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티빙에서 새로 올라온 영화를 보았다. <공조 2>를 올리려 했는데 넷플릭스나 다른 OTT에서 선점하듯 먼저 올리면서 다른 영화를 더 가져온듯한데 인지도는 많이 떨어졌을지 몰라도 작품성이나 메시지로는 더 좋은 작품이어서 보고 난 후에 썩 나쁘지 않았다.
영화는 고속도로위 휴게소에서 살아가는 가족을 보여주며 시작해 진정한 가족의 의미와 존재의 가치에 대해 묻는다. 배우들 연기력 하나하나가 너무 뛰어나서 감탄하며 본 작품.
고속도로 가족 결말
기우는 지숙에게 지금 아이들과 행복하고 다시는 휴게소에서 캠핑하며 살 수 없으니 떠나달라는 말을 듣고 충격에 빠진다. 기우는 잠시 그곳을 벗어나지만 충격에 완전히 돌아버리고 지숙이 살고 있는 가구점에 불을 들고 와 몸싸움을 하다가 불이 붙는다. 지숙이 이를 끄려다가 몸이 불이 붙고 결국 기우가 지숙을 끌어안는 순간 가구가 무너지며 타오른다.
곧이어 소방관이 와 불을 끄고 가구를 들춰내자 그 안에는 지숙과 기우가 껴안은채로 있었다. 시간이 지나고 행복한 지수와 아이들, 그리고 영선과 남편을 보여주며 은이가 기우에게 편지를 보내는듯한 내레이션이 들린다. 다시 화면이 바뀌고 영선과 남편 그리고 아이들이 타오르는 불을 보며 울면서 영화는 결말을 맺는다.
이상문 감독은 이 결말에 대해 열린결말이라 말한다. 지숙과 기우가 불에 타 죽고 영선부부와 아이들이 살아갈 것을 의미하는 결말과 기적적으로 지숙과 기우가 살아남아 영화에 나온 그대로 결말을 맺는 것. 둘 중에 하나를 관객의 상상으로 선택하면 되는 것이다.
그러나 그 불속에서 살아남아 멀쩡히 아이를 낳을 수 있는건 아마 <왕좌의 게임>에 용엄마 에밀리아 클라크만 가능한 일이 아닐까 생각된다. 마지막 장면이 진짜 결말이라고 생각된다.
고속도로 가족 해석
그래서 이 영화는 무엇을 말하고 싶은것인가. 기우의 답답하고 속 터지는 트롤짓으로 전하고 싶은 메시지는 저렇게 살지 말자, 정일우 배우 한 대만 때려보고 싶다. 그런 게 아니다(연기를 너무 잘해서 한대치고 싶은 느낌은 있다)
고속도로 가족은 우리에게 가족을 이루는것이 무엇인지 묻는다. 단순히 남편과 부인 그리고 아이들로 이루어진 집단 자체가 가족이라는 이름으로 불리는 것인지 그러면 그중에 구성원이 빠져도, 아니면 우리가 이해할 수 없는 존재가 추가되어도 가족이라는 이름으로 불릴 것인가 슬쩍 메시지를 던진다.
더 나아가서는 단순히 구성원으로 인해 발생하는 가족은 진정한 가족이 아니며 서로의 결핍을 채워주며 사랑하고 원하는것을 위해 노력하는 것이 가족이며 가족의 존재 의미라고 말한다.
<고속도로 가족>이라는 제목은 고속도로위 휴게소에서 살아가지만 시간이 갈수록 불행해져가는 기우의 가족과 고속도로에서 우연히 만나 불쌍한 그들을 챙겨주며 서로에게 위안이 되는 영선을 주축으로 새로 만들어진 가족을 의미하는 제목으로 영선을 주축으로 하는 가족이 더욱 진정한 가족임을 말한다.
그리고 마지막 장면 불은 죽음을 의미하기도 하지만 용엄마가 아이를 안고 태어나는것처럼 새로운 탄생을 의미하기도 한다. 즉 기우를 주축으로 한 불행한 가족은 사라지고 서로를 아끼며 살아가는 영선의 가족이 다시금 생겨난다는 의미가 아닐까.
라미란 배우님이야 말할것도 없고 정일우 배우와 김슬기 배우님이 너무나 좋은 연기를 보여줬다. 특히나 김슬기 배우가 영화 전반적인 분위기와 중요한 장면들에서 폭발적인 느낌의 연기를 보여줘서 다시금 보게 되었다.
상당히 볼만한 영화이지만 정일우 배우가 연기를
잘하는 바람에 영화 내내 화가 나고 답답한 기분이 드는 건 어쩔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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