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영화 화란을 보았다. 이래저래 일이 바쁘다보니 영화보는것도 정말 귀중한 시간이다. 넷플릭스에 올라오기전에도 상도 받고 작품성도 있다고해서 기대가 있던 작품이었는데 보고나서는 꽤나 힘들었다. 내용자체가 너무 어둡고 그 어두운 내용을 연기까지 잘해서 가슴에 스며들었기 때문. 아내는 뭔 이야기를 하고싶은건지 모르겠다고 해서 그런지 더 많은 생각이 든 작품이었다
오늘은 이 작품에 대해 살짝 나눠보려한다.
참고로 스포가 가득하니 아래로 내리기전에 영화를 보고온다면 좋겠다.
화란의 의미 뜻 해석
화란이란것은 네덜란드를 의미한다. 원래는 영어로 Holland 라는 단어가 한국에 화란이라는 식으로 불리었다고 하는데 이 부분은 의미가 없는것같고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화란의 한자에 주목할 필요가 있는것같다.
和蘭
화목할 화, 난초 란.
두 글자가 쓰인것 모두 이 작품에서 연규가 가고싶어하는 이상향이다. 네덜란드에 가고싶다는것은 사실 화목한 가정에서 난처럼 귀하게 자라고 싶은 연규의 욕망이 깃든 고백이되는것이다. 네덜란드라는 단어도 처음에만 나오지 영화의 끝부분까지 중요하게 자리잡지 않는다.
심지어 유일하게 의지하는 하얀에게도 네덜란드에 같이 가겠냐거나 같이 가자고 하지 않는다.왜냐하면 현실의 그는 화란은 꿈도 꾸지 못하는 지옥에 살기 때문이다.
하지만 드러나지 않았다고 해서 그가 그 꿈을 버린것은 아니다. 그가 폭력적인 깡패무리에 있는 치건을 따르는 이유는 돈을 많이 줘서도, 멋있어 보여서도 아니다. 그가 자신에게 밥을 대접하고 식구로 여겨주며 그 안에서도 자신을 나름 귀하게 잘 대해줬기 때문. 어둡고 악한일을 하는곳이지만 그가 원하는 이상향에 가까운 화목하면서도 자신을 아끼는이가 있는곳이 바로 깡패 조직이기 때문이다.
이 작품의 비극은 바로 여기서 온다. 지옥같은 폭력이 난무하는 집에서 벗어나 화란이라는 자신의 이상향과 가까운 꿈을 이룰만한 곳이 겨우 깡패 조직이다. 그렇기에 연규는 연약하고 남을 돕는 마음이 강한 사람임에도 악한일을 하면서 그곳에 붙어있으려한다. 그렇게 모든 비극은 시작되는것이다.
이제 치건에게로 넘어와보자. 치건은 캐릭터가 명확하다. 연규와 같은 마음을 가지고 있지만 주위에 정말로 아무것도 없는 사람이다. 아름답고 형형색색한 꽃의 네덜란드, 화란과 반대되는 불모지이다. 다만 그 안에서는 누군가를 위해 자신만의 방식으로 화목하고 귀하게 대해주려는 마음을 가지고 있다.
마지막 즈음에 치건은 연규를 이기고도 오히려 연규의 손에 죽는다. 아내는 이 장면에서 왜 그런지 이해를 못하겠다고 하지만 치건은 연규와 함께 온 하얀을 보고 모든것을 내려놓기로 한것으로 보인다. 자신에게는 또 누군가의 오토바이를 훔치고 누군가를 폭력으로 대해야하거나 죽음에 이르게하는 불행한 미래만이 있지만 연규에게는 깡패에게 자신을 내던져줄 진정한 가족, 연규를 화목하고 아껴줄 수 있는 하얀의 존재를 본 것.
자신에게는 없는 미래를 연규가 가지고 있기에 의미 없는 자신의 목숨을 내놓는다. 왜냐하면 치건 자신도 연규에게 마음을 줬지만 연규도 치건에게 마음을 많이 줬음을 알고있기 때문. 또한 의미없이 시킨대로 살아가야하는 치건에게는 연규를 죽이라고 내려온 명령을 무조건 따라야하는데 이는 자신이 멀쩡히 살고 연규도 살려보내면 그야말로 시킨대로 살아가는 의미조차 없기 때문. 자신의 죽음으로써 최소한의 인간적 존엄성을 지키려는게 아닐까 생각이 든다.
이제 어찌보면 가장 중요한 하얀이라는 캐릭터를 보자. 하얀은 치건에게 연규를 살려야겠다는 생각을 만들어준 장본인이자 연규에게는 삶의 목적이 된 가족이다.
하얀이라는 이름이 나는 재밌다고 생각한다. 어둡고 우울하고 온갖 검은것들로 칠해진 삶인데 이와 정 반대의 이름으로 상황과 반대로 웃으며 살아간다. 거기다가 하얀이라는 이름처럼 모든것을 덮어준다. 연규라는 캐릭터의 모습으로 보면 아마 하얀이 없었다면 치건이 죽거나 자신이 죽을 위기에서 살아나갈 생각을 하지 않았을것이다.
하얀이라는 이름처럼 연규에게 오토바이를 타고 기존에 살던 곳에서 벗어나 하얀 도화지같은 새 삶을 만들어주고 화란이라는 연규의 이상향을 이룰수 있게 만들어주는 캐릭터가 바로 하얀인것이다.
그리고 어쩌면 오토바이를 타고 벗어나는 둘의 모습은 치건이 연규에게 처음 돈을 건내면서 이 지긋지긋한 도시와 삶에 대해 이야기한것을 현재의 의미없는 삶과 자신을 속박하는 도시에서 벗어나고픈 치건의 마음을 대변해준것이 아닐까도 생각이 된다.
아무튼 전체적으로 어둡고 진한 영화였다. 미장센이나 소품, 대사 등에 담긴 이야기야 더 많겠지만 해야할일이 많아서 줄여본다. 궁금한게 있으시다면 댓글로 남겨주시면 생각해보려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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