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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리뷰 전 떠들기
정말 오래간만에 쓰는 블로그 글이다. 대략 3주쯤 되었나. 신기하게도 여전히 블로그에는 1000명이 넘는 분들이 방문해 주신다. 코로나에 걸리기도 했었고 때마침 찾아온 블테기를 핑계 삼아 열심히 쉬어보자고 했는데 결국 한 달도 못 채우고 다시 글을 쓰고 있다. 아마 평생 일하면서 살아야 할 팔자라는 건 나를 두고 하는 말이 아닌가 싶기도 하다.
그렇게 몇 주 만에 보게 된 첫 영화, 가볍게 보려고 일부러 짧은 영화를 골랐다. 그런데 생각보다 깊이 있고 아리송한 부분들이 많아서 글을 쓰기 시작하는 데까지 시간이 좀 걸렸다. 일에 치이고 얼마 전 시작한 헬스에 밀린 것도 있지만 은근히 생각할게 많았던 영화 <바람아 안개를 걷어가다오>를 리뷰해 본다.
영화 정보
바람아 안개를 걷어가다오
드라마/한국/72분
12세 관람가
2020년 개봉
감독:신동민
배우:김혜정, 신정웅, 노윤정
줄거리-가족이란 이름으로 이어진 슬픔의 연대
1부-군산행
시인으로 살아가는 동민은 늦은 밤 어머니 혜정의 전화를 받는다. 그는 아침 일찍 혜정을 찾아가고 혜정은 아들이 문을 따고 들어오는 와중에도 자고 있다. 전화로 계속 문제라 했던 보일러는 멀쩡해 보이고 동민이 머뭇거리는 사이 혜정은 일어나 태연하게 첫째 아들을 맞이한다. 둘은 막 이사 온 집을 정리하고 군대 간 동생에게 어머니의 편지를 대신 쓰기도 한다. 그리고 나가서 시간을 보내고 혜정이 운영하는 노래방으로 가 기구도 달아주고 술 한잔 하며 혜정의 노래를 듣는다. 그리고 돌아와 저녁을 먹고 다시 동민은 떠난다. 떠나는 그의 양말은 어머니와 같이 짝짝이이다.
2부-태평 산부인과
1부-군상행 이전의 과거, 다친 동생의 병문안을 온 혜정과 동민. 그곳에서 바람나 떠난 동민의 아버지 민철을 혜정이 마주한다. 혜정은 그가 귀에 꽃아 주려던 꽃을 내팽개치고 중국어로 그를 비난하고 떠난다. 동민은 집으로 향하다 절 하나를 발견하고 거기에 들어가자 탈을 쓴 기이한 사람이 춤을 춘다. 그리고 얼마 후 다시금 술에 잔뜩 취해서 동민에게 자신이 태평산부인과 근처에 있다고 데리러 오라고 말한다. 동민은 노래방에서 혜정을 만나고 혜정은 노래하며 운다. 밖으로 나온 둘은 잠시 쉬고 동민은 어머니의 귀에 꽃을 꽂으려 하고 혜정은 그 모습을 보고 생각에 잠긴다. 집으로 돌아온 둘, 그곳에는 아버지가 사다 놓은 음식이 있었고 혜정은 이를 아들과 나눈다. 동민은 잠자리에 들려하는데 어디선가 종소리가 들리고 동민은 이를 보기 위해 침대를 벗어난다.
3부-희망을 찾아서
병으로 죽어가는 혜정, 그녀는 사망 시 신체 기부를 하기로 하며 받을 수 있는 돈에 대해 묻는다. 그리고 직장으로 돌아와 상조 관련 상품 가입을 권유하는 일을 한다. 그리고 아는 동생 윤정과 노래방에 와 술을 마시고 기러기 아빠로 살아가는 동생을 찾아가 이야기를 나눈다. 그리고 혼자 절예가 기도를 한 뒤 집에 돌아와 눕는다. 기침을 하자 입에서는 피가 나오고 혜정은 동민에게 전화를 걸어 보호자로 함께 병원에 가달라한다.
결말/해석/리뷰- 평범한 듯 평범하지 않은 가족
마지막 장면 과거 네 식구가 함께 살며 행복한 시간을 보내는 카메라에 찍힌 동영상을 보여주며 영화는 결말을 맺는다. 3부작으로 이어진 이 작품은 감독 신동민의 과거 실화들을 엮어 놓은 하나의 흐름이다. 2부를 먼저 찍어놓고 이후에 1,3부를 찍었다. 이때 자신의 진짜 어머니를 모셔 영화를 찍었고 그렇기에 1,3부와 2부의 어머니가 다르게 나온다. 동시에 3부의 혜정과 2부의 어머니로 나온 노윤정이 같이 한 장면에서 나와 관객들은 혼란에 빠지기 쉽다.
영화는 가족이란 연대에 대한 이야기를 담았다. 동민의 눈으로 바라본 어머니의 슬픔에 대한 이야기가 더 정확하려나. 동민은 쉽게 웃지도 않고 울지도 않는다. 그저 관찰자처럼 멍하니 그녀를 바라보고 상황을 지켜본다. 그리고 그 슬픔은 어머니 혜정부터 동민에게로 그리고 다시 그 슬픔은 동민의 담담한 표현으로부터 관객에게로 흘러들어온다.
혜정은 강하게 티를 내진 않지만 떠나간 남편에 대한 그리움과 사랑으로 고통받으며 살아간다. 아들이 둘이지만 동생 동휘는 막내이기에 챙겨줘야 하는 귀염둥이지만 동민은 다르다. 동민은 혜정 자신이면서 동시에 남편이다.
너… 아, 씨
자신에게 꽃을 준 동민에게 복잡한 감정이 든 혜정
동민이 혜정이라는 장면은 우습게도 짝짝이 양말을 신은 어머니와 군산을 떠나는 동민의 양말 또한 짝짝이임을 보여주며 확실시된다. 동민은 자신의 슬픔을 온전히 받아들여주는 거대한 매개체이다. 그리고 동시에 남편 민철이 꽃을 꽃아 주려했던것과 같이 동민도 슬퍼하는
어머니 혜정에게 꽃을 꽃아주려 하는 모습이 온전히 겹친다. 그녀는 그 모습을 보고 깨닫는다. 피는 어디 가지 않는다는 것을.그녀는 동민에게 남편을 보고 또한 자신을 바라본다.
3부는 큰 의미를 담았다기보다는 그저 혜정을 보여주며 마무리 짓는 느낌이다. 1,2부의 혜정이 마지막 순간을 바라보며 지내는 삶의 끝자락을 보여준다. 그녀는 떠나간 남편을 그리워하며 노래를 부르지도, 술에 잔뜩 취해 동민에게 전화해 외로움을 채우려 하지도 않는다. 그저 해야 될 일들을 묵묵히 해나갈 뿐. 그리고 정말 마지막 순간이 되어서야 동민에게 전화를 건다. 자신의 보호자로 병원에 함께 가달라고.
응 동민이야?
병원에 가기 위해 다시금 동민을 찾는 혜정
영화는 모자의 다양하고 복잡한 감정들을 함께 담아내었다. 그러면서도 누군가에게는 너무나 평범한 한 가정을 보여주었고 동시에 누군가에게는 절대로 평범하지 않은 한 가정의 단면들을 비췄다. 누구나 특별하지만 자신에게는 평범한 가족이란 연대의 공동체를 담담하게 또 날카롭게 보여준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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