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희 젊음이 너희 노력으로 얻은 상이 아니듯, 내 늙음도 내 잘못으로 받은 벌이 아니다
리뷰 들어가기-영화 은교 중에서
최근에 리뷰한 <꿈의 제인>부터 이 작품까지, 정말 가끔 하는 리뷰인데 뭔가 어려운 작품들만 보는 것 같아 해석하기가 매우 어렵다. 특히나 이런 작품들은 어딘가 붕 떠 있는 듯한 느낌에 주인공 캐릭터마저 4차원이라 더욱더 뭔가 이렇다 확정하기가 개인적으로는 어렵다. 다만 그만큼 작품을 다각도에서 보고 나만의 해석을 부담 없이 넣기에 좋아서 그냥 편하게 쓰는 편이다.
1993년생인 나에게는 뭔가 나의 세대와 비슷하거나 오히려 더 오래된듯한 느낌의 배경이라 2020 학번이라는 크게 동떨어진 느낌이 전혀 들지 않았다. 자취방만 보면 오히려 내가 살던 곳의 느낌이라 이해가 잘 안 되는 부분이 있지만 여전히 그런 곳에서 자며 미래를 꿈꿀 청춘들이 있다는 게 부럽기도 하고 또 안쓰럽기도 하다. 아무튼 다소 독특한 세계관을 가진 그녀들의 이야기 <성적표의 김민영>을 리뷰해 본다.
영화 정보
성적표의 김민영(Kim Min-Young of the Report card)
드라마/한국/97분
전체 관람가
2022년 개봉
이재은, 임지선 감독
성적표의 김민영 시놉시스&예고편
기숙사 생활을 하며 삼행시 클럽을 만들어 고등학교 생활을 함께 지낸 김민영, 유정희, 최수산나. 영원할 것 같았던 그들의 우정도 졸업과 동시에 각자의 다른 생활 속에서 관계가 소원해진다. 다른 지역에서 대학을 다니는 민영이 갑자기 정희를 집으로 초대하고, 정희는 기쁜 마음으로 민영을 찾아가지만, 자신의 기말 성적을 정정하느라 바쁜 민영에게 정희는 안중에도 없다. 정희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민영을 기다린다. 과연 정희와 민영은 다시 예전으로 돌아갈 수 있을까
성적표의 김민영 결말&해석&리뷰
영화 파헤치기
정희는 자신이 씻는 동안 미안하다는 말을 하고 사라진 민영의 집에 남게 된다. 그곳에서 정희는 민영의 다이어리를 보고 민영이 아이돌이 되려고 노력했던 동영상들을 보게 된다. 그렇게 시간을 보내던 정희는 햇반을 이용해 경단을 만들어 놓고 떠나고 이후 민영이 돌아와 경단을 맛본다. 거기에는 정희가 민영이라는 인간의 성적표를 만들어 놓은 것을 보고 잠시 감상에 빠지지만 이내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며 영화는 결말을 맺는다.
이 영화는 성적표로 나뉘어 살게 된 세명의 친구들의 이야기를 담았다. 사랑과 직업, 그리고 진로에 대한 끝없는 고민과 노력하는 이들의 모습이 현실세대의 아픔을 담기도 하고 또 그 힘듦을 표현하기도 한다. 이렇게 성적표로 나뉜 친구들은 다시 정희와 민영에게 있어 민영의 성적표로 인한 갈등을 만들고 정희가 민영의 인간적인 성적표를 만들며 갈등이 해소된다. 실제로는 갈등이 해소되지는 않지만 어딘가 영화 자체적으로 결말을 이끌어가기에 해소되는 듯 보일 수도 있다.
결국 영화가 주고 싶은 메시지는 무엇일까? 나는 이 복잡한 소녀들처럼 다양한 메시지를 전달하고자 하는 게 아닐까 생각했다. 우선 결국 자신의 꿈과 목표를 이룬 건 하루종일 노트북을 부여잡고 교수까지 찾아간 민영이 아닌 어떤 일이던 자신의 자리에서 끝없이 노력하고 실제로 만들어 보인 정희라는 것이다. 그 결과는 결국 그림대회 입상으로 나타낸다.
그리고 결말에 나오는 그림의 주인공은 정희가 아닌 민영이다. 정희의 인생에 대해 지적하고 자신은 서울에 편입할 거라고 말하지만 실제로는 학기 성적하나도 제대로 관리하지 못하는 민영이다. 이 그림에서 나오는 혼자 약초를 캐는 여인은 민영이다. 뒤늦게나마 열심히 관리하고 노력하지만 결국 주위에는 아무도 남지 않아 혼자가 된 여인. 그것이 결국 민영의 모습이 아닐까 한다. 하지만 작은 발자국 소리가 들린 것처럼 결국 그녀의 옆에는 정희라는 친구가 방문하지 않을까?
그리고는 좀 뻔한 이야기지만 힘들고 괴로운 청춘에게 괜찮다는 메시지를 주고자 한 게 아닐까 한다. 동네 테니스코트 관리자에도 떨어질뻔하다가 간신히 붙은 정희는 취업난에 힘들어하는 우리의 모습에 대변된다. 32살인가 12년을 게임만 하다가 일하게 되어 지금은 200만이 넘는 유튜버가 된 슈카라는 분이 떠오른다. 인생에 있어 늦은 건 있겠지만 그렇다고 그게 그 사람의 삶을 온전히 평가하기에는 너무 이른 것 같다. 수없는 성공을 했지만 마지막순간에 주위에 아무도 없는 사람과 뒤늦은 한 번의 성공을 했지만 주위에 많은 믿을 수 있는 사람이 있는 사람을 선택하라 했을 때 당신은 누구를 택할 것인가?
재정이 A+인 민영과는 달리 정희는 많은 부분에서 부족해 보인다. 그러나 친구를 이해하며 자신의 길에서 남들의 말과 시선에 흔들리지 않고 나아가는 정희의 모습을 비춰주며 감독은 청춘들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보낸 게 아닐까.
영화 자체적으로 리뷰하자면 캐릭터들은 각각의 개성이 있었으나 긴 호흡의 장면들이 많고 다소 난해하게 보여주거나 크게 넣지 않아도 될 장면들이 많은듯해서 영화의 재미로만 놓고 보면 상당히 아쉬웠다. 외국 영화들 보면 재밌으면서도 깊은 메시지를 전달하는 작품들이 많은데 한국 작품들은 독립영화나 메시지를 담으려는 작품들을 보면 상당히 어둡고 지루하고 난해한 게 많아 아쉬움이 크다. 부디 재밌으면서 좋은 메시지를 담은 작품들이 많아지기를
네가 한국인에 대해서 얘기했던 게 생각나. 남의 눈치를 보고, 안정된 삶을 쫓는 사람들? 바쁜 일상. 좁은 땅. 인맥. 가식과 형식. 알 수 없는 불안. 기다림. 두려움. 막연한 기대. 너가 나에 대해서 얘기했던 게 맞을 수도 있어. 오지 않을 미래에 대한 기다림? 음… 그래도. 앞으로 뭘 하든 그때 우리 같았으면 좋겠어. 아무도 한심하다고, 덜 절실하다고는 말할 수 없다고 생각해. 그래서 말인데… 너는 한국인이 아니라 혼혈이었으면 해. 그런 의미에서 F를 줄게.
정희가 민영에게 남긴 편지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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