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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에 들어가며
감독은 영화에 무엇을 남기고 싶어 할까? 자신의 이름? 아니면 평소에 가슴속에 두고 산 메시지들. 아니면 사회 정의를 부르짖기 위한 자신만의 신념 등 각각의 영화마다 좋던 나쁘던 감독의 의도가 들어가 있다. 재밌는 건 감독이 대놓고 이야기하지 않는 한 많은 의미를 담은 영화들은 관객들에 의해 다시금 그 의미들이 재창조된다.
처음과는 전혀 다른 의미가 될때가 있고 전혀 생각지도 못한 부분이 각광받아 새로운 화두로 떠오를 때가 있다. 이 영화도 생각보다는 많은 의미를 담은 것으로 보이는데 막상 감독은 그냥 아무 생각 없이 만들어냈다고 한다. 스스로 창조해 낸 관객으로서의 이야기를 포스팅에 담아 영화 <몽상가들>을 리뷰해 본다.
영화 정보
몽상가들(Dreamers)
드라마/영국, 미국, 이탈리아/114분
청소년 관람불가
2005년 개봉
줄거리
-남매와 한 남자
매 번 영화관 첫째줄에서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영화를 탐닉하는 매튜, 그는 그저 영화광으로 모든 영화를 그야말로 섭렵하고 있다. 그러던 어느 날 정부에서는 영화가 청년들의 생각과 정신을 조종하고 있다며 제한을 하고 매튜는 그 부당함을 느끼며 시네마테크로 향한다.
그리고 거기서 매튜는 쌍둥이 남매 이사벨과 테오를 만나게 된다. 어딘가 독특하면서도 깊어 보이는 그들도 영화에 대한 지식이 깊고 넓어 대화가 통하고 같이 밥도 먹고 이런저런 사색하는 시간을 보내며 점차 가까워지기 시작한다.
그러던 어느 날 이사벨과 테오는 매튜를 가족이 모인 저녁모임에 초대하고 테오는 둘의 아버지와 대화를 나누고 자신의 의견을 멋지게 피력한다. 이 일로 이사벨과 테오는 그를 부모님 여행 기간 한 달 동안 자신들의 집에서 머물 것을 권유하고 매튜는 미국에서 유학 와서 혼자인 탓에 기쁘게 이를 받아들인다.
그렇게 한 달간 함께 지내게 된 셋, 그러나 매튜는 어딘가 쌍둥이 남매에게서 이상함을 느낀다. 나체로 같은 침대에서 자거나 영화에 대한 퀴즈를 내거나 영화 장면을 따라 하는 등 다소 독특한 모습을 보여주고 어딘가 단순히 남매 이상의 무언가를 자꾸만 느끼게 한다. 심지어는 영화 문제를 틀린 테오에게 이사벨은 혼자서 성적인 행위를 하도록 시키기도 한다.
그러던 어느 날 반대로 테오는 이사벨이 문제를 틀리자 그가 보는 앞에서 매튜와 관계를 가지라 하고 엉겁결에 이사벨의 사진을 속옷에 넣고 있었던 매튜는 이를 들키고 이사벨과 관계를 맺는다. 이후로 계속해서 이사벨과 함께하는 매튜는 그녀에게 사랑을 느끼지만 이사벨은 집 밖을 벗어나지도 또 테오와 떨어지려고도 하지 않는다.
그런 이사벨에게 바깥 데이트를 권유하고 둘은 제대로 된 데이트를 하고 집으로 돌아오고 테오는 다른 사람과 시간을 보내고 있다. 이사벨은 이때부터 뭔가 이상한 모습을 보이고 매튜와 이사벨의 방으로 가지만 그녀는 갑자기 엄청난 혼란에 빠지고 매튜는 그녀를 안심시키려 한다. 그렇게 폭풍 같은 시간이 지나고 결국 안정을 찾은 셋, 이사벨은 신기한 것을 보여준다며 거실로 둘을 부르고 거기에는 텐트가 있었다.
텐트에서 서로 영원하기를 바라는 셋, 그러나 다음날 아침 긴 여행에서 돌아온 테오와 이사벨의 부모님은 벌거벗고 누워있는 셋의 모습을 보고 만다. 부모는 그들에게 소리치는 대신 돈을 두고 다시 나가고 이사벨은 가장 먼저 일어나 부모가 자신들의 모습을 보고 갔음을 깨닫고 일전에 말한 대로 목숨을 끊으려 하는데..
결말 및 해석, 리뷰
-샴쌍둥이
그렇게 가스를 틀어놓고 모든 것을 포기하려고 하는 순간 별안간 돌멩이가 창문으로 날아들고 셋은 깨어서 밖으로 나간다. 밖에는 자유를 부르짖는 청년들이 데모 중이었고 매튜는 둘을 말리려 하지만 테오와 이사벨은 듣지도 않고 데모하는 속으로 파고든다. 매튜는 이 장면을 멍하니 바라보고 경쾌한 음악이 깔리며 영화는 결말을 맺는다.
보다 보면 이게 도대체 뭔 영화인가 싶기도 하지만 영화는 이상향과 현실 사이에 있는 청춘의 모습을 보여주려 한다. 여기서 이상향은 테오와 이사벨, 현실은 매튜를 대변하여 보여준다. 영화에 빠져서 살지만 현실의 삶을 살아가는 매튜는 어느 날 이상향을 꿈꾸는 테오와 이사벨을 만난다.
현실을 살아가는 그에게 이상향은 너무나 아름답고 고귀한 무언가에 가까웠음이라. 그렇기에 매튜는 그들에게 완전히 빠져들지만 실제로는 그의 내면에는 현실이 있다. 이런 점은 중간중간 나오는 테오와의 대립을 통해 알 수 있다. 전쟁에 대한 이야기나 음악가에 대한 둘의 견해가 극명히 나뉘는 모습에서 현실과 이상향의 대립이 나타나는 것이다.
남매는 완전히 이상향만을 꿈꾼다. 심지어 한창 젊은 나이에 나체로 같이 잠을 자지만 둘은 관계를 갖지 않는다. 중간에 나오는 이사벨이 테오에게 혼자 성적인 행위를 하거나 테오가 이사벨에게 매튜와 관계 맺으라고 하는 것이벌칙으로 나오는 것으로 보아 둘의 이상향에서 성적인 것은 수치에 가까운 것임을 알 수 있다. 그렇기에 테오도 이사벨도 벌칙 수행 후에 굉장히 안 좋은 표정을 보인다.
둘은 단순히 이상향을 함께 꿈꾸는 정도가 아니다. 그야말로 몸은 떨어져 있지만 정신은 하나인 정신적 샴쌍둥이인 것, 그렇기에 매튜와 관계를 맺고 밖에 나가서 데이트를 하고 돌아오지만 이사벨은 매튜와의 데이트와 테오의 멀어짐을 느끼며 현실에 다가서려 하자 굉장히 혼란스러운 모습을 보인다.
개인적인 해석으로는 매튜는 그저 테오와 이사벨 남매의 도구에 가깝다. 그들의 이상향에 도달하는 하나의 수단에 지나지 않은 것. 이것이 가장 잘 드러나는 건 당연히 마지막 결말 장면이다. 매튜는 그저 멍하니 멀어져 가는 두 남매를 바라본다.
여기서 데모는 그야말로 모든 청년들의 이상향이고 두 남매도 다르지 않다. 이상향을 위해 매튜를 그저 버리고 함께 나아가는 두 남매의 모습은 애초에 매튜의 존재에 대한 필요성이 없었음을 보여주고 매튜도 결국은 이를 깨닫게 되는 장면이다.
요약하자면 매튜는 현실이고 두 남매는 이상향을 표한다. 매튜는 두 남매의 이상향에 근접하기 위한 하나의 수단이었고 결국은 매튜는 현실로 남고 두 남매는 데모라는 이상향에 깊숙이 스며들며 영화는 끝을 맺는 것이다.
여기서 재밌는 점은 성경의 창세기를 의미하는듯한 장면이 있다는 것, 아담과 이브는 선악과를 먹고 하나님의 부르심 앞에 서지만 선악과를 먹고 부끄러움이란 것을 깨닫고 하나님은 이를 보고 인간에게 죽음이란 것을 알게 하신다. 부모님은 셋의 나체를 보고 돈을 둔 채로 떠난다.
그리고 깨어난 이사벨은 이것을 알고 처음으로 자신의 나체에 대한 부끄러움을 느끼고 몸에 천을 두른다. 그리고는 스스로 생을 마감하려 한다. 앞선 장면에서 같이 목욕도 하고 심지어 관계를 맺는 것을 보여도 부끄럽지 않던 그녀가 부모를 통해 처음으로 나체에 대한 부끄러움을 알게 되는 것. 이것을 감독은 보여주려 한 듯하다.
영화를 리뷰하면서도 어딘가 묘한 이 느낌, 이렇게 선정적이고 이상한 영화는 항상 보면 볼수록 찝찝하다. 물론 이렇게 다양한 의미를 담은 영화들도 있어야겠지만 그럼에도 단순하고 명쾌한 좋은 영화들을 보고 싶어 지는 건 어쩔 수 없는 것 같다.
시간이 남는 분들은 보시면 좋을 것 같지만 상당히 선정적이고 또 반향적인 영화이다.
항상 내가 너와 이사벨과 연결된 느낌일 꺼라고는 생각하지 마. 내가 다른 말도 했었지. 이사벨과 나는 샴쌍둥이라고..
이사벨과 테오는 서로의 모든 것임을 말해주는 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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