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전. 란 후기 및 해석에 관한 글입니다. 오랜만에 나름 대작이 나왔다 생각하여 그나마 빠르게 시청하고 올리는 건데도 무려 이틀이나 지났네요. 일단 영화는 전란이 아닌 <전. 란>인데 이는 전쟁으로 벌이진 난리, 즉 전쟁통 난리라는 의미이다.
당연히 전쟁이 발발하면 난리가 맞으나 여기에는 여러 가지 의미가 겹쳐져있다. 설명하기에 앞서 전.란은 전, 쟁, 반, 란이라는 4개의 챕터로 구성되어 있으며 양반이었지만 노비가 된 천영(강동원)과 무신 가문의 이 종려(박정민)와의 스토리가 메인이 되는 작품이다. 천영은 극 전반적으로 노비 문서를 폐기하고 일반인으로 살아가고자 애쓰고 종려는 양반이지만 천영과 동무라 부르며 격의 없이 지내려 한다. 하지만 이 두 명의 우정은 계속해서 갈라서고 대립하게 된다. 밑에는 스포가 많습니다.
전. 란 의미 해석
전란은 위에서 얘기한 것처럼 전쟁통에 발생한 난리라는 의미이다. 우선 이 의미는 문자 그대로 전쟁통이니까 계속해서 전투가 발생하고 선조(차승원)는 나라를 버리고 도망가며 백성들은 도망가는 선조를 쫓아 죽이려 하고 궁을 불태운다. 그야말로 난장판 그 자체를 보여준다.
하지만 이 작품에서 말하고자 하는 전쟁통에 발생한 난리는 바로 계급의 뒤집힘이다. 단순히 계급 자체를 뒤집는 의미보다는 의병들이 관아를 차지하고 굶어 죽어가는 백성들에게 먹을 것을 나눠주지만 선조는 오히려 죽어가는 백성들을 궁궐의 재건에 데려다가 노역을 시킨다. 즉 왕이 해야 할 역할과 백성이 해야 할 역할이 뒤집힌 것. 그리고 타인을 위하는 마음이 오히려 백성들에게 있고 왕에게는 없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더 나아가 대동으로 시작한 이 작품은 인간은 모두 같다고 말하며 오프닝을 보여주는데 계급도, 나라도 뒤집힌 이 상황에 극한의 갈등으로 치닫던 천영과 종려는 마지막 상황에 둘이 동무이며 같은 인간임을 인정한다. 즉 전쟁이 끝나고 뒤집혔던 세상이 결국 한쪽으로 다시금 몰린 것이 아닌 평등해질 것을 의미하는 듯하다.
재미있는 건 노비인 천영의 이름에는 하늘을 뜻하는 천이라는 이름이 들어있고 양반의 자식인 종려에게는 종을 뜻하는 종이라는 말이 들어가 있음이다. 이는 위에서 말한 것처럼 서로 동무가 될 수 있는 하나의 언어유희로 넣어둔 게 아닐까 생각된다.
그리고 작품은 이름은 전. 란이지만 실제 전쟁을 조명하지는 않는다. 전쟁이 시작하고 잠깐, 그리고 시간이 지나 전쟁이 끝난 7년 뒤를 보여준다. 즉 애초에 전. 란이지만 전쟁에 의미를 둔 것이 아닌 전쟁으로 인한 계급의 차이에 대한 인식변화와 나아갈 길을 보여준 듯하다.
전. 란 관람평
생각보다 재미있는 작품이었다. 전개가 다소 뻔하긴 했지만 캐릭터들의 연기가 너무 좋았다. 특히나 선조역을 맡은 차승원 배우가 빛났고 조연 캐릭터 하나하나 다 입체적으로 표현해 냈다. 특히나 <더 글로리>의 하도영 씨인 정성일 씨가 나온 게 눈에 들어왔는데 캐릭터 자체는 많이 아쉬웠다.
사실 의미나 해석 부분을 길게 써놓았으나 그냥 재미있게 볼 수 있는 사극 액션에 가까운 블록버스터라고 할까.. 킬링타임용으로 보면 좋을듯한 작품이다. <지옥>의 박정자 역할인 김신록 님, 진선규 배우가 나왔고 조한철 배우나 전배수 배우님이 나와서 조연들도 상당히 빵빵했다. 물론 다 죽어나가서 해피한 결말이 아닌 게 아쉽지만.
오랜만에 잊어버렸던 역사 시간에 배운 내용들이 살짝궁 떠올라 재미난 경험이었다. 좋은 연기, 뻔하지만 재미난 내용, 나름의 스케일 등 괜찮다 생각하는 작품을 보실 분이라면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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