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니까 청춘이다
영화 들어가기- 김난도 교수의 책 제목
나는 대학교에 진학하기 전까지 조립식 건물 위에 지어진 밑에는 도자기 공장이고 2층은 거주하는 곳으로 아주 볼품없는 집에 살았다. 방음은커녕 중2에 아버지가 집에 있는 화장실을 개조해 양변기를 달아주기 전까지는 집 밖에 있는 수세식 화장실을 써야만 했다. 집에서 뛰면 집이 무너진다는 말을 듣고 자라서인지 어느 집에 가도 사뿐사뿐 걸어 다닌다.
누군가는 아름다운 추억이지 않았냐고 묻겠지만 나는 다시 돌아가고 싶을 정도의 행복한 기억이 남아있지는 않다. 그저 지금보다는 덜 골치 아픈 일들이 있었던 시절이랄까. 그리고 그 당시의 모든 이들은 자신만의 성장통을 갖고 있었고 나도 그중의 하나였다. 다른 애들처럼 반항을 하거나 남에게 상처를 입히지 않아서 부모님은 조용히 지나갔다고 생각하셨겠지만 내 안에는 언제나 그렇듯 작은 태풍이 휘몰아치고 있었다. 이 작품을 보면서 그때의 비슷한 감정들이 올라와 소개해 주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성장이라는 이름의 고통 영화 <미드 90>을 리뷰해 본다.
영화 정보
미드 90 (mid90s)
드라마/미국/85분
청소년 관람불가
2019년 개봉
조나 힐 감독
시놉시스&예고편
어딘가 날티나는 어머니와 자신에게 거리낌 없이 주먹을 휘두르는 형 이안, 그럼에도 불구하고 형을 동경해 이안이 집을 나갈 때면 몰래 기어들어가 형의 음악 테이프를 몰래 듣고 메모까지 하는 동생 스티비. 길거리에서 본 스케이트보드 타는 모습에 반해 찾아간 가게에서 만난 친구와 형들은 어딘가 껄렁하고 나쁜 말들도 거침없이 하지만 스티비는 어딘가 그들의 모습이 멋있기만 하다.
그렇게 스티비는 어머니의 지갑에서 돈을 빼 형과 나누고 그 돈으로 스케이트보드를 장만한다. 그렇게 레이,존나네,4학년,루벤 등 스케이트보드를 잘 타는 형들과 어울리기 시작하며 술도 마시고 여자들과도 놀기 시작한다. 그저 잘 나가고 싶었던 생각이지만 상황은 조금씩 꼬여가고 존나네가 운전 미숙으로 사고를 내며 상황은 더 엉망이 되어가는데..
미드 90 결말&해석&리뷰
영화 파헤치기
다른 이들은 모두 멀쩡했으나 스티비만 큰 부상을 입고 병원에 입원한다. 뒤늦게 도착한 어머니가 병실 앞 대기석에서 스티비를 걱정하며 잠들어있는 레이와 친구들을 보고 스티비가 있는 병실로 들어가게 허락하고 스티비와 함께 4학년이 찍고 편집한 그들의 영상을 보며 영화는 결말을 맺는다.
이 영화는 청소년 관람불가이지만 청소년의 성장통을 담은 독특한 영화이다. 약이랑 술 정도가 나와서 그런가 싶기도 한데 15세 정도도 충분하지 않나 싶다.
아무튼 영화에 대한 해석을 해보자면 이 작품의 주된 초점은 고통에 있다. 성장하는 이들의 통증이니까 성장통을 의미하고 그렇기에 스티비는 계속해서 육체적, 정신적 고통을 느낀다. 대부분은 육체적 통증에 해당되는데 우선 첫 장면부터 형 이안에게 얻어터지고 그 상처를 보면서 시작한다.
다음은 레이와 그 친구들을 만나고 발생하는 통증이다. 옥상에서 빈 공간을 뛰어넘던 묘기 중 스티비는 자신의 실력으로 도저히 불가능한데도 뛰려고 하다가 떨어져 크게 다친다. 하지만 그 사건으로 오히려 땡볕이라는 별명이 생기며 그들과 더욱 가까워진다.
마지막은 존나네의 운전 실수로 사고가 나서 병원에 눕게 된다. 이 사건으로 더 안 좋아질 것 같이 느껴지지만 오히려 자신을 때리던 형과 주스를 나눠마시며 친해지며 어머니도 스티비의 친구들을 인정해 준다. 이 작품에서 성장은 통증과 같은 결을 가지고 있으며 결국은 더 큰 통증을 겪을수록 더 큰 성장을 해 나감을 보여준다. 청소년 관람불가라 어른들만 보는데 아이들을 위한다기보다는 자식을 키울 어른들이 아이들이 겪는 청소년기의 방황을 성장통으로 이해해 주고 감싸주라는 메시지를 담은 영화가 아닐까 생각한다.
스케이트보드와 땡볕이라는 소재도 이 작품을 잘 대변해 준다. 둘 다 땡볕의 바닥에서 배워야 하며 통증을 얻는 소재이다. 넘어짐과 살갗이 타는데 그 공간은 집 내부가 아니라 바깥이다. 즉 성장과 성장통은 집에 갇혀있을 때 생기는 게 아니라 사회(바깥)에서 이루어짐을 직간접적으로 나타내는 것이다.
짧으면서도 함축적으로 메시지를 재미있게 전달하는 좋은 작품이다. 뒤에 엔딩 크레디트 빼면 1시간 20분 정도 러닝타임에 아주 많은 것들을 잘 담아낸 명작이 아닐까. 많은 이들에게 추천하는 작품
너처럼 세게 부딪히는 놈은 태어나서 처음 봐 그럴 필요 없어
어찌 보면 성장통에 관한 레이의 조언이 아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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