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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리뷰 전 떠들기
어릴적에 책에서 봤던 하나의 신기한 실험이 있다. 그것은 바로 단어맞추기를 하며 상대방을 아주 약한 전기부터 죽음에 이르기까지 강력한 전기고문을 가할 수 있는 출제자의 이야기이다. 일반인들로 구성된 이 출제자들은 흰색 가운을 입은 관리관하에서 이 잔인한 단어맞추기를 진행한다. 처음에 실수로 몇 단어를 틀렸을때는 버튼을 누르는것조차 힘겨워했던 사람들이 관리관이 실험이고 빨리 진행하라는 압박을 가하자 점차 관리관의 통제도 필요없이 죽음에 이르는 수준의 파워까지 올렸다고 한다. 심지어는 이미 전기로 기절한듯 보이는 문제를 푸는 사람이 대답이 없자 오답이라며 파워를 올리기도 했다고 한다.(아 너무 잔인해 보이니까 남기는거지만 전기고문은 실제로 진행이 되지 않았고 문제를 푸는 사람이 사인에 맞추어 연기한것)
영화 리뷰하는데 뭔 갑자기 심리학 실험얘기가 나오냐 하겠지만 군대라는것은 그 자체로 흰색가운을 입은 감독관과 다를바 없다. 그리고 그 안에서 군인들은 서로가 서로에게 전기고문만큼 잔인한 물리적, 정신적 폭행을 가하고 그것은 이 실험의 마지막처럼 그러라고 하지않아도 스스로 악에 가까울만큼 잔인하게 행동한다는것이다. 나 또한 군대에있으면서 부당한 대우를 많이 받았고 또 그만큼은 아니더라도 그 안에서 후임들에게 부당한 무언가를 많이 했었다. 인간의 가장 더럽고 추악한 모습까지는 보지 못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상당히 안좋은 시절이였음은 분명했다. 권력과 제도안에서 생긴 피해자들의 이야기 영화 <용서받지 못한 자>를 리뷰해본다.
영화 정보
용서받지 못한 자(The unforgiven)
드라마/한국/121분
15세 관람가
2005년 개봉
감독: 윤종빈
주연: 하정우, 서장원
줄거리
이제 막 전입해 온 막내 승영은 첫날부터 고참의 부당한 지시에 쉽게 넘어가지 않는다. 잠시 문제를 회피하고 자신의 사수라 소개받은것은 바로 동창 태정, 둘이 있을때는 편하게 대해주며 승영을 계속해서 챙기는 태정. 하지만 불합리함에 대한 부정적인 승영의 태도에 계속해서 고참들과 문제를 일으키고 태정은 매 번 자신이 커버해준다.
그리고 시간이 지나 승영의 밑에 후임 지훈이 들어오지만 여전히 승영은 무시당하고 태정은 승영을 커버해주기 벅참을 느낀다. 그러던 어느날 고참이 승영이 곧 떠나갈 태정에게 고마움을 담은 편지를 빼았아가고 승영은 욕까지 섞어가며 대든다. 이 모습을 보고 태정은 모두를 집합시켜 승영에게 폭력을 가하지만 이내 승영외에 모두 돌려보낸 뒤 사과한다.
그리고 전역해서 떠난 태정, 승영은 짬을 먹었지만 막사내에서 무시당한다. 그러다 점차 고참들에게 맞춰가며 서서히 군대에 적응해간다. 그러나 지훈은 여자친구와 헤어지고 계속해서 엇나가고 승영은 그런 지훈에게 폭력을 가하는데..
결말&해석&리뷰
지훈은 결국 믿고 의지했던 고참 승영에게 폭력을 당한 충격과 여자친구와 헤어진 이별의 아픔을 감당하지 못하고 막사내에서 군화끈을 사용하여 안좋은 선택을한다. 승영은 충격에 탈영하고 태정을 찾아가지만 그의 혼란스러운 태도와 과거 그에게 했던 폭력이 생각나 오히려 그에게 역정을내고 떠나버린다. 승영은 결국 모텔방에서 지훈과 같이 안좋은 선택을하고 태정이 이를 뒤늦게 발견한다. 태정은 경찰서에서 나와 여자친구를 만나지만 승영의 일을 떠올린다. 그리고 둘이 군대에서 나눴던 대화를 그들의 뒷모습을 보여주며 다시 반복되고 영화는 결말을 맺는다.
우선 영화리뷰를 간단히 해보자면 나 또한 군대..얘기를 하면 끝도 없는 리뷰가 될 것 같고, <D.P>보다 더 과거의 그리고 그 오묘한 군대의 감성을 잘살린듯한 작품이다. 계급장없이 같은 계급의 다른 군번들의 위아래도 맞출수 있을만큼 각각의 캐릭터들이 군대에서 데려다가 뽑은듯 완벽하다. 지금은 모르겠지만 심심치않게 들렸던 군대의 부조리와 사건들이 이렇게 하나의 스토리로 다가오니 그 시절의 감성이 살아나는듯하다.
내가 고참되면 모든걸 바꿀거야
결국 이루지못한 승영의 꿈
아무튼 잘 만든 군대영화이고 제목부터 해석을 해보자면 <용서받지 못한 자>는 태정과 승영 모두를 포함한다. 그리고 부조리를 겪고 또 그 부조리를 행했던 모든 군인이였던 사람들 역시. 태정은 대부분의 군필들이 보기에 아주 좋은 사람이다. 본인 욕먹는데도 친구를 저만큼 커버해주고 위해준다는것은 빤쓰마저 훔쳐입는 부조리한 공간에서 천사에 가까운 이미지이다.
야, 그거 네가 먼저 사과해. 그 정도 잘못가지고 뭐. 괜찮아. 너나 걔나 다 똑같은거지, 뭐
태정이 여자친구에게.. 승영은 이 얘기를 듣고 싶었던게 아닐까
하지만 그건 군대에서 이야기다. 이것이 이 작품을 신선하면서도 공감되게 만들어주는데 아무리 좋던 나쁘던 태정은 승영에게 물리적 폭력을 가한다. 그리고 껴안으며 미안하다고 사과한다. 집단의 좋지못한 관습아래서 그것을 바르다고 생각하고 행한 태정은 결국 스스로 목숨을 던진 승영의 진심어린 용서를 받지 못했다. 그렇기에 그는 스스로에게 다짐하듯 그가 군대로 잘 돌아갔다고 거울을 보며 말한다.
승영 또한 가해자이며 동시에 피해자이다. 나도 처음에는 착한 고참역할을 했었고 어느정도 그 컨셉은 있었지만 관습이라는 명목하에 압박을 가하거나 했었다. 그것은 ‘어쩔 수 없다’, ‘기강이 무너지면 안된다’라는 껍데기뿐인 생각아래에서 했었던것이였다.(물론 영화에 나오는건 13년도 군번인 내가 보기에도 영창감이다) 승영은 군대에 있으면서 점차 변한다.
저 때문이면.. 저한테만 뭐라 그러십시오
승영이 집합 중 태정에게. 맞는말이지만 군대에선 진짜 그냥 맞는말이다.
그것도 자신이 제일 싫어하는 고참들처럼, 그것은 승영이 이중적인 성격이거나 신념이 꺾인것이 아니다. 오로지 승영은 집단내에서 인정받고 살아남고 싶었음이라.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라 집단내에서 인정을받지 못하면 굉장한 정신적 충격을 받는다. 이것이 승영이 가해자로 변하게 만드는 슬픈 이유이다.
가해자이면서 동시에 피해자 라는게 영화의 제목 <용서받지 못한 자>를 만든다. 용서는 가해자에게 피해자가 해주는 행위이지만 태정도 그렇고 승영도 그렇고 가해자인 동시에 피해자이기에 진정한 용서는 할 수 없다.
넌 짬먹으면 안그럴거 같어?
태정이 승영에게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로지 피해자인 지훈이 없어진 상황에 승영이 태정을 찾아간건 그나마 조금이나마 위안받고자 했던 승영의 피난처였던것이다. 참다참다 결국 승영에게 가해자가 된 태정과 똑같이 지훈을 봐주다 가해자가 된 승영, 이렇기에 승영은 태정을 찾아갔음이다.
하지만 가해자이자 피해자인 이 아이러니가 결국 승영을 온전히 용서받게 못하고 승영은 괴로움에 결국 극단적인 선택을 하고마는것. 참 가슴아픈 이야기이다. 결국 이 작품은 용서받을 수 없는 무언가를 나눈 사람들에게 던지는 메시지이자 하나의 질문인것이다. 당신은 누구를 용서할 수 있는 사람이냐고.
언제 부산에 올 일 있으시면, 연락한번 주십시오! 제가 확실히 한 번 모시겠습니다!! 풀코스로
솔직히 이 말 군대에서 부산에서 온 후임 3명에게 들어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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