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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영화 진주 귀걸이를 한 소녀 리뷰 결말 해석 상상을 자극하는 마음을 담은 명화

by YB+ 2024. 2.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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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맘대로 떠들기

오래간만에 쉬는 날을 맞아 보고 싶었던 영화를 아주 천천히 늘어지게 보았다. 중학교 때는 거의 일 년에 백 권의 책을 빌려다보고 매일같이 판타지나 무협소설에 빠져 살았던 시절이 있었는데 그 당시에 이 책이 항상 눈에 들어왔었다. 하지만 재미없는 명화의 어딘가에 꽂혀있어서 겉표지만 매 번 보고 넘어갔던 추억이 있는데 넷플릭스를 둘러보다가 우연히 이 영화를 보게 되었다.

마찬가지로 이 영화를 클릭해서 실제 시청하기까지는 대략 3달정도의 기간이 걸렸다. 왜인지는 모르겠지만 <폭풍의 언덕>이나 <오만과 편견> 같은 소설원작이면서 조금 시간이 지난 명작 영화들은 보기 전에 시간이 오래 걸리는 것 같다. 생각보다 심오하고 지루하면서도 요즘 영화들처럼 직접적으로 주제나 소재들을 전달하여주지 않기 때문에 부담감이 커서일지도 모르겠다. 그래도 배우들이 너무나 익숙한 배우들이라 의외로 보는 재미도 있었고 영화를 본 후에 이런저런 자료를 찾아보며 나름의 지식들을 쌓은 것 같아서 기분이 썩 괜찮은 상태이다. 아무튼, 독특한 그림 한 장으로 시작된 상상의 영화 <진주 귀걸이를 한 소녀>를 리뷰해 본다.

영화 정보

진주 귀걸이를 한 소녀

멜로/영국/100분

15세 관람가

2004년 개봉

 

줄거리

-걸작으로 남은 하나의 그림

17세기 네덜란드의 델프트, 장애가 생겨 일을 하지 못하게 된 아버지로 인해 급격히 기운 가세로 인해 딸 그리트는 그림을 그리는 베르메르라는 화가의 집에 하녀로 일하게 된다. 자식도 많고 금슬도 좋아 보이는 베르메르와 카타리나 그리고 자신의 윗 하녀인 타네커와 함께 살게 된다. 고된 일에 손에는 상처 투성이지만 집안을 위해 참으며 살아간다. 그러다 푸줏간집 아들과 호감을 보이게 되고 나름의 안정된 삶을 찾아나간다.

그러던 어느 날 베르메르의 화실을 청소하던 그리트는 그의 부탁을 받고 잠시 모델포즈를 취하고 이때부터 그리트는 베르메르에게 무언가를 느끼기 시작한다. 베르메르 또한 그녀를 모델로 세우려 한다. 한편 자신을 후원하는 이가 그녀와 함께 그림에 담기고 싶어 하자 베르메르는 둘을 분리시켜 따로따로 그림을 그린다. 날이 갈수록 그리트는 베르메르에게 알 수 없는 감정을 느끼고 베르메르는 그녀에게 카타리나의 진주귀걸이를 끼고 그의 모델이 되라는 어려운 부탁들을 한다.

그리트는 알 수 없는 이끌림에 그의 부탁을 들어주고 베르메르는 그녀의 그림을 그린다. 하지만 이내 곧 카타리나가 모든 것을 알게되고 베르메르에게 모든것을 따져 물으며 결국 완성된 그림을 보고는 그리트를 내쫓는다. 결국 다시 돌아온 그리트, 그녀는 시간이 흘러 어느 날 도착한 타네커가 그녀에게 무언가를 전달하는데..

결말 및 해석, 리뷰

내 맘대로 떠들기

-그림을 사랑한 화가와 화가를 사랑한 그녀

여기서 소설에서는 10년이 흘러 푸줏간 아들과 결혼한 그리트에게 카타리나가 직접 만남을 요청해 진주귀걸이를 전달하며 베르메르가 죽으며 귀걸이를 전달해 주라고 유언을 남겼다고 말한다. 그리트는 귀걸이를 팔고 푸줏간에 진 빚만큼을 제하고 나머지는 쓸 수 없다며 숨기며 결말을 맺는다. 영화에서는 하녀인 타네커가 카타리나의 부탁을 받아 진주귀걸이를 전해주며 결말을 맺는다.

줄거리를 보고 내려오신 분들은 뭔 이따구로 줄거리를 썼냐고 따져 물으실 만큼 중간중간 비어있는 게 사실이다. 대충 쓴 것도 없지 않아 있으나 이게 사실 이 영화를 보는 중요한 포인트이다. 바로 그들의 눈빛에 담긴 사랑, 영화를 보면서 계속해서 떠오른다 그리트는 베르메르에게 무슨 감정이고 베르메르는 그림을 사랑하는 건지 그녀를 사랑하는건지 헷갈린다. 심지어는 갑자기 그리트가 푸줏간집 아들에게 달려가 키스를 나누며 관계를 갖는 장면도 나온다.

도와주세요! 주인님

그리트의 외침 베르메르는 즉각적으로 반응한다.

 

나의 해석으로는 이렇다. 베르메르는 그림을 그릴 영감을 주는 뮤즈로써의 그리트를 사랑했다고, 인간 자체인 그녀가 아닌 모델로만 그녀를 사랑했다고. 즉 그는 그림을 더 사랑하고 아꼈음이다. 영화를 자세히 보면 베르메르는 그리트를 한 번 도와주기는 하지만 계속해서 그녀의 일을 무시한 채 자신의 그림 모델로 설 것을 명령한다. 자신이 만들어주고 그녀를 아끼는 것이 아닌 그녀 스스로 위기를 뚫고 나오게 만든다. 심지어 그 위기도 본인 때문에 생긴다. 사랑하는 사람에게 라면 도저히 하지 못할 행동이다. 그는 오로지 그림과 관련된 그리트를 사랑했음이다.

반면에 그리트는 이분법적으로 푸줏간 아들 페터와 베르메르를 사랑했다. 페터는 육체적이고 본능적인 사랑의 대상이었고 베르메르는 자신의 정신적 사랑의 대상이었다. 그녀에게 있어서 그림은 하나의 지적 매개체이다. 글도 모르는 그녀는 아버지의 그림과 여러 그림들 앞에서 감상에 빠져들게 된다. 이는 그것이 그녀의 지적유희이면서 자신을 안정시키는 하나의 행위이다. 베르메르는 물감을 섞는 것과 그림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주며 그녀의 정신적인 유희를 만족시켜 준 것.

제 마음까지 꿰뚫어 보셨군요.

그리트의 대사

어쩌면 그녀는 베르메르가 카타리나를 사랑하지 않거나 또는 유부남이 아니었으면 육체적인 사랑마저도 그를 선택하지 않았을까 싶다. 영화의 중간 <진주 귀걸이를 한 소녀> 그림의 모델을 마친 후 그녀는 곧장 페터에게 달려가 관계를 맺는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먼저 정신적인 교감을 하고 사랑에 빠진 후 관계를 맺는 것처럼 그녀도 이와 같은 흐름을 원했을지 모른다. 그러나 베르메르와는 사랑에 빠진 것까지만 가능했고 터질 것 같은 사랑과 정신적인 교감에 그녀는 참을 수 없어 페터에게 뛰어간 것으로 해석된다.

 

어찌 되었건 베르메르는 그림을 사랑했고 그리트는 어쩔 수 없이 두 남자를 사랑한 것이다. 영화에 대한 해석은 이렇게 간단히 넘어가고 왜 이 그림이 이토록 유명한지 궁금해할 것이다. 일단 그림 속의 소녀는 옷이나 행색을 보아 매우 가난해 보인다. 그러나 귀에는 비싸디 비싼 진주 귀걸이를 하고 있다. 심지어 누군지도 알 수 없다. 실존 인물인 베르메르가 17세기 작가였으나 유명해진 건 19세기에 달했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남겨진 이 그림은(잘 그리기도 했다고 한다) 무수히 많은 이야기들을 만들어냈고 결국은 소설로 먼저 쓰인 것이다.

음란하군요!

그림을 볼 줄 모르는 카타리나도 알았던 그림에 넣은 베르메르의 마음

남겨진 그림 하나가 무수히 많은 상상력을 자극했고 결국은 소설로 그리고 다시 영화로 만들어진 것이다. 그리고 영화의 중간쯤 베르메르는 아내에게 말하지 말라며 청금석을 사다 달라고 한다. 이걸 갈아서 만든 일명 '울트라 마린'은 kg당 1500만 원이라는 가격을 호가할 만큼 요즘도 굉장히 비싼 물감의 소재이다. 그리고 그 귀한 물감이 가난해 보이는 소녀의 그림에 들어가 있다는 것도 상당히 의외이다. 당시의 화가들은 성모 마리아를 그릴 때가 아니면 거의 쓰지 않았고 심지어 그림을 그릴때 이 울트라마린을 얼마나 사용할 건지 양을 정해놓고 계약했다고 한다.

 

영화 자체적인 재미도 있다. 당시의 시대상을 대사를 통해서 전달하는 것도 눈에 들어온다. 영화를 보면 그녀가 그림의 모델이 될 것이라는 소문이 퍼지며 다른 사람들이 흉을 본다. 이 당시에는 남성이 남성모델을 하는 것은 어느 정도 예술로 인정을 받았지만 대부분 여성들이 모델로 서는 것은 당시에 몸을 팔던 여자들이 주로 뽑혔다. 그렇기에 다른 사람들이 흉을 본 것.

빛이 변할까 봐서요

베르메르의 그림마저도 생각해 주는 그리트의 마음

그리고 당시에 튤립투기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파산한 것도 옆집이 망한 것을 보며 연관 지을 수 있다. 생각보다는 시대상과 다양한 요소들을 영화에 잘 넣은 것 같다. 그리고 젊은 콜린퍼스의 눈부신 외모와 정말 그림의 모델을 그대로 앉혀놓은 게 아닌가 생각이 드는 스칼렛 요한슨까지 이 영화를 볼 이유들은 충분히 넘치는듯하다.

구름에도 색깔이 있군요

그림과 색을 깨닫는 그리트의 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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