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영화

영화 불도저에 탄 소녀 리뷰 결말 해석 대조와 분노로 성장하는 소녀

by YB+ 2023. 12. 22.
반응형

Prieview

영화 리뷰 전 떠들기

제목부터가 자극적인 작품, 포스터부터 강인한 인상을 품기는 영화 <불도저에 탄 소녀>. 최근 이래저래 영화 리뷰가 늦어지고 있는데 단순 게으름 때문이다. 그래도 영화 리뷰어라고 가끔씩 넷플릭스에 들려 신작이 뭐가 올라오는지 구경하는 게 일상인데 이 작품은 올라오자마자 보게 되었다. 물론 리뷰는 4일이나 지나서 하고 있지만..

나는 생각보다 사회적인 이슈를 좋아하고 한마디 하는 걸 좋아한다. 깊이는 없지만 툭툭 생각을 내려놓는 걸 선호하는데 일단 영화블로그여서 사회적 이슈로 싸우고 싶지 않고 무엇보다 요즘 사람들은 원리나 논점이 흐릿한 채로 그저 상대방을 어떻게 공격하느냐가 포인트라 특히 더 그렇다. 아무튼 이 작품은 생각보다는 사회를 비판하지 않는다. 오히려 김혜윤 배우에게 더 몰입된 작품이라고 보인다. 무엇이 그녀를 불도저에 타서 문제를 만든 건지 영화 <불도저에 탄 소녀>를 리뷰해 본다.

영화 정보

불도저에 탄 소녀

드라마/한국/112분

15세 관람가

2022년 개봉

감독:박이웅

주연:김혜윤

줄거리-몸집을 키우는 복어

 

오늘도 경찰서를 들락날락하며 무서울 것 없이 거침없는 행동을 하는 구혜영. 팔에 문신까지 새기고 맘에 들지 않으면 그냥 꺼버리는 성격이지만 동생 혜적에게는 한없이 다정하다. 하지만 경마도박을 하는 아빠 본진으로 인해 가게 한 편 쪽방에서 살며 그저 하루하루 내놓은 아이처럼 살아간다. 그러던 어느 날 아버지 본진이 실종되고 그가 폭력사건에 휘말렸다는 형사의 전화를 받는다. 평생 폭력으로 살아온 혜영은 별일 아니라는듯 대수롭지 않게 여기지만 본진은 여전히 집에 돌아오지 않는다.

그러던 어느날 본진이 병원에 있음을 듣게 되고 그가 사람을 치고 본인도 사고에 휘말려 뇌사상태에 빠진 것을 본다. 세상에 두려울 것 없던 혜영도 동생 혜적과 세상에 둘만 남아야 함을 느끼게 되고 두려움이 앞서기 시작한다. 그러나 그녀는 용기를 내어 사건의 실마리를 잡게 되고 한 발 한 발 사건의 실체에 다가선다. 그리고 분노에 찬 그녀는 불도저를 훔쳐 운전하기 시작하는데..

결말 및 해석, 명대사

내 맘대로 떠들기

알고 보니 본진은 과거에 일하던 회장에게 가게를 빌렸고 순진하게 오래 빌려준다는 말에 건물을 증축했던 것. 그리고 회장은 증축한 건물에서 본진을 쫓아내려 하고 이에 분노한 본진이 그를 찾아가면서 일련의 사건들이 발생했던 것이다. 결국 혜영은 회장에게 분노했으나 애써 찾은 회장이 갑질하는 녹음파일마저 사라지게 된다. 회장은 국회의원에 도전하고 혜영은 아무것도 할 수 없음을 느끼고 결국 불도저를 몰고 뺏길 건물을 부수고 회장의 집에 찾아가 불도저로 집을 밀어버리려 한다. 하지만 결국 출동한 경찰에게 총을 맞고 감옥에 간다. 그로부터 얼마 뒤 회장의 갑질이 밝혀지고 혜영은 모범수로 출소한다. 그리고 동생 혜적과 함께 살며 열심히 아르바이트를 하는 도중 아버지의 사망이 결국 상대방 측의 잘못으로 밝혀지며 보험금이 들어오며 영화는 결말을 맺는다.

영화 소개에도 그렇고 맥락도 어느 정도는 사회 고발을 하는 내용이다. 그러나 이 작품은 전체적인 대조를 통해서 결국 혜영의 성장을 보여주는 작품에 더 가까워 보인다. 영화는 대조를 참 여러 곳에서 사용했다. 우선 가장 먼저 두드러지게 보이는 혜영의 팔을 보면 더 쉽게 다가온다. 우리가 살쪘는지 확인하면서 반대손으로 손목이 잡히는지 보는 경우가 있는데 누가 봐도 한 손에 다 들어올 만큼 가녀린 팔을 가진 그녀의 팔에는 온갖 문신이 되어있다. 여려 보이는 팔에 무시당하지 않기 위한 강렬한 문신은 그녀의 힘든 삶과 대비되어 오히려 그녀를 더욱 초라하게 보이게 한다.

그럼 그냥 죽어요?

막막한 그녀의 삶

그리고 제목으로 쓰인 것처럼 불도저와 소녀도 하나의 대조이다. 가녀린 그녀는 불도저를 타며 연약한 자신을 포장하며 강인하게 보이게 된다. 어찌 보면 발악에 가까운 그녀의 몸짓이지만 결국은 그 발악이 세상을 조금은 바꾸어 놓지 않았을까.

 

그리고 동생 혜적은 거칠어 보이는 혜영의 반전을 보여준다. 욕과 주먹이 항상 먼저 나가는 그녀이지만 혜적에게는 한없이 자애롭고 사랑을 나누어준다. 그러면서 거침없이 기름을 붓고 불을 붙이려 하거나 머리를 때리고 간 형사에게 똑같이 돌려주는 모습들이 대조되며 그녀의 연약함과 동시에 강인해 보이려 하는 모습들이 대조되어 영화를 더욱 극적으로 비춰준다.

그리고 이 작품이 왜 그녀의 성장영화라고 보냐면 그녀는 한없이 거칠고 무서울 것 없는 듯 보인다. 그러나 그녀는 아버지의 뇌사부터 진행된 세상의 풍파를 헤쳐나가기에는 너무나 여리다. 마지막 불도저를 몰기 전 혜영은 동생을 괴롭히는 학생들을 막다가 심한 구타를 당한다. 그리고 그녀는 무언가를 깨달은듯한 모습을 보인다. 그것은 자신이 약하다는 것을 느끼는 것으로 보인다. 사회적인 모순을 자신만의 거친 무언가로 깨부술 수 없다는 것을 느낀 것이다.

그러고 사는 거야 다

조금씩 참으면서 자기 분수에 맞게

X까, X발

한 번만 넘어가자는 삼촌의 말에

보통의 시니컬한 영화였으면 혜영은 집으로 돌아가 아무런 행동도 하지 않고 우울하게 끝났을 것이고 통쾌한 영화였으면 그 자리에서 모두에게 속 시원히 복수하고 떠났을 것이다. 그러나 이 작품은 혜영의 성장을 비추기는 하지만 불도저를 몰고 가게를 부수고 집을 부수려 하는 모습을 담아내며 온전한 성장이 아닌 자신의 연약함에 대한 깨달음만 있음을 보여준다. 오히려 이런 모습이 더욱 인간적으로 다가오며 거칠기만 한 그녀를 응원하는 포인트가 된다.

단순히 사회고발적인 작품이었으면 리뷰하기도 싫을 텐데 기쁘게도 적당한 선의 성장과 적절한 결말을 보여주며 다양한 즐거움을 모두 잡은듯하다. 올라온 지는 며칠 지났지만 여전히 다양한 해석과 영화를 보는 관점에 따라 다양한 감정과 사색을 즐길 수 있는 작품으로 보인다.

 

하나를 챙겨주면

또 하나를 달라고 해요

회장의 대사

엄마가 아빠랑 적이랑 꼭 지키라고 했는데.. 어떡하냐

누나 이제 어떡하냐

한없이 약한 자신을 깨달은 혜영이 혜적을 안으며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