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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영화 포미니츠 리뷰 결말 해석 그녀에게 주어진 전율의 4분

by YB+ 2024. 2.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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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리뷰 전 떠들기

좀비영화와 음악영화, 너무나 반대쪽에 있는 듯 보이는 이 두 장르가 내가 가장 좋아하는 장르들이다. 개인적으로 생각해도 참 특이한 취향이지만 좋은 걸 어쩌라. 좀비영화로 피폐해진 정신을 음악영화로 회복하는 시간을 가지는 건지 아무튼 음악영화는 나에게 있어 하나의 힐링이다.

그렇게 찾아 본 이 영화는 나에게 힐링보다는 더 강렬한 무엇인가를 남겼다. 지금도 전체적인 기억은 나지 않지만 영화는 분명 선명한 무언가를 느끼게 해 준다. 특히나 마지막 4분의 그 기괴하면서도 복잡하고 날카로운 감정선은 이 영화를 보는 백미이다. 언제 봐도 새로운 감정으로 다가오는 영화 <포미니츠>를 리뷰해 본다.

영화 정보

포미니츠(4 minutes)

드라마/독일/114분

12세 관람가

2007년 개봉

줄거리

-불행한 천재의 삶

아름다운 피아노 소리와 함께 교도소로 출근하는 60세의 여성 크뤼거. 첫날부터 피아노를 옮기다 물벼락을 맞기도 하지만 그녀는 간수와 재소자들에게 단호하고 강하게 말하면서도 학생에 대한 애정을 보인다. 그곳에서 크뤼거는 제니를 만나게 된다. 교회에서 자신의 오르간 연주를 따라 하는 그녀를 보며 호기심을 갖지만 수백 명의 재소자에 중에 피아노 레슨을 받으러 온 그녀의 물어뜯어 엉망이 된 제니의 손을 보고는 레슨을 거부한다. 그러자 제니는 화를 내며 교도관을 폭행하고 둘의 첫 만남은 엉망이 된다.

가뜩이나 부족하고 교도관과 재소자들에게 인기도 없었던 탓에 이 일로 결국 피아노실은 없어진다. 하지만 크뤼거는 제니가 교도관을 폭행하고 잡히기 전 마지막으로 피아노를 연주한 것을 듣게 되고 그녀에게 재능이 있음을 알게 된다. 크뤼거는 폭행사건으로 사지가 결박되어 갇힌 제니를 찾아가 그 재능을 올바로 쓸 수 있도록 도와주겠다고 말한다. 제니는 불평하면서도 결국은 크뤼거의 경연대회에 참가한다는 조항을 포함해 네 가지의 조건을 수락하고 피아노 레슨을 받기로 한다.

제니는 어릴 적부터 각종 콩쿠르와 국제대회에 참가해 상을 받을 정도로 재능 있는 피아니스트였지만 12살에 대회에 나가는 것을 거부하자 그녀의 아버지가 그녀를 성적으로 학대하고 제니는 결국 정신적으로 망가지고 만다. 크뤼거는 경연대회 참가를 하면 제니가 우승할 것이고 이는 교도소에도 좋을 것이라며 사람들을 설득하고 마침내 승낙을 받고 레슨이 시작된다. 그러나 이미 미운털이 박혀 수갑조차 풀어주지 않고 첫 수업을 하게 된다.

하지만 다음날 이런 상황을 취재하러 온 기자 앞에서 수갑을 뒤로 묶은 채로도 엄청난 연주를 선보이고 극찬을 받지만 흑인 음악을 연주했기에 크뤼거는 오히려 화를 내며 제니의 뺨을 때린다. 그렇지만 다시 금방 제니의 물어뜯은 손을 소독하고 약을 발라주며 솔직한 감정을 드러내고 제니는 이 모습에 조금씩 마음을 돌리며 그녀와의 레슨을 맞춰나간다.

그리고 마침내 시작된 피아노 콘테스트, 첫날부터 제니의 옷 때문에 작은 해프닝이 있었고 어릴 적 경연을 거부해서 친아버지에게 당했던 기억으로 제니는 경연을 앞두고 겁을 먹는다. 하지만 크뤼거가 잘 달래서 경연을 무사히 해내고 본선에 진출한다. 그리고 다시 교도소로 돌아가려 하지만 크뤼거의 부탁으로 교도관이 경연 전에 다친 손을 치료하러 병원에 가지만 제니가 갑자기 도망을 가다가 유리벽에 부딪혀 정신을 잃는다. 제니는 알고 보니 부친의 학대 속에서 임신을 하지만 잘못된 의사를 만나 아이가 출산 중에 죽으면서 더 큰 정신적 충격을 받았던 것.

제니와 이야기를 나누고 다시 돌아온 교도소에서 둘은 본선에서 우승하기 위해 연습에 매진한다. 그러면서 점차 크뤼거와 제니는 인간적으로 가까워진다. 그러나 평온한 것도 잠시 제니가 폭행했던 교도관이 돌아오고 교도관을 제니를 싫어하는 재소자들이 있는 방으로 보내버린다. 그러다가 크뤼거는 제니가 했던 일들에 대해 이야기를 듣게 되고 잔인한 그녀의 행동에 크뤼거는 레슨을 취소한다. 제니는 방황하며 고통스러워 하지만 이내 제니의 아버지가 찾아와 크뤼거가 생각하는 오해를 풀며 다시 크뤼거는 제니의 레슨을 맡는다.

그러나 그날 밤 재소자들이 제니를 공격하고 제니는 반격하다 다시 재소자를 죽일뻔한다. 이 일로 교도소에서는 그녀를 경연대회에 참가시키지 않으려 하고 크뤼거는 이 일을 못 본척했던 교도관과 대화하고 교도관은 죄책감에 제니를 교도소에서 탈옥시켜 준다. 그러나 마지막 순간 제니가 무대에 오르는 순간 경찰들이 들이닥치는데.. 과연 그녀는 자신을 불행하게 만든 재능을 다시금 세상에 보여주고 인정받을 수 있을 것인가.

결말 및 리뷰

-수단과 목표

경찰이 들이닥치지만 크뤼거는 간절히 그녀에게 연주를 할 몇 분의 시간만 달라고 요청하고 경찰은 이를 받아들인다. 그러나 제니는 연습된 곡을 치다가 갑자기 자신이하던 음악을 시작하고 하나의 곡에 모든 광기와 재능을 폭발시킨다. 이윽고 음악이 그치고 사람들은 박수와 환호를 보내지만 제니는 크뤼거를 바라보며 경찰에게 제압되면서 영화는 결말을 맺는다.

 
 

어제 다시 영화를 리뷰하기 위해 마지막 장면을 곱씹으면서 여러 번 돌려보게 됐다. 그러나 아무리 생각해 봐도 제니와 크뤼거의 심정이나 행위에 대한 정당성을 찾기는 어렵다. 연습하던 곡을 포기하고 자신이 하던 방식의 피아노를 보여준 것도 그렇고 크뤼거는 그녀를 보며 실망하거나 좌절하는 모습을 보이지도 않고 그저 술을 마신다 그것도 빨간 포도주로.

이 마지막 장면이 이 영화의 백미가 아닐까 싶다. 몇 번을 생각해도 그들의 감정이나 행위를 이해 못 하는 건 오히려 의도한 것으로 보인다. 크뤼거는 레즈비언으로 죽은 자신의 전 여자친구의 일로 평생을 감옥에서 봉사하며 살아간다. 반면에 제니는 천재성을 입증받았으나 어린 시절부터 아버지의 성폭행과 사랑한 남자의 배신 그리고 그 아이마저 죽게 되고 엄청난 감정의 소용돌이 속에서 살아온 게 아닐까.

 
 

이러한 모든 감정들이 휘몰아치며 마지막 곡에 담기고 크뤼거는 그녀를 바라보며 술을 세 잔 마신다. 한잔은 죽은 전 여자친구를 위해 그리고 한잔은 고통스러운 과거 속에서 후회로 살아온 자신을 위해 그리고 마지막 한잔은 결국 무대에 오른 제니를 위해서로 보인다. 물론 그녀가 흑인 음악이라 부르며 질색하는 곡을 연주하기는 하지만 이미 크뤼거는 제니가 어느 정도 그러한 행위를 할 것을 마음속에 염두에 두었는지 모른다.

그래서 음악을 바꿀 때 평소처럼 버럭 화를 내기보다는 그저 나가서 술을 기울이다 다시 그녀의 공연을 보러 간다. 굉장히 복잡한 감정들이 뒤섞여 강렬하게 소용돌이치는 마지막 장면은 아마도 내 기억 속에서 꽤 오랫동안 남아있을 것 같다. 뒷 이야기가 있었으면 더욱 좋겠지만 이런 결말이 오히려 작품이 더 좋은 작품이 되는 방식인 듯싶기도 하다.

 

여기 있던 내 일이 뭔지 모르겠어. 인내하는 것일지도 모르지. 하지만 네 일은 화창한 날만큼이나 명백해!

경연을 거부하는 제니를 바라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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