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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영화 다음 소희 리뷰 결말 해석 사회라는 밧줄

by YB+ 2024. 1.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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넌 짬 먹으면 안 그럴 거 같아?

리뷰 전 떠들기-영화 <용서받지 못한 자> 태정이 승영에게

세상 살아가다 보면 개인이 가지고 있던 인식이 확 바뀌는 순간이 있다. 이 작품과 연관되어 있는 이야기인데 나는 보통 이러저러한 일로 삶을 포기하거나 벗어나지 못하는 사람들을 보면 안타까워하면서도 동시에 답답한 마음을 가지고 있었다. 왜 벗어나려 하지 않지? 왜 괴롭히는 사람을 죽여야지 왜 본인이 죽으려 하지? 이런 마음들을 가지고 있었다.

그러다 어느 날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아 그런 생각과 감정들 그리고 방법들을 한 번도 생각하거나 배우지 못했을 수도 있겠구나. 불의에 대항하는 것을 본 적도 배운 적도 없을 수 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막상 나도 회사나 사회에서 이건 뭐 어쩔 수 없지 다들 그러니까라는 식으로 회피도 많이 해왔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작품도 그렇다. 우리가 인식하지 못하는 약한 부분들에서 사회가 정해놓은 틀 안에서 흔들리고 괴로워하는 이야기들을 담았다. 그중에서도 성장의 가장 중요한 시기에 있는 아이들의 이야기를 담은 작품 <다음 소희>를 리뷰해 본다.

영화 정보

다음 소희(Next Sohee)

드라마/한국/138분

15세 관람가

2023년 개봉

정주리 감독

시놉시스&예고편

“나 이제 사무직 여직원이다?” 춤을 좋아하는 씩씩한 열여덟 고등학생 소희. 졸업을 앞두고 드디어 원하던 현장실습을 나가게 되지만 생각했던 것과 너무나 다른 근무환경과 계약과는 다른 일들이 발생하면서 소희는 점차 변하기 시작한다. 그러던 어느 날 자신에게 힘을 주던 팀장이 회사를 고발하고 회사 앞 주차장에서 극단적인 선택을 한다.

소희는 그 일을 묻으려 하는 회사에 작은 반항을 하지만 결국 모두를 위한다는 명목하에 죽은 팀장을 고발하는 내용에 사인하고 큰 충격을 받는다. 그 이후로 집착이라 느껴질 만큼 주변 동료들을 생각하지 않고 실적을 올리던 소희. 하지만 인센티브 문제가 불거지며 그녀 역시 삶의 기로에 서게 된다. 결국 극단적인 선택을 한 소희, 사건에서 이상함을 느낀 유진(배두나)은 사회라는 이름으로 어떻게 소희가 죽게 됐는지 알게 되는데..

다음 소희 결말&해석&리뷰

영화 파헤치기

유진은 사건을 파헤치며 회사, 교육청, 경찰서 등 다양한 곳을 수색하지만 결국 그들은 사회적 용인이며 모든 게 그저 일과 관련되어 있고 자신들은 잘못이 없다는 이야기를 듣는다. 상심에 빠진 그녀는 마지막으로 소희와 통화한 태준을 만나고 언제든 무슨 일이 생기면 자신이라도 찾으라 한다. 경찰서로 돌아온 유진은 소희 폰에 남겨져있던 소희가 춤 연습을 하는 장면을 보며 울음을 쏟으며 영화는 결말을 맺는다.

이 이야기는 작게 보면 취업률이라는 명목하에 피해봐서는 안 되는 아이들이 고통스러운 일을 겪는다는 걸로 느껴진다. 그러나 조금 그 시야를 넓혀서 보면 인간을 위해서 만들어진 시스템들이 그 성과를 달성하기 위해서 계속해서 구성원들을 극단적인 상황에 아무런 보호장치 없이 내팽개치는 문제들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그 중심에 있는 것이 소희이고 소희가 극단적인 선택을 하고 유진이 그 이야기를 파헤치더라도 변하기 어려운 시스템은 계속해서 남아 소희와 같은 아이들을 계속해서 만들어낼 것임을 경고하는 메시지를 전달해 준다. 그렇기에 이 영화의 제목이 <다음 소희>인 것이다.

영화를 보면 소희가 죽음을 결심하려는 장면이 있다. 바로 가맥집에서 자신의 발에 들어온 빛을 바라보는 장면이다. 그녀는 추운 날씨에도 맨발에 슬리퍼를 신고 있다. 그녀가 사회와 학교, 심지어 가족, 친구들에게마저 보호받지 못함을 간접적으로 나타내는 것이다. 세상 그 어떤 추위보다 더 차가운 사회에서 그녀는 한줄기 자연에서 비추는 빛 하나에 따듯함을 느끼게 된다.

그리고 그녀는 사회에서 도망쳐 자연으로 돌아가는 것이다. 일이 무서워서도, 자신을 알아주거나 보호하려 하지 않아서가 아니라 그녀가 겪은 사회의 차가움이 맨발에 비친 한겨울의 빛 한줄기가 더 따듯했기에 그녀는 자연스레 자연이라는 곳으로 들어간 것이다.

소희가 죽고 난 다음에 유진이 이 사건을 파헤치며 나오는 것들은 왜 소희가 그런 선택을 했는지 더 절실하게 느끼게 해 준다. 어른이고 사회의 정의라는 경찰마저도 높은 벽이기에 태준에게 이런 일이 생기면 그저 자신에게라도 전화하라고 할 수밖에 없는 유진의 말이 이 모든 걸 설명한다. 사회의 차가움 속에 소희의 발에 비친 것이 빛이 아닌 자신의 따듯한 말이라도 되었기를 바라는 것이다.

슬프고 아픈 이야기이다. 재미나 무언가로 지표를 나타내기에는 우리 사회에 꼭 필요한 좋은 작품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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