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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리뷰 전 떠들기
최근에 올린 영화 <버닝>과 함께 올라온 여러 독립영화들, 이런 영화들은 각각이 주제의식도 다양하고 감독마다 저마다의 특유한 방식들을 영화에 집어넣어 보는 재미가 있다. 하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잘 만든 영화에만 해당하는 이야기. 이 영화는 여러모로 불편하다. 뭐 영화를 보다 보면 마음이 아리고 요즘 시대에 어쩌고 그런 불편함이 아니고 애초에 영화 자체가 불편하다. 바로 소리가 잘 안 들린다.
이 이야기를 이렇게 초반에 지르는 이유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어폰으로 듣고 거기에 귀까지 막아가며 열심히 들었기에 약간의 노력을 자랑하려 한 것. 아무튼 이 영화는 주제의식도 나름 명확하고 그동안 본 영화들 중에서도 압도적으로 느껴질 만큼 긴 롱테이크로 영화를 보여줘서 현실감이 더 드는 영화였다. 대사들도 그렇고 어디에나 있을법한 이야기들이 더 와닿은 영화였다. 물론 독립영화에 돈이 어디 있겠냐만은 다음 촬영에는 대사가 더 잘 들리도록 만드셨으면 좋겠다. 아무튼 영화 <춘천, 춘천>을 리뷰해 본다.
영화 정보
춘천, 춘천
드라마/한국/77분
15세 관람가
2018년 개봉
시놉시스
간략한 줄거리
춘천으로 가는 기차 안, 한 명의 젊은 남자와 어딘가 어색해 보이는 두 중년의 남녀가 앉아 춘천으로 가고 있다. 그리고 잠시 후 열차는 기차역에 도착한다.
1부. 청춘
지현은 기차역에서 내려 춘천에 돌아오고 우연히 에스컬레이터에서 자신의 과거 짝꿍 종성을 만나 반갑게 인사하지만 이름이 기억이 나지 않는다. 지현은 사실 춘천에 쭉 살다가 우연한 기회로 서울에 면접을 보러 간 것, 그러나 역시 면접에서 떨어지고 친구와 함께 술을 마신다. 그리고 다음날 춘천의 이곳저곳을 돌아다니고 한 가게의 일을 도와준다. 그는 일이 끝나고 밤에 술을 마시고 종성에게 전화하고 안부를 전한다. 그리고 다음날 다시 돌아오는 배 안에서 그는 안으로 들어가려 하지만 고장 난 문은 열리지 않고 그는 뱃머리에서 이리저리 신호를 보내지만 아무도 그를 쳐다보지 않는다.
2부. 중년
연락만 주고받던 두 남녀, 각자 가정이 있지만 왜인지 그 둘은 춘천행 기차표를 끊고 춘천에 도착한다. 비싼 방을 잡고 둘은 각자 씻고 잠에 든다. 그리고 다음날 둘도 여기저기 돌아다니기 시작한다. 절도 가고 막국수를 먹기도 하고 막걸리를 같이 기울이며 이런저런 이야기들을 주고받는다. 그리고 둘은 다시 하루를 보내고 서울로 가는 기차를 탄다.
결말 및 해석
내 맘대로 떠들기
-현실적인 만큼 고독하고 외로운
중년의 남자는 서울에 도착해 같이 화장실에 가지만 한참을 기다려도 여자는 나오지 않고 크레디트가 올라가며 영화는 결말을 맺는다.
다소 이상해보이는 결말이지만 여자는 남자가 사라질 때까지 나오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아마도 그녀가 원한 것은 그저 아픈 마음을 치유받고 싶었던 게 전부 아닐까.
영화의 해석은 앞의 청춘의 삶과 중년의 불륜으로 나누어 본다. 영화는 일부러 같은 소재들을 청춘과 중년의 불륜 앞에 두고 다른 해석을 하려 한다. 그곳에는 배, 사마귀, 지인(가족), 술, 댐 등이 있다. 우선 모두 배를 탄다. 그러나 청춘에게는 배도 고통이다.
언제든 원하고 나갈 수 있는 문이 중년에게는 해당되나 청춘에게는 같은 문이라도 남이 열어주거나 아니면 누군가 자신이 거기 있음을 인식해주어아먄 열린다. 그들에게 배 바깥은 차가운 현실이고 내부는 안정된 삶이 아닐까, 반면에 중년에게 배는 반대로 작용한다. 내부는 그저 그들이 가진 지루하고 답답하기만 한 현실이고 외부는 숨통을 트여주는 멋진 풍경과 숨이 있는 곳이다
사마귀를 보면 청춘에게는 죽어있고 중년에게는 그저 이야깃거리이다. 여기서 보면 사마귀는 청춘 그 자체를 의미한다. 지현이 바라보는 사마귀는 죽어있다. 사마귀는 겁이 없어 당랑거철이라는 말도 있지 않은가. 그러나 여기서는 사회에 부딪히는 청춘의 고통을 말하려 한 듯하다. 아무리 부딪혀도 사회를 뜻하는 자동차나 거대한 사람들의 발에 청춘은 그저 죽어나가기만 한다.
중년은 다르다. 그들에게 사마귀란 청춘은 그저 추억의 하나이다. 오랜만에 바라본 사마귀는 그들의 연애시절 과거를 떠올리게 하며 누군가에게는 따듯한 첫사랑의 기억으로 누군가에게는 좋지 않았던 사랑의 마지막으로 남겨져 이제는 앞의 사람에게 그냥 전달하는 하나의 이야깃거리로 변한 것이다. 목숨을 걸고 현실에 부딪히는 청춘과 그 당시를 그저 이야깃거리로 기억하는 중년의 모습을 사마귀에 담은듯하다.
양쪽 모두에게 지인은 그들의 외로움과 고통을 증폭시키는 역할을 한다. 중년 여성은 남편과 살아가지만 자신을 전혀 배려하지 않고 항상 그녀가 놀랄 일들을 만드는 주범이다. 청춘인 지현에게도 친구는 그가 취직하지 못하고 춘천에 남아있는 쓸쓸함과 괴로움을 더 크게 느끼게 만든다.
술도 마찬가지이다. 술은 중년에게 더 가까운 무언가를 만들고 속에 있는 것을 털어내는 역할을 한다. 감상에 젖기도 하고 이야기가 멈췄을 때는 짠돌 하면서 잠깐의 여유를 만들기도 한다. 그러나 청춘에게 술은 그저 도피처이다. 현실의 고통을 잊으려 마시지만 제대로 된 도피처는 될 수 없다. 결국 술이 그들의 감정을 더욱 강하게 만드므로.
마지막으로 댐이 있다. 댐의 높이는 그들의 삶이다. 중년이 청춘의 때에 바라본 댐의 수위는 상당히 높다. 어떤 일이던 가득 찬 열정과 열망으로 해낼 수 있을 것 같지만 중년이 된 그들이 바라본 댐은 그저 과거에 본 것보다 상당히 작고 수위도 낮다. 삶에 닳아버린 그들의 인생처럼 초라하고 부족하다.
청춘인 지현이 바라본 댐은 부족한 청춘의 삶 그 자체이다. 낮은 수위와 차가운 바람이 몰아친다. 그저 가득한 바람소리와 허무한 마음만이 담겨 조금씩 찰랑거릴 뿐이다.
영화는 한마디로 현시대를 살아가는 청춘의 괴로움과 나이 든 중년의 외로움, 그리고 각자가 가진 고통을 춘천이라는
여행지를 통해 나타나려 했음이다. 이외에도 많은 소재들이 더 있지만 각각이 나타내는 것들이 다 반복적이라 느낄 정도로 영화는 그저 주제를 반복한다.
영화는 한 시간 분량이지만 청춘도 청춘의 주제를 반복하고 중년도 중년의 주제를 반복해 조금 지루하기도 하고 워낙에 롱테이크라서 다음 장면을 기다리면서도 지루해서 전체적으로 좀 늘어진 느낌의 영화였다.
살다 보면 좋은 날이 반드시 와.
열심히 살아.
열심히 살지 않으면 좋은 날이 오지 않아. 사람이 희망을 가지고 열심히 살아봐
힘내라 청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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