 가까워지고 파비안느와는 계속해서 싸우지만 조금씩 조금씩 영화가 진행될수록 파비안느와 뤼미르의 마음에는 변화가 시작되는데..
결말 및 해석, 리뷰
내 맘대로 떠들기
-가족이란 끈은 끊어지지 않는다.
영화를 끊내고 파비안느와 뤼미르는 마음을 터놓으며 얘기한다. 모든것이 풀린듯한 그 순간 파비안느는 갑자기 화를내며 아까 영화에서 이같은 감정을 가지고 연기를 하지 못했다고 말하고 뤼미르는 파비안느가 연기를 했다고 느끼지만 다시금 내일이 밝아오며 파비안느와 전보다 더 친밀 해진듯한 모습을 보이며 영화는 결말을 맺는다.
이 영화를 본 이들이라면 아마 파비안느의 진심을 궁금해할 것이다. 모든 것이 연기이며 허구이며 거짓같아보이는 그녀가 마지막에 뤼미르와 한 대화는 과연 진심이 담겨있을까 궁금할듯하다. 나도 조금 헷갈리기는 했지만 가족이고 어머니라는 이름으로 파비안느에게는 모든것이 진심이었다고 해석할 수 있다. 뤼미르도 모든 마음을 털어놓았을 때 파비안느에게 이같이 연기를 왜 못했지라는 말을 들었음에도 그녀와 싸우거나 떠나지 않는다. 어렴풋이 그녀의 진심을 알았기 때문.
왜 이런 식으로 연기하지 못한 거지?
뤼미르와 눈물 어린 화해를 하다가..
앞서보면 파비안느는 굉장히 개인주의적이고 본인만 알며 자존심까지 굉장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신이 잘못한 일을 알며 떠나간 매니저 뤼크에게 사과를 하려 한다. 그러나 일평생을 그렇게 살아온 파비안느는 사과하는 방법을 모른다. 그래서 사과를 하기 위해 뤼미르에게 사과하는 대사를 알려달라 한다. 애초에 진심이 담겨있지 않았으면 사과할 생각조차 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렇기에 뤼미르는 그녀의 어이없는 연기 이야기를 듣고도 파비안느를 떠나지 않는다. 그녀의 삶이 연기 그 자체인 것을 알았기 때문.
재미있는 것은 두 사람이 서로를 이해하는 과정이다. 영화 속의 영화를 보여주는 이 작품은 영화 내의 영화를 통해 이야기를 풀어간다. 뤼미르는 영화에서 마농에게 굉장히 깊히 공감한다. 딸로써 살아가는 뤼미르는 마농이 맡은 몇 년마다 한 번씩 늙지도 않고 어릴 적 그대로 돌아오는 엄마역을 바라보며 파비안느를 이해해 간다.
제가 보기엔 당신은 어머님의 관심을 그리워하는듯해요
마농이 뤼미르에게
그렇다. 뤼미르는 파비안느를 싫어하는 게 아니라 어머니로써 파비안느의 역할을 바란 것이다. 그것을 못해주고 현재도 해주지 않는 파비안느에게 서운한 것이지 마음속깊이 그녀를 미워하지 않는다. 반대로 파비안느는 자신은 늙어가지만 어머니는 그대로인 딸역을 맡으며 뤼미르를 이해해 간다.
네 생각을 멈춘 적이 없어, 단 한순간도
마농이 파비안느에게 하는 대사
파비안느도 바쁘고 치열한 삶을 살았지만 딸 뤼미르를 잊은 적은 없다. 다만 그녀의 성격과 일들로 인해 딸과의 시간이 너무 짧았을 뿐, 뤼미르가 기억하던 모든 어머니가 없었던 순간에도 파비안느는 그녀를 찾아왔고 생각하고 있었다. 멀게만 느껴졌던 둘 사이는 이렇게 영화가 진행되면서 벽을 허물어간다.
가족이란 것이 워낙 복잡하고 다양한 형태를 가지고 있기에 무수히 많은 할 이야기가 많을 것이다. 그중에서도 이 영화는 어머니와 딸로 나타내었지만 결국은 가족구성원의 삶과 성향을 어떻게 이해할 수 있냐에 대한 물음이다. 세상에 완벽한 사람은 없고 누구나 가족 내에서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그것이 세상이 완벽하다고 바라보는 전설적인 여배우일지라도.
넌 촬영이 끝나면 엄마 연기만 따라 했잖니 정말요? 기억 안 나요. 기억은 믿을게 못돼
뤼크가 뤼미르에게
그러나 우리는 알고 있다. 문제가 있던 없던 가족은 가족이라는 끈으로 이어져있고 그것은 절대 쉽게 끊어지지 않음을. 그리고 멀어져 있어도 작은 움직임 하나에도 쉽게 다시 가까워질 수 있다는 것을. 생각보다 재미는 없는 영화이지만 가족에 관해 여러 가지 생각을 해 볼 수 있는 영화였다.
장점이 두 가지면 사는데 충분하고도 남아
가족은 장점이 없어도 충분하다.
서로 아는데 왜 마법이 필요해?
영화를 꿰뚫는 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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