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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영화 누구의 딸도 아닌 해원 리뷰 결말 해석 인간의 모순으로 보는 해학

by YB+ 2024. 1.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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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리뷰 전 떠들기

사람은 얼마나 웃긴 존재인가. 그야말로 모순덩어리에 거짓과 자기 위선으로 가득 찬 것이 인간이다. 남을 속이기 위해 거짓말을 하면서 동시에 자신마저도 그것이 진짜라 속는 경우도 있다. 학창 시절만 떠올려봐도 조퇴하거나 야자를 빼기 위해 아프다 아프다 말하면 어느 순간 머리에서 열이 나는 것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그리고 어느 순간부터 유행이 된 내로남불이라는 말처럼 같은 상황을 자신에게 대입하면 더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기도 한다.

홍상수 감독의 영화는 온전한 메시지가 없다. 그래서 대부분의 영화가 방만하고 혼탁하다. 그러나 그 안에서도 분명한 길은 열어둔다. 이 작품은 인간의 모순과 이중적인 태도들에 대해 보여주고 그것을 일명 웃긴데 슬픈 웃프다로 보여준다. 유부남과의 바람을 비추는 영화 <누구의 딸도 아닌 해원>을 리뷰해본다.

영화 정보

누구의 딸도 아닌 해원(Nobody’s Daughter Haewon)

드라마/한국/90분

청소년 관람불가

2013년 개봉

감독: 홍상수

주연: 정은채, 이선균

줄거리

대학생 해원(정은채)은 학교 선생인 성준(이선균)과의 비밀스러운 관계를 정리하고 싶다. 내일 캐나다로 이민을 떠나는 엄마(김자옥)와 만나고 우울해진 해원은 오랜만에 성준을 다시 만난다. 그날 식당에서 우연히 같은 과 학생들을 마주치게 되고 두 사람의 관계가 알려지게 된다. 해원은 더 불안해지고, 성준과 크게 다투게 된다

아는 지인을 만나 성준과 올랐던 남한산성에 오른 해원은 다시금 성준의 전화를 받고 집에서 나왔다는 그를 다시 만난다. 성준은 더 이상은 괴로워서 못하겠다며 그녀와 헤어지자 말하고 해원은 이를 받아들인다. 그러나 성준은 여전히 벤치에 앉아 그녀와 들었던 노래를 들으며 울고 있고 그녀는 그에게 다가간다.

그러면 제가 너무 드러나잖아요

-책값을 주고 싶은 만큼 달라는 주인에게 해원이-

결말&해석

해원은 울고 있는 성준에게 다가가 다 괜찮아질 거라고 위로하고 성준은 오히려 그녀를 힐난하며 영화는 결말을 맺는다.

이게 뭔 어이없는 결말이냐 싶지만 이미 이 캐릭터들을 이해하기에는 답이 없다. 그런데 웃기게도 이 캐릭터와 상황들을 이해하지 못하는 게 이 영화의 주제와도 관련되어 있다. 이 영화는 인간 그 자체의 모순을 보여주고 싶은 것. 이 영화는 해원부터 성준 그리고 대부분의 캐릭터들이 모순이라는 것으로 똘똘 뭉쳐있다.

해원은 언제나 진실을 말하고 싶어 한다. 그게 누구든지 간에 상관없이 그렇다. 성준에게도 그렇고 도서관에서 우연히 만난 동기까지도. 그러나 반대로 그녀는 자신이 드러나는 것은 극히 두려워한다. 서점에서 두 번이나 그녀는 책값을 그녀 자신이 원하는 대로 값을 지불함으로 그녀가 어떤 사람인지 나타내는 조차도 두려워한다.

용기를 학교에서 배우는 줄 알아? 그냥 사는 거야 다들

그렇다면 그녀의 진실은 무엇인가. 바로 외로움과 두려움이다. 그녀는 어머니가 떠나가며 극심한 외로움을 느낀다. 그렇기에 이미 헤어진 성준을 다시금 전화로 불러 술을 마신다. 주변의 대부분의 이들은 그녀의 외모를 칭찬한다. 그리고 해원도 이를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타인이 자신에 대한 관심을 갖는 것을 좋아한다. 그러나 동시에 교수와의 바람 같은 부정적 인일들을 비출까 봐 그녀는 두려워한다.

성준은 그야말로 모순덩어리인 존재이다. 말로는 해원을 사랑한다 하면서도 그녀의 결점이나 자신과 같은 행위에 대해 비난을 쏟아낸다. 더욱 재밌는 점은 그 자신이 모순덩어리인 것을 알고 괴로워하면서도 정상적인 길을 찾아가지 못하고 그저 울고 있다.

가기 싫어. 정말 가기 싫어. 나 너 아니면 아무것도 못해. 진짜. 나 아무것도 안돼.

성준이 해원에게

성준은 해원을 사랑하는 것처럼 보이나 나의 기준에서는 사랑이 아니다. 희생과 위로, 그리고 인내가 사랑을 받쳐주는 것이라는 나의 생각에서는 그는 단순히 예쁨을 사랑하는 거지 해원을 사랑하는 것이 아니다. 그는 그가 해원을 사랑한다 하지만 이는 그저 외적인 아름다움에 빠진 것이다. 해원과의 첫 모텔을 바로 기억해내지 못하는 것만 보아도 알 수 있다.

상황적으로 보면 해원이 만난 언니와 그 불륜남과의 생각에서도 모순이 드러난다. 해원은 그 둘의 사이를 정상적으로 보지 않고 반감을 가지고 있다. 동시에 자신과 성준의 관계는 생각조차 하지 않은 채, 그리고 마지막 벤치에 앉아 우는 성준을 해원이 달래주는 것조차도 참 아이러니한 상황이다. 교수에 아이까지 있는 성준은 하염없이 울고 어머니가 떠나고 방금 차인 데다가 돈이 없어 집에서도 나오지 못하는 해원이 그를 시간이 지나면 괜찮아질 거라 위로한다.

어찌 보면 그냥 웃긴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이상하게 이 모순덩어리들을 받아들이다 보면 전체적인 맥락이 이해가 간다. 개인적인 해석이지만 감독은 그저 주어진 상황에서 해원과 성준 그리고 주변 상황과 인물들을 통해 인간이 얼마나 모순적인지 보여주면서 그것이 굉장히 일반적이라는 것을 보여주려 하는 듯하다.물론 감독 본인이 하는 사랑의 정당함마저 어느 정도 살짝

아 그리고 계속 나오는 해원의 은 해원의 욕망의 해소이다. 유명한 배우의 어머니를 만나 인정받고 자신의 진실을 알리며 고통스러운 불륜이라는 연애를 지나가던 동네 아저씨가 준 술을 마시며 털어내는 것. 이것이 각각 꿈을 통해 나타난 것이다.

저번 홍상수 감독의 영화 <우리 선희> 이후에 더 이상은 이 감독의 영화는 리뷰를 안 한다고 했었는데. 생각보다 조회수가 좀 나와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끔씩 머리에 열 올리며 무슨 영화인지 생각하게 하는 재미는 있는 것 같다. 왜 유명하거나 상을 받는지는 여전히 모르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간 내면의 어떠한 것들을 잘 끄집어내어 보여주는 듯하다.

사는 건 죽어가는 거야 하루하루 죽음을 향해 가는거야 그러니까 너 하고 싶은 거 하고 살아

어차피 인간은 다 비슷하고 삶도 크게 다르지 않으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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