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계적으로 기도하려고 하는 게 아닙니다
영화 들어가기-<문신을 한 신부님>중에서
싫어하실 분도 있지만 잠시 내 얘기를 해보자면 나는 무교였다가 하나님을 믿게 된 사람이다. 예전의 나와는 다르게 술도 거의 마시지 않고 욕도 하지 않고(가끔 속으로는..) 나름 바르게 살아가려 노력한다. 매우 많이 바뀌었고 하나님을 믿는 자녀라 생각하며 살아가지만 그 시간이 오래 지나니까 어느 정도 일상이 돼버렸다는 생각들이 많아진다.
무언가를 오래 간직하고 믿고 집착하면 분명한 것은 그 본질이 흐려져 그저 맹목적으로 다가가려고만 한다는 것이 참 무섭다. 이 영화는 마약과 경찰 그리고 그 안에서 벌어지는 폭력과 범죄를 보여주지만 실상 전하고자 하는 건 믿음과 집착에 관한 이야기이다. 영화 <독전 1 익스텐디드 컷>을 리뷰해 본다.

영화 정보
독전 1(Believer)
범죄, 액션/한국/123분
15세 관람가
2018년 개봉
이해영 감독

시놉시스&예고편
의문의 폭발 사고 후, 오랫동안 마약 조직을 추적해 온 형사 ‘원호’(조진웅)의 앞에 조직의 후견인 ‘오연옥’(김성령)과 버림받은 조직원 ‘락’(류준열)이 나타난다. 그들의 도움으로 아시아 마약 시장의 거물 ‘진하림’(김주혁)과 조직의 숨겨진 인물 ‘브라이언’(차승원)을 만나게 되면서 그 실체에 대한 결정적 단서를 잡게 되는데… 끝까지 의심하라! 독한 자들의 전쟁이 시작된다!


독전 1(익스텐디드 컷) 결말&해석&리뷰
영화 파헤치기
알고 보니 원호가 찾던 이 선생은 락이었다. 락은 자신을 죽이려 하고 이선생이라고 자칭한 브라이언을 키우던 개 라이카가 입은 상처 그대로 불을 지져버리고 주영과 동영을 데리고 사라진다. 결국 브라이언이 모든 죄를 뒤집어쓰고 이선생이 되어 마약사범으로 경찰이 공표하고 원호는 진짜 이선생을 잡아야 한다며 항의하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자 사표를 쓰고 나온다.

다시 이선생인 락을 찾아 나선 원호는 눈 내린 긴 도로의 중간에 있던 오두막에서 결국 락을 찾아내고
총소리가 울리며 영화는 결말을 맺는다
총소리가 울리고 원호가 나오며 영화는 결말을 맺는다.
위에 가 그냥 독전의 결말이고 아래가 익스텐디드 컷의 결말이다. 명확한 결말을 보여준 익스텐디드 컷으로 조진웅 배우가 <독전 2>에 나온다

영화의 해석을 해보자면 뭐 액션이나 범죄 이런 건 뒤로 남겨두고 원호는 아끼던 아이와 후배 경찰 동료들을 잃으면서까지 이선생을 잡으려 노력한다. 이선생을 잡기 위해서는 마약을 하는 것도 서슴지 않고 락에 의해 동료가 죽은 것 같은 상황에도 락에게 협조를 구한다. 즉 원호는 경찰 인생 자체를 이선생을 잡으려 맹목적으로 행동하는 것이다.

그런 집착과 자신이 이선생을 잡을것이라는 맹목적인 믿음 덕분에 결국 이선생이 누구인지 그리고 이선생이 있는 오두막까지 찾아가지만 원호는 가장 중요한 사실을 맞닥뜨린다. 락, 즉 이선생은 자신이 스스로 누구인지도 알지 못하는 사람이란 것. 그게 뭐 어떤데라고 반문할 수도 있지만 주위 사람과 자신의 목숨까지도 내던지며 잡으려 했던 괴물이란 이선생이 실제로는 자신이 누구인지도 모르고 그저 살아가는 빈 껍데기 같은 불쌍한 인간의 하나였던 것이다.

아마 작품이 전하고자 하는 건 실체가 없는 맹목적인 믿음은 그 인간 자체를 파괴하고 타인도 파괴할 수 있음을 말하고자 하는 게 아니었을까. 그렇기에 원호와 주위 동료들이 모두 괴로움을 겪는 것. 거기에 락 그 자체도 동일하다. 그에게는 유일하게 정을 나눠준 마약을 만드는 쌍둥이 외에 아무것도 없고 그는 자신의 이름 이선생을 남이 쓰는 것을 몹시 불쾌해한다. 본문에서는 이선생 이름을 별거 아닌 듯 대사를 말하지만 실제로는 그 이름을 자칭한 사람들을 전부 죽인다.

즉 그도 이선생이란 이름, 아니 어쩌면 그 안에 담긴 자신이라는 본질에 대해 이래야만 이선생이다라는 맹목적인 믿음이 있던 게 아니었을까. 그렇기에 이 영화의 부제목도 Beliver로 지은 게 아닐까 한다. 그리고 <독전>이라는 제목은
독전 3 督戰
명사 싸움을 감독하고 사기를 북돋워 줌.
독전 4 獨專
명사 남과 상의하지 않고 혼자서 판단하거나 결정함
외에도 여러 가지가 있지만 위의 것은 이 선생의 입장에서는 자신을 잡겠다며 다른 적과 대신해 싸워주는 원호를 바라보는 입장에서 맞는 한자겠고 아래 한자는 원호가 이선생을 잡기 위해 맹목적으로 자신의 판단으로 이끌어가는 것을 나타내며 두 한자모두 중의적으로 쓰이지 않았나 싶다.

난 내가 누군지도 모르겠어
락이자 이선생인 그의 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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