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사람들은 너무 바쁘다. 앞선 포스팅에서 말했듯이 정말 하루하루를 가득 채워서 살아간다. 그렇게 열심히 채워 나가며 살아가지만 정작 자신은 텅텅 비어있다. 남을 위해, 또는 자신을 위해, 아니면 가족을 위해 다들 노력하며 살지만 어떤 것을 해도 고개를 들어 자신을 바라보면 어딘가 텅 비어버린 그야말로 인형이나 기계와 같은 느낌을 받을 때가 있다. 이 영화는 시간은 조금 지났지만 현대를 살아가는 텅 비어버린 우리를 다시금 느끼게 해주는 영화이다. 추운 겨울 마음이 어딘가 허전할 때 보면 좋을 영화 <공기인형>을 리뷰해 본다.
영화 정보
공기인형
판타지/일본/116분
청소년 관람불가
2010년 개봉
줄거리
-마음의 중요성
인간의 마음을 위로해 주고 또한 육체적으로도 만족시키려 만들어진 인형, 그중에서도 히데오는 노조미라는 인형을 구입해 마치 살아있는 사람인양 대화도 나누고 같이 밤하늘을 구경하기도 하고 서로 관계도 나누며 하루하루를 살아간다.
그러던 어느 날 인형인 노조미에게 마음이 생기고 몸도 스스로 움직일 수 있게 된다. 너무나 신기한 상황에 노조미는 여기저기 돌아다니게 되고 세상의 모든 것들을 천천히 경험하며 더욱더 커지는 마음을 얻는다. 그러던 중 우연히 지나가다 본 가게에서 알바를 하게 되고 그곳에서 준이치라는 남자를 만나고 묘한 호감을 얻게 된다.
마을을 돌아다니며 이곳저곳 인사도 하고 저녁에는 다시 집으로 돌아와 인형인척 살아간다. 다시 아침이 되어 히데오가 출근하면 노조미는 사람처럼 다시 일도 하고 동네를 돌아다니며 이것저것 관찰한다. 그렇게 일을 하며 준이치와 더욱 가까워지고 어느 날 일하다가 우연히 상처가 생겨 몸에 공기가 다 빠지게 된다. 이를 본 준이치는 노조미의 상처를 테이프로 막고 배에 있는 주입구에 바람을 불어넣어 노조미를 구해준다.
이 일을 계기로 급격히 가까워지게 된 둘은 같이 바다도 보고 고급 레스토랑에서 함께 저녁도 먹으며 연인과 같은 관계가 된다. 노조미는 준이치에게 커진 마음에 더 이상 히데오와 함께하고 싶지 않고 그의 집구석에 몰래 숨어있는다. 그러자 히데오는 다른 인형을 구매하고 노조미는 그의 앞에 등장해 자신에 대해 묻지만 히데오는 그녀에게 상처만 준다. 그렇게 집을 나와 여기저기 돌아다니던 그녀는 자신을 만든 소노다를 만나고 다시 준이치에게로 돌아간다.
그녀는 준이치에게 모든 것을 들어줄 테니 함께하자 말하고 준이치는 그녀의 공기를 뺀 후에 다시 주입구로 숨을 불어넣는 행위를 하고 싶다고 한다. 죽어가는 느낌을 받는 그녀로서는 싫지만 커져버린 마음에 그녀는 허락하고 준이치는 이 행위를 한다. 노조미는 준이치가 그것을 좋아하는 줄 알고 그의 배에 상처를 내고 주입구를 찾지만 주입구는 없었다. 결국 준이치는 피를 흘려 죽게 되고 그녀는 다시 혼자가 되는데..
결말 및 해석, 리뷰
-누구나 공허한 부분이 있다.
노조미는 준이치를 인형과 같이 봉지에 묶어 내다 놓고 자신 또한 쓰레기 처리장으로 가 팔에 있던 테이프를 뜯고 모든 것을 내려놓는다. 그리고 지나가던 아이가 노조미 손에 있던 반지를 빼가며 자신의 인형을 주고는 떠나버린다. 노조미는 마지막 순간 버려진 인형을 껴안으며 영화는 결말을 맺는다.
다소 난해하고 이해하기 어려운 일본의 감성을 담은 영화이지만 말하고자 하는 주제는 명확하다. 누구나 텅 비어버린 마음을 가지고 있고 그것은 서로가 서로에게 채워줘야 한다는 것이다. 마지막즈음 준이치는 노조미에게 숨을 불어넣는 행위를 하는데 다소 이해가 안 될 수도 있지만 아마 중간에 나왔던 준이치의 연인이 죽어 그녀를 살리고 싶은 마음을 노조미를 통해 이룬 것으로 보인다.
히데오에게는 연인으로 가게 사장에게는 성적 욕구를 푸는 대상으로 준이치에게는 숨을 불어넣을 수 있다는 희망을 주고 자신을 만든 소노다에게는 그의 작품이 긍정적인 세상을 바라본다는 희망으로 만났던 모든 이의 마음을 채워주고 스스로 역할을 다하고 사라지는 것으로 보인다.
이상하게 영화를 보면 볼수록 마음이 아파오는 영화이다. 노조미는 사람들의 마음을 채워주지만 그녀는 준이치를 잃고 자신을 사랑한다 여겼던 히데오마저 그녀를 인형 이상으로 취급하지 않는 것을 바라본다. 오로지 그녀의 마음을 달래주는 건 단 한 명 할아버지뿐이다
여기에서 할아버지의 대사가 의미심장한데 노조미는 자신의 안이 비어있음을 말하자 모두가 그렇다고 말한다. 노조미는 여기서 위안을 받고 그녀 스스로 그녀의 몸이 차가운 것을 싫어했는데 노조미에게 자신의 머리를 쓰다듬어 달라는 할아버지가 그녀의 뺨에 손을 대며 그녀의 손이 차가운 것은 마음이 따듯해서라고 말하며 그녀의 마음을 위로한다.
누구나 가지고 있는 공허함으로 인한 욕망이 현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을 굉장히 부정적인 모양으로 영화는 표현하고 있다. 히데오는 감정을 주고받는 대화 부분에서 어려움을 겪어 노조미를 구매하고 가게 사장은 성적인 농담과 행위를 한다. 준이치는 그 마음을 노조미가 고통스러워하는 행위를 통해 치유받으려 한다.
오직 할아버지와 인형을 만드는 소노다만이 서로 공감하며 마음을 치유하려 한다. 결국 정말로 마음의 치유를 받는 건 할아버지와 소노다뿐, 육체적인 행위나 일방적인 마음의 전달은 서로를 치유하지 못하고 계속 문제를 일으키는 것으로 해석된다.
어딘가 따듯하면서도 날카로운 칼로 도려내는 듯 아픈 이 영화. 여기에 15세 관람가로 나와있는데 넷플릭스에서 보는 이 작품은 노출이 상당히 많고 선정적인 장면도 많다. 그렇기에 청소년 관람불가로 적어놨는데 한국 개봉작으로 보면 덜할지 모르니 찾아보시는 것도 좋을듯하다.
생명은 빈 공간을 가지고 있고, 그 공간은 다른 사람만이 채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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