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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리뷰 전 떠들기
쓸데없는 잡생각이 많은 나는 가끔 생각한다. 도대체 잘 사는 것이 무엇이고 우리는 무엇을 위해 살며 무엇을 얻어가나. 부질없어 보이는 생각이지만 바쁘고 힘든 삶을 살다가 보면 가끔씩 멈춰 서서 내가 뭘 하고 있는지 왜 하고 있는지 궁금해질 때가 있다. 삶이 무엇이기에 나는 움직이고 또 다른 이들은 무엇을 위해 움직이는가.
흔하디 흔한 질문이지만 정답은 역시나 모른다. 나는 그저 하나의 개체이면서 동시에 하루를 겨우겨우 넘기는 아주 작은 존재이므로, 그러나 나는 믿으며 살아간다. 나에게는 분명히 주어진 삶에 대한 이유가 있고 그것이 내가 죽고 난 이후에는 더욱 분명해질 것이고 어딘가에 남아있을 거라고. 이 작품은 나보다 더 깊고 광활하게 이런 생각을 한듯하다. 흐르는 강물 위의 형제의 이야기 영화 <흐르는 강물처럼>을 리뷰해 본다
영화 정보
흐르는 강물처럼(A River runs through it)
드라마/미국/124분
12세 관람가
1992년 개봉
감독:로버트 레드퍼드
주연:브래드피트, 크레이그 셰퍼
시놉시스
간략한 줄거리
-흐르는 강물과 같은 인생
목사인 아버지와 자상한 어머니 밑에서 자라는 동생 폴과 형 노먼, 플라잉 낚시광이기도 한 아버지 밑에서 둘은 몬태나주의 대자연을 경험하고 낚시도 배우며 자라난다. 그렇게 성년이 된 둘, 노먼은 동부로 대학을 가게 되고 폴은 몬태나주를 떠나지 않고 그곳에서 대학을 다닌다. 그리고 6년 뒤.
학업을 마치고 교수 임용을 꿈꾸며 잠시 고향에 내려온 노먼, 가족들은 그를 반갑게 맞이하지만 폴은 기자가 되어 바쁜 일정에 그를 만나지 못한다. 결국 다음날 노먼이 폴을 찾아가고 둘은 함께 낚시를 즐긴다. 그렇게 같은 곳에서 지내며 다시금 과거처럼 우정을 나누는 형제가 된 듯 보이지만 폴은 원주민 여자를 사귀며 술과 도박에 취해 빚도 잔뜩 지고 있고 정신을 차리지 못한다.
노먼은 파티장에서 제시라는 여인을 만나 사랑에 빠지고 그녀의 오빠일로 잠시 다투기도 하지만 이내 곧 그녀와 미래를 함께할 생각을 한다. 동시에 시카고 대학에서 교수 임용을 받게 되고 노먼은 위태로운 동생 폴을 데리고 아버지와 함께 그 어린 날처럼 낚시를 하러 간다. 결국 예술적인 낚시 실력으로 대어를 낚은 폴, 하지만 행복해하는 세 부자 앞에 끔찍한 고통이 찾아오는데..
결말 및 해석, 리뷰, 명대사
내 맘대로 떠들기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노먼이 제시와 함께 시카고로 떠나기 얼마 안 남은 시간, 어느 날 경찰서에서 연락이 오고 그곳에는 폴의 죽음이 있었다. 노먼은 자세한 상황을 일부러 물어보지 않았고 부모님에게 전달한다. 가족은 상실감에 고통을 받으며 살아가고 이후 아버지의 임종 전 마지막 목회를 듣고 제시마저도 떠나보낸 뒤 늙은 노먼은 플라잉 낚시를 하며 과거를 추억하며 영화는 결말을 맺는다.
하나님을 믿는 사람으로 이 영화는 내게 다양한 생각을 심어주었다. 영화 중후반까지만 해도 이 영화가 품고 있는 주제가 무엇일지 가늠이 잘 안 됐다. 그러나 마지막 임종 전 아버지의 목회와 늙은 노먼의 생각들은 이 영화를 아주 깔끔하게 정리해 주었다.
이해는 못했지만 사랑했던 사람들은 모두 죽었다. 그러나 난 아직도 그들과 교감하고 있다.
늙은 노먼의 생각
영화는 인생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이런저런 지적이나 성공하는 방법 또는 이렇게 살아라라고 하는 가이드를 전해주지 않는다. 오히려 그랬다면 이 영화가 이토록 인정받기는 힘들었을 거라는 생각을 해본다.
노먼과 폴은 너무나도 다르다. 그러면서도 대립하고 또 경쟁의식도 품는다. 하지만 둘은 결국 화합하고 서로를 인정하며 가족이자 친구로, 또 형제로 서로에게 가장 귀한 사이가 된다. 이토록 다채로운 둘의 관계는 이 영화의 주제와도 밀접하다.
동생은 빅 블랙풋 강둑에 서 있는 것이 아니라 자연법칙을 초월해 공중에 떠 있는 것 같았다. 마치 예술 작품처럼...
나는 이 영화의 주제가 다채로운 삶에 속한 아름다움이라고 느낀다. 그리고 더 깊게 나아가서는 그 다채로움 자체를 인정하고 진정으로 사랑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영화를 보면 누구나 폴의 매력에 빠져들기 마련이다. 그리고 동시에 그의 행위들과 도박, 술이 보이면서 그를 걱정한다. 그러나 마지막 그가 대어를 낚으면서 모든 걱정은 사라지는 듯 보인다. 우리는 영화의 전반적인 극을 이끌어가지만 재미없고 성실하며 정도를 걷는 노먼보다는 폴에게 이끌린다. 그러나 둘 누구의 인생도 뒤돌아보면 정도를 걸었다 할 수 없는 딜레마에 빠진다.
어슴푸레한 계곡에 홀로 있을 때면 모든 존재가 내 영혼과 기억 그리고 빅 블랙풋 강의 소리 4박자 리듬, 고기가 물리길 바라는 희망과 함께 모두 하나의 존재로 어렴풋해지는 것 같다. 그러다가 결국 하나로 녹아든다. 그리고 강이 그것을 통해 흐른다.
그것은 우리가 속한 세상에서 바라본 둘을 그 사회에 맞게 바라보기 때문인데 그 관점을 조금 멀리서 아니 어쩌면 더 멀리 당겨서 우리를 바라보시는 하나님의 관점에서 보면 인간에게 주어진 삶이라는 것을 충만히 채워나가는 것을 기분 좋게 바라보시지 않을까 한다.
어떤 삶을 살았고 어떤 지위에 올랐으며 사회적인 명성이 어떤지는 사실 죽어서는 크게 의미가 없다. 다만 내가 죽었을 때 날 사랑했던 이들과 기억하고 추억하며 사랑을 주고 있는 사람들이 중요하지 않을까? 영화는 마지막 목회를 통해 우리에게 사랑이 필요함을 말한다.
He was beautiful.
아들을 추억하며 아버지가
혹자는 말한다. 주님을 믿지 않는 자들은 지옥에 떨어져 고통만 당하는 무한한 시간을 겪을 거라고 그러나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우리에게는 영혼이 있고 믿지 않는 이들에게도 사후에 하나님이 만나주실 거라고, 하나님은 우리의 껍데기를 보시는 게 아닌 영혼을 바라보시고 만나주시는 거라고. 나는 믿어본다. 세상에서 가장 인자한 분이시기에.
우린 흔히 가장 가까운 사람들조차 도울 수 없을 때가 있습니다. 무엇을 주어야 할지도 모를뿐더러 대부분 주는 것은 상대방이 원하지도 않는 것들이다. 그들이야말로 우리가 함께 살아가고 알아가야 하는 존재들임에도. 때론 그들이 우리를 피할지라도 여전히 그들을 사랑할 수는 있습니다. 우리는 완벽히 그들을 이해하지 못하더라도 그들을 완벽히 사랑할 수 있습니다.
아버지의 마지막 목회
아무튼 영화는 <나 혼자 산다>에서 잠깐 나온 것처럼 단순히 낚시를 하는 영화는 아니었다. 무엇보다도 아름다운 대 자연과 그곳에서 숨 쉬며 살아가는 다채로운 인간 군상들과 흐르는 강물처럼 인생에서 중요한 것은 우리가 어떤 바위인지가 아닌 그 바위밑에 잘 눌러놓은 인생을 살아가게 해 주시는 말씀이 아닐까 한다. 우리의 빵형 브래드피트의 눈부신 외모만큼 걸작인 작품이다.
인생은 예술품이 아니고, 순간은 영원한 것이 아니란 걸....
노먼이 아버지와 폴과 낚시하며 느낀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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